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곤 교수님, 죄송합니다”
“남궁 곤 교수님, 죄송합니다”
  • 이지상 기자
  • 승인 200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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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가 올듯 말듯한 먹구름 낀 날씨를 가장 싫어한다. 운동 선수에게 징크스가 있는 것처럼 나도 먹구름 낀 날씨에는 꼭 안좋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비바람도 불고있다. ‘에휴~ 어째 불안하군’이라고 생각하며 학교로 발걸음을 옮긴다.

갑자기 한쪽 턱이 욱신욱신 거린다. 하필 가장 바빠서 병원 갈 시간없는 오늘, 사랑니가 말썽부리는 것이다.

“지상아, 나 오늘 수업에 못들어 갈 것 같아. 장염 걸려서 지금 입원했거든”
아뿔싸. 나의 징크스가 내 친구에게까지 퍼진 것일까. 같이 수업 듣는 친구가 아프다고 한다. 이쯤되면 내 징크스가 서서히 그 위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수업이 끝나고 들어온 학보사.

“저번에 남궁 곤 교수님 인터뷰 한 기자 누구에요?” 학보사 선배 언니가 모두에게 묻는다. 남궁 곤 교수님께서 전에 취재했던 교수님의 기사가 아직 올라오지 않는 것에 실망감을 나타내신 것이다.

앗. 그 취재 기자는 나였다! 생각해 보니 지난 학기 인터넷 기사로 ‘교수님, 교수님!’이란 기획이 있었다. 나는 전공 교수님인 남궁 곤 교수님을 취재원으로 추천해 한 시간동안 교수님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 때 쓴 기사는 정기자 되고 바빠지면서 잊고 있던 것이다.

날씨의 징크스라 탓하기엔 너무 대형 사고라 머리가 멍해진다. 기사로서 소중한 취재원에게 신뢰감을 잃었다는 충격 때문이다. 교수님에게 기사는 이미 나왔지만, 개강 이후 업데이트가 시작돼 기사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변명아닌 변명을 해야만 할까. 이번 일에 대한 죄책감으로 돌덩이를 안고있는 듯 마음이 무겁다.

나는 날씨 탓을 하면서 계속 회피했지만 사실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앓고 있는 사랑니를 뽑아야 통증이 가시듯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내 기사에 책임지고 업데이트를 마쳐 교수님께 사과문을 전해 드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