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 53min

<도적질하지 말라>에서 키에슬롭스키는 특이한 혈육을 가로채는 ‘유괴’라는 특이한 도적질을 말하고 있다. 6살인 앙카는 두 명의 엄마가 있다. 호적상에 올려진 엄마 에바와 앙카를 낳아준 엄마 마이카. 마이카가 16살에 학교 교생 선생님과의 사이에서 앙카를 낳자 당시 학교 교장이었던 에바는 앙카를 자신의 호적에 등록시킨다. 이는 사회적 체면이 빚어낸 비극이지만 그렇게만 보기도 힘든 것은 마이카가 아이를 돌볼 수 있을 정도로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앙카 밖에 없어!’라는 에바는 아기에 대한 집착이 잘 보여지기 때문이다.

에바가 마이카에게서, 마이카가 에바에게서 앙카를 도적질해가는 이 비극은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앙카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통해 훨씬 더 극대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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