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트린 비글로우 / 1995 / 145분 / 미국

캐트린 비글로우 감독의 <스트레인지 데이즈>는 여성 감독의 영화라고 예견할 수 없는 시각적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타락한 천사의 도시가 되어버린 로스엔젤레스에는 폭력이 난무한다. 영화 속에서 비밀리에 암거래 되는 스퀴드라는 기계는 암울한 세기말적 분위기와 함께 인간의 훔쳐보고 싶은 욕망과 영화가 가질 수 있는 무자비한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무런 배경지식도 주지않은 채 숨 쉴 틈 없이 몰아 부치는 오프닝 씬을 비롯, 스퀴드(SQUID)를 썼을 때의 화면은 실제 사람의 시각처럼 핸드 헬드와 롱 테이크로 촬영되었다. 이러한 역동적인 롱 테이크 장면들은 영화의 사실성을 증대 시킬 뿐만 아니라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직접 체험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함으로써 영화적 재미를 배가 시킨다.

 2000년을 하루 앞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혼란에 빠진 도시의 세기말적 전경 묘사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녀의 전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역동적인 롱 테이크 화면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잃은 듯한 내러티브가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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