1994 / 91min / 폴란드, 프랑스

  94년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화이트>는 언어, 재산, 성, 국가를 통해 ‘평등’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둘의 이혼으로 시작한다. 성적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혼을 당한 카롤은 말도 통하지 않고 재산도 한 푼 없는 프랑스에서 도미니끄와의 ‘평등’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프랑스에서 시작했던 영화의 무대가 폴란드로 옮겨지면서 도미니끄와 카롤의 상황은 바뀐다. 폴란드어는 물론이고 프랑스어도 능통해진 카롤은 이제 재산도 축적했다. 하지만 재산을 준다는 거짓 유서에 폴란드로 온 도미니끄는 폴란드어를 하지 못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막다른 궁지에 처하기까지 한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이제 재산과 사랑뿐이다.
 
이 영화는 감독의 말처럼 ‘평등’ 보단 ‘불평등’을 말하는데 더 시간을 할애한다. 불평등을 말함으로써 평등에 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준 것이다. 부단히 노력하여 많은 것을 얻은 카롤과 이전과 같은 지위를 박탈당한 도미니끄가 이룬 인위적인 평등은 평등이라고 말하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 어쩌면 감독은 완벽한 평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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