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떼끄(3277-4710, 학생문화관 343호)

까트린느 브레이야/88min/1988/프랑스

  14살 소녀의 처녀 버리기. 벌써부터 이 소녀는 처녀에 대한 강박관념을 온몸으로 느끼고 벗어나려 하고 있다. 20대의 우리는 이제야, 가지고는 있었지만 수면위로 떠올리지 않았던 처녀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고 말이다. 우리는 그녀의 주도면밀함에 은근한 부러움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른다. 성적 주체성을 획득하기 위한 릴리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첫경험과 처녀라는 굴레를 ‘충분한’ 생각 끝에 ‘주저 없이’ 벗어버리기 때문이다. 
 
남녀 관계에서 처녀성을 가지고 안가지고는 관계의 종속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여자가 생각하는 처녀성과 남자가 생각하는 처녀성은 다른가 보다. 릴리의 처녀 버리기의 대상인 남자는 성관계 후 릴리가 처녀라는 것을 알자 자신을 정말 좋아하는 줄 착각한다. 그는 단지 릴리에겐 자유로워지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는데 말이다. 자신의 처녀성을 버리기 위한 첫경험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와의 첫경험이 더 중요한데 말이다. 사랑과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 보다 영화의 남성인물들은 릴리의 처녀성에 의식한다. 처녀성에 부담스러워 하면서 또 무언가 매혹당하면서. 
 
마지막 카메라를 향한 그녀의 미소는 주체자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데에 성공한 승리의 미소일 것이다. 시원함과 통쾌함마저 느껴지는 그녀의 모습에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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