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3일(수) 일본 시마네 현은 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을 상정했고, 같은 날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 대사가 ‘독도는 일본 땅’이란 발언을 했다. 심지어 일본은 1905년 독도를 불법으로 편입한 이후, 백년이 지나자 일명 ‘다케시마의 날’이란 독도의 날을 지정해 기념하겠다고 나섰다.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이 되는 올해, 두 나라가 ‘우정의 해’로 선포하고 각종 행사를 계획한 사실을 상기해보면 일본의 이 같은 행위는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케시마의 날 제정은 일본 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공공연하고 지속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만큼 지금까지의 망언과는 달리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광복 이후 한국의 본토인 독도가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여전히 독도가 자기 소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본의 지속적인 왜곡 행위로 인해, 독도를 한국 영토로 표기했던 제 3국가들까지도 차츰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 CIA의 ‘World Fact Book’ 2004년 판에 독도와 다케시마가 병기된 것, 2004년 포르투갈 유로 축구 경기 대회에 설치됐던 대형 세계지도에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시된 것, 2005년 3월 프랑스의 한 방송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시하고 일본 령이라고 언급한 사실들이 그 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억지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목소리는 당당하고 큰 데에 비해, 독도를 지켜야 할 한국 정부의 목소리는 미미하고 분명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지속적으로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에게 한국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과연 무엇인가.

이제 일본의 독도 망언이 결코 망언에서 그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발언을 통해 일본인과 세계인에게 독도가 그들의 영토임을 각인시키고자 한다. 독도는 영토로서 갖는 가치를 넘어 한국인의 얼과 자존심을 담고 있다. 독도를 잃는 것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한국 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는 일본에게 독도를 마음대로 변형·왜곡시키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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