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민자역사 문제점 진단] 상업화 실패 가능성 크다
[신촌민자역사 문제점 진단] 상업화 실패 가능성 크다
  • 이지상 기자
  • 승인 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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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주변의 상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신촌민자역사 개장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신촌민자역사는 지난 97년 (주)신촌역사 설립 이후 종합쇼핑몰 밀리오레를 유치했으며, 이번 달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 입점을 확정했다. 현재 신촌민자역사 내의 밀리오레 분양가는 점포 1개당 8천500만원∼1억4천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신촌민자역사는 개장 이전부터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전국적으로 민자역사는 ‘철도를 이용하는 유동 인구가 고정적으로 보장돼 수입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토대로 밀리오레·갤러리아 콩코스등과 같은 이익사업을 구상했다. 신촌민자역사 분양 사업본부의 권강수 실장 역시 “신촌역은 역세권인데다 ‘이대와 신촌역 사이’란 배후수요까지 갖춰 특급상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민자역사 영업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신촌역은 하루 유동인구가 4천명으로 서울역의 하루 유동인구 3만5천명과 용산역 하루 유동인구인 2만명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유동인구가 신촌역에 비해 5∼9배 많아 안정적인 상권인 듯한 서울역과 용산역도 상업적으로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민자역사 내 위치한 갤러리아 콘코스는 대부분의 가게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층 악세사리 매장 운영자 윤지수(31세)씨는 “둘러보면 알 수 있듯 손님이 아무도 없다”며 “서울역의 유동인구가 많은지 적은지 건물 안에선 알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민자역사들의 또다른 문제점으로는 지나친 상업적 분위기를 들 수 있다. 민자역사의 문제점에 대해 연구하는 문화연대 공간환경위원회 활동가 천기원씨는 “민자역사가 지나친 이익 사업 위주의 개발로 공공시설로서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광장·대합실 등 이용객을 위한 시설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런 문제점을 신촌역이 그대로 답습하게 된다면 그 역시 비판·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도시개발과 담당자 또한 신촌민자역사의 효용성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개발 초기 민자역사는 유동인구에 비해 규모가 지나치게 큰 2만5천평 상가로 계획돼 있었다”며 “효용성에 대해 심의한 결과 크기를 1천평 미만으로 축소시켰고, 그에 따라 사업 승인도 보류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민자역사 개발을 반대하는 이경(46세)씨는 “종합쇼핑몰 출입구와 초등학교 등교길이 맞닿아 있다”며 “신촌민자역사에 대형쇼핑몰 건립은 학생들의 교육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미 포화 상태인 이대 앞 상권이 민자역사로 인해 더욱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신촌민자역사는 구청 담당자·주변 상인·문화 공간 연구가 등 각계 각층의 우려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모르는 밀리오레 분양 신청자들은 한껏 꿈에 부풀어 있다. 밀리오레 3층 숙녀복 매장을 분양받은 이모(48세)씨는 “초보자도 교육을 받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왠지 예감이 좋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촌민자역사는 재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