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형적인 A형이다. 소심쟁이에 우유부단하고 성실하다는 것이 A형의 특징이라고 한다.

소심한 아이.. 주변에서도 그렇고 나도 그 사실을 그리 부인하지 않았다. 친구가 아무생각 없이 한 말을 나는 가슴속에 담아두고 상처받았다. 때론 지나가면서 해준 선생님의 칭찬에 몸둘바를 몰라하며 행복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나의 이런 성격이 조금은 변한 것 같다.

기자가 다른 사람에게 항상 좋은 말만 듣는건 아니란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교수님 혹은 연구실에 있는 조교들과 전화를 할 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 부딪히는 것이 그 예다.
“~내용에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내가 쓴 논문 보면 되잖아요~ 기자님이 꾀를 부리시는 구만~”또는
“~대학원의 ...점을 알고 싶습니다”
“홈페이지 찾아보시면 되잖아요”

취재 시, 이런 대답을 한두번 듣다보면 맘이 상해 전화를 끊고, 넋을 잃고 앉아있기도 했다. 심지어 다른 곳에 전화를 하기가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경험을 통해 좀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받고 의기소침하기 보단 그냥 한 번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또 내가 잘못해 이같은 말을 듣지 않았나 반성하기도 한다.

학보사. 이곳은 나에게 인생, 삶이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려준 곳이다. 여기서 겪었던 쓰디쓴 경험이 훗날엔 내 인생에 값진 열매로 나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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