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made in 학보사
‘머피의 법칙’made in 학보사
  • 김혜린 기자
  • 승인 2005.03.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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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에 들어와 벌써 4번째 신문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몇 번의 제작을 거치면서 내가 깨닫게 된 것은 학보사에는 학보사만의 ‘머피의 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취재원과의 연락 법칙. 가장 중요한 취재원은 항상 결정적인 순간 전화를 받지 않고 홀연히 잠적한다. 또 취재를 하면서 학교 각 부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면 그 분들은 부재상태나 회의중. 이제 나는 매번 취재할 때마다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지만 야속한 취재원들은 오늘도 잠수 상태다. “제발 취재원들이여! 전화 좀 받아주소서.”

두 번째는 기사의 법칙. 한 번 꼬인 문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 풀리지 않는다. 차장 빽의 도움을 받아 겨우 꼬인 문장을 풀어냈다 싶으면 그 원고는 벌써 논문 분량만큼 두꺼워져 있다. 그런 날은 부장 빽에 올라가기 전에 지치고 거기에다가 눈꺼풀은 잠의 무게로 인해 천근만근이다. 겨우 OK싸인을 받아냈다 싶으면 국장님이 버티고 계신다.

그리고 결국 국장 OK를 받고 나면 4매짜리 기사가 책 한권이 된다. 게다가 기사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컴퓨터 마져 나를 비웃는다는 느낌에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학보사 컴퓨터는 에러가 나면 ‘에헷’비웃음 소리를 내곤한다.)

세 번째는 제목의 법칙. 내가 느낌이 팍! 꽂히는 제목은 항상 삼류 제목이라며 빽을 받는다. 신선한 제목을 뽑으려 하면 할수록 내 머리 안에는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학보사 동기들 머리 속(우리 동기들 중에는 ‘삼류 제목파’가 정해져 있다.)에서도 삼류 심지어는 오류 제목까지 나온다. 예를 들면 오래된 파이프관에서 물이 샌다는 기사를 쓸 때였다. 처음에는‘파이프관의 눈물’(삼류제목)에서 오래된 파이프관이라는 것을 착안해 ‘늙은 파이프관의 뜨거운 눈물’(오류제목)이 되었다. 그렇게 하고 가져가니 부장님은 제목 옆에 오류라는 말을 크게 써주셨다.

정작 머리쓸 때는 안나오는 일류제목은 우스개 말이 오고 가는 도중 탄생한다. 하지만“엇! 방금 그 제목 좋다! 뭐라고 그랬지?”할 때 일류제목은 이미 내 머리 속에서 사라져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학보사 머피의 법칙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간다. 취재원에게는 스토커처럼 계속해서 전화하고 일류제목 뽑기에 혈안을 올리며 말이다.

이 법칙은 물론 나를 앞으로도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충 뒤에는 내 바이라인이 찍힌 기사가 있기에 오늘도 나는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