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에 들썩이는 흥겨운 이화

‘깽 깨~갱 깽깽~ 쿵덕덕 쿵덕’ 귓가를 파고드는 우리의 소리가 캠퍼스에 울려퍼지며 활기를 내뿜는다. 학생문화관 앞에서 북·꽹과리·장구 등을 치며 흥겹게 뛰는 한 무리, 바로 중앙동아리 풍물패 <액맥이>다. 그들은 간혹 지나가는 이화인들이 시끄럽다는 듯 쳐다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고민하고 공유하는, 그래서 함께 있는 것이 즐거운 모임”이라고 말하는 <액맥이>의 와사비, 물 머금은 몽돌, 오미자차씨를 만났다.

이들의 이름은 물론 실명이 아니다. 이는 신입부원이 액맥이에 들어왔을 때 1∼2달 정도 지켜본 후 동아리 내부에서 지어주는 ‘패명’이다. 여기에는 ‘너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뜻 외에도 ‘이런 사람이 되어라’는 액맥이인들의 따뜻한 바람이 들어있다고 한다. 각자의 패명에 대한 구체적 의미를 묻자 그들은 “느낌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웃는다.

패명 제도에서도 눈치 챌 수 있듯 <액맥이> 구성원들 간의 정은 끈끈하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6시30분 동아리방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토요일 오전10시에는 빠짐없이 학교에 나와 풍물 연습에 열중한다. 오미자차(정통·2)씨는 “주중에는 공부하는 사람이 많아 토요일에 연습을 한다”며 “주말에 사람이 거의 없는 학교에서 신나게 연습하다 보면 학교를 장악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강습은 보통 선배들에게 받지만 방학 때는 전라도 전주의 ‘전수관’이라는 학교에서 풍물을 배우기도 한다. 일주일동안 생활하며 전문가들에게 직접 배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번 대동제 때는 전수관에서 배운 것을 응용해 퓨전 창작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와사비(건축·3)씨는 “전래동화 ‘사윗감을 찾는 쥐’에서 모티브를 얻어 ‘진정한 우정’을 주제로 공연을 구성하고 있다”며 이화인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풍물패가 소위 운동권들의 모임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이화인들도 있다. 그러나 모든 풍물패가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 풍물패가 운동권의 성향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그 성향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액맥이 내부에도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사회연구부’가 있었지만 현재는 없어진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문제에 전혀 관심없는 학생들로 여기는 것은 금물. 정기모임 때는 신문을 스크랩하며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회 전반의 문제들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풍물의 가장 큰 매력은 관객과 공연자가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는 <액맥이> 부원들.

이들과 함께 풍물을 치며 대학생활의 열정을 느끼고 싶다면 학생문화관 424호 <액맥이> 동아리 방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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