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 / 1948 / 80분 / 미국
의식하기 어렵지만, 이 영화에는 ‘커트(cut)’가 단 한 장면도 없다. 영화 전체가 하나의 롱 테이크로 이루어진 셈이다. 히치콕은 커팅과 몽타쥬가 중요하다는 자신의 지론을 파기하면서 철저한 촬영 계획 아래 ‘원 무비 원 커트(One movie one cut)'로 인식되게 하는 실험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러닝타임 내내 커트 없이 촬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화의 필름은 몇 개의 릴(reel)로 되어있는데, 당시 기술로는 10분마다 카메라의 필름을 바꿔 줘야 했기 때문이다. 히치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메라로 인물의 뒷모습이나 머리를 가깝게 비추어 화면을 자연스럽게 페이드 아웃(fade-out)하는 멋진 꾀를 내었다.
영화는 너무나 유연한 카메라워크를 구사하며 감독이 관객에게 주목시키고자 하는 바를 의도대로 전달한다. 우리의 눈은 히치콕의 롱 테이크에서 지루함을 느끼기는커녕 교묘하게 계산된 프레임 안의 실시간적 서스펜스를 만끽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네마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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