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복지, 아직은 도약 단계
이화 복지, 아직은 도약 단계
  • 신혜원 기자
  • 승인 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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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요구안 진행 중… 난방개선·공간확보 등 학생이 원하는 부분 놓치지 말아야

‘2004 국가고객만족도(NCSI)조사 종합대학 부문 2위’
학교 홈페이지 ‘이화뉴스’에 오랫동안 올라 있던 기사 제목이다. 우리 학교는 작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숙명여대 등 서울 소재 11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국가고객만족도(NCSI) ‘교육서비스’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다. 외부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는 지금, 과연 학생들은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 열악한 시설, 개선은

조우선(자과·1)씨는 “멋있는 건물 외관에 비해 고등학교보다 못한 책상이나 칠판 등 내부 시설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단대 복지 요구안에 따르면 학생들은 주로 기자재·강의실 환경 개선 등을 요청하고 있다. 자연대는 실험기자재 교체 및 확충을, 약대는 실험실 안전 시설 확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학교는 지난 겨울 방학 중 약대 내 7개 실험실 개·보수를 마쳤고, 이번 여름 방학에는 실험기구 운반용 엘레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인문대·공대·법대 등 7개 단대는 책상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법대의 경우 두꺼운 법전이 필요하지만 책상이 좁아 펼쳐 보기 불편하다. 이에 관재과는 지난 방학 학관의 책상 1천개를 교체했고, 올해 안에 학관·생활관·교육관 등에 3천개 더 교체할 계획이라 밝혔다.

◆ 부족한 공간, 헤매는 이화인

공강시간이면 학생들은 쉴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다. 최지아(중문·2)씨는 “공강시간마다 휴게실에 사람이 많아 빈 강의실을 찾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미(보교·3)씨는 “사범대의 경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은 많지만 공부할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육관에서 사범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곳은 77석이 구비된 교수학습자료센터 뿐이다.

▲ 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사회학과,행정학과의 공동 과방. [사진:신진원 기자]
그 밖에 2개의 과가 한 과방을 나눠 쓰는 등 학생활동을 위한 공간도 부족하다. 인문대의 경우 학생수가 각각 600명 정도인 영문과와 중문과가 한 방을 공동 사용하고 있고, 이화-포스코관(포관)의 포화상태로 사회대 과방까지 학관에 들어와 있다.

◆ 낙후된 건물, 보수는 됐는가

현재 이화의 여러 문제는 낙후된 건물에서도 비롯된다. 1957년에 세워진 헬렌관의 경우 비가 새고 건물에 금이 가는 등 열악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현재 헬렌관 내 화장실과 도장공사·방수공사는 완료됐지만 깨진 창문과 틈이 벌어진 단열창 등은 아직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1965년과 1977년에 세워진 학관과 생활관은 방음이 안되고 낡은 난방 기계에서 발생하는 소음 문제도 심각하다. 주예린(국문·3)씨는 “방음이 잘 안돼 버스 소리나 난방 기계 소음이 들리기도 해 수업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 난방문제, 해마다 반복되는 이유

복지 요구안을 제시한 단대 중 9개 단대가 난방 시설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정혜(체육·3)씨는 “체대의 경우 겨울에 실외가 실내보다 따뜻할 정도”라고 지적한다. 음대 장진영 학생회장도 “음대는 습도나 온도에 민감한 악기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난방시 발생하는 수증기로 인해 악기가 많이 상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학관·생활관·헬렌관·음대 등 오래된 건물일수록 난방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옛날 건물이 기관실에서 보일러를 돌려 발생한 열을 각 강의실로 전하는 중앙난방 형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일러에서 멀리 위치한 공간일수록 온도가 낮아진다. 이에 대해 시설과 남석진 주임은 “한 해 난방비만 9억, 전기비 30억 정도가 든다”며 “난방시설 교체는 비용·환경 문제 등으로 쉽지 않지만 우선 창문 보수 등을 할 계획”이라 전했다.

무심코 학관의 경사길을 걷다 미끄러지고, 프린터기의 부족으로 쉬는 시간 안에 출력하지 못해 수업에 지각하고, 포관 계단에 사람이 붐벼 수업에 늦은 경험 등은 이화인이면 한 번씩 겪어 봤을 것이다.

“학교도 다기능카드 도입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는 듯 하다”는 인문대 학생회장 공동대표 김서경씨의 말처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절실한 복지’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