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학원의 이론 연구·전문대학원의 실무 교육을 통해 학문의 균형 이뤄

막연히 ‘학부의 다음 단계’로 여겨지던 대학원이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실무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원과 원론적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일반대학원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다.

박통희 기획처장은 “많은 대학들이 디자인·언론정보학 등의 응용학문을 전문대학원 전공으로 변경하고, 철학·사회학 등 기초학문 연구를 일반대학원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문대학원의 하나인 국제대학원의 수업 모습. [사진:이유영 기자]
우리 학교의 경우 사회복지학을 시작으로 의학·법학이 전문대학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전문대학원 개설 전공의 경우 학부에서 배우는 기초학문과 교양을 토대로 전문지식을 쌓아가게 된다. 따라서 학부 전공은 폐지·축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회복지학 전공은 2006학년도 1학기부터 학부 전공 및 일반·특수 대학원을 통합해 전문대학원으로 개편된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학 전공 안에서 ‘아동·청소년·학교사회 복지’·‘여성·가족 복지’등 총 6개의 세부전공을 나눠 각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인영 교수(사회복지학 전공)는 “학부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학생이 전문대학원에서 사회복지정책을 연구하는 등 학부와 대학원의 전공이 서로 보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7년 개설을 앞두고 있는 의학전문대학원은 전문 작업인으로서의 의료인 양성을 목표로 한다. 서석효 교수(의학 전공)는 “의사란 직업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소명 의식·봉사 정신이 투철한 재원들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학교는 2008년 도입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해 법대 교수를 충원하고 로스쿨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태윤 교수(법학 전공)는 “인문학·자연과학 등 다양한 전공분야의 지식을 가진 법조인이 국민들에게 보다 더 나은 법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전했다.

경영대학원은 전문직 종사자의 재교육을 담당하는 특수대학원이 실무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원의 역할까지 소화하고 있는 경우다. 이에 대해 김정권 교수(경영학 전공)는 “특정 분야의 우수 기업이 직접 강의를 개설해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별히 학문을 연구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은 경영학 일반대학원에서 맡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반대학원은 ‘기초학문영역 특성화’전략을 추진해 특성화·전문화 흐름에 따르는 동시에 ‘학문 연구의 장’이란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기초학문 특성화를 통해 주목받지 못했던 인문학·기초과학 분야의 인재들이 수준 높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기초학문 연구자들을 지원·육성하기 위한 장학금도 늘리고 있다. 더불어 2005학년도 2학기부터 입학처 등이 위치해 있던 대학원관에 연구 공간 및 세미나실을 설치해 대학원만의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업·정부·학교가 함께 연구 활동에 참여하는 ‘산·관·학 협동 과정’을 활발히 진행해 학문연구의 경계를 허물 계획이다.

일반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장필화 교수(여성학 전공)은 “응용학문이 전문화 될수록 그 기반인 기초학문을 연구하는 일반대학원의 성장도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바람직한 학부와 대학원에 관계에 대해 “학부에서 기른 넓은 시야와 기초 소양을 토대로 대학원에서 전문영역을 깊게 연구하는 체제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학부­교육·대학원­연구’와 같은 이상적 역할 분담이 이뤄지면 이 과정을 거친 인재들이 사회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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