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은 드디어 두발자유화를 허락 받았다고 선전 했지만 조건이 있었다. 머리길이는 자유되, 묶어야만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반발에 학생회장은 “어쨌든 길이는 자유화됐다”고 답했다.

이는 비단 고등학교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학기 개강 후 학생문화관 등에는 다기능카드·도서관 사석 방지 시스템 도입 등이 실현됐다는 총학생회(총학)의 자보가 종종 눈에 띈다. 그 외에도 총학은 교실 스피치와 선전전을 통해 “방학 동안 총학이 보낸 선물을 잘 받아 보셨나요”라며 성과를 알렸다.

자랑스러운 이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그들의 시도는 좋다. 그들이 학교로 부터 받아냈다는 여러가지 사안들은 누구나 반가워 할 내용이다. 그러나 이화드림이 간과한 것이 있다. 학생들에게서 “다기능카드·지정좌석제 기계 도입 등은 방학 전부터 학교에서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 요구안이 실현되기는 했지만 ‘총학의 선물’이라는 선심성 발표에 일부 이화인이 반감을 느꼈던 것이다. 총학이 진정 학생들에게 알려야 할 것은 ‘이화인들이 얼마나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됐느냐’는 알맹이지, ‘총학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 냈느냐’하는 겉치레가 아니다.

물론 이화드림이 학생을 대표해 꾸준히 복지개선을 요구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가 해냈다”는 성과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내실있는 복지향상을 실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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