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 마감 pain
학보사 마감 pain
  • 김혜경 기자
  • 승인 200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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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에 들어오면 폐인이 된다? 우스갯 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결코 웃어넘길 수 만은 없다. 기사 마감날이 다가올수록 아이들의 얼굴 빛은 어두워지고 입에선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드디어 마감날, 그야말로 폐인이 된다. 이제까지 겨우 4번의 제작으로 다가오는 마감날을 위해 오늘도 츄리닝은 빨래줄에서 휘날리고 있다.

첫 마감날, 기자소개 사진을 찍는다길래 렌즈도 끼고 나름대로 신경 쓴 차림으로 학보사에 왔었다. 선배 언니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어머~ 혜경이 오늘 마감날인데 왜 이러고 왔어?”

그 때까지만해도 ‘마감이 뭐 대수라고 이러고 오면 이상한갗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밤을 꼬박새면서 비로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 잠을 못자서 생긴 다크서클에 세수를 해도 전혀 깨끗해지지 않는 얼굴, 휘청거리는 걸음. 그게 바로 마감을 끝낸 기자의 모습이다.
나는 두가지만 갖추면 폐인의 모습이 된다.

첫번째는 쓰고 나면 눈 크기가 반으로 줄어드는 검은 안경이고, 두번째는 적절히 코디된 폐인 옷을 입는 거다. 검은 패딩과 파란 빛이 감도는 청바지, 분홍모자! 지극히 평범한 이 아이템들의 조화는 동기 김모양의 이야기를 빌리면 그야말로 꾀죄죄한 느낌이란다.

마감이 끝난 후 집에 가기 위해 토요일 오후에 사람많은 학교 앞을 지나야 하는 것도 곤욕이다. 밤샘 마감 덕에 어디라도 숨고 싶을 정도로 초췌한 얼굴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 동기중에는 퀭해진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다며 대중교통 대신 택시를 타고 간 사람도 있다.

우리는 언제나 마감을 끝내고 나면 “이렇게 다니면 안돼. 달라지자!”고 결심한다. 그러나 3일이 채 지나지 않아 친구들은 검은 안경에 아무렇게나 두른 목도리를 하고 좀비처럼 나타난다.

이제 3번의 제작이 끝나면 달콤한 휴간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도 샤랄라한 봄처녀가 되어 캠퍼스를 누비고 있을까? 그러나 중간고사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