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번 학기 창간호와 개강호 두번의 제작을 마치고 세번째 제작에 돌입했다. 이전 수습 때의 10번의 제작을 다 더한 것보다 이번 두 번의 제작이 훨씬 고단했다면 믿어지겠는가.

학보사 선배들은 ‘대학취재부 정기자’는 토요일 저녁 때까지도 마감이 끝나지 않는 일이 종종 있다며 겁을 주곤 했다. 그 말을 들으며 열심히 취재해 나만은꼭 마감을 빨리 끝내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두번의 마감 모두 토요일 밤11시가 넘도록 끝내지 못하게 되니 선배들의 말이 농담이 아니었구나 싶어 지쳐갔다.

사실 금요일 밤에 초고를 낸 후 오케이 싸인을 받기까지 빽(빽; [bback] ⓝ학보사 은어. 선배에게 기사의 잘못된 부분 혹은 고칠 부분을 지적받는 과정) 횟수는 부장·편집국장을 더해 10번을 넘지 않는다. 빽받은 종이를 쌓으면 책 한 권 분량이 되던 수습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나의 첫 빽 관문인 대학취재부 부장님은 나 외에도 8명의 수습과 또 한명의 정기자의 기사도 봐야 하고… 나는 한번의 빽을 받으려 3∼4시간을 예사로 기다리게 됐다. 긴 빽텀이 이어지다 보니 기다림에 지쳐 한숨이 나오고 야심찼던 다짐은 잊혀진 지 오래였다.

아직도 부장 빽이야? 아침인데? 빽 몇번이나 받았어?” 다른 기자들도 나를 동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습보다 더 먼저 초고를 냈다면 이렇게 오래 기다리진 않았을 테니 남의 탓만 할 수도, 그렇다고 내 탓만 할수도 없어 시계를 보며 속만 태운다.

우여곡절 끝에 마감을 하고 막차를 타 일요일 새벽에 집에 도착해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면 정오, 마지막 휴일도 10시간 정도 뿐이다. 다음날은 월요일, 또 다시 마감을 향해 달려야 한다.

그래도 암담하던 마감에 한 줄기 빛이 보이게 됐다. 긴 빽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번 마감부턴 금요일 밤은 가고 토요일 아침 출근하라는 허락이 떨어진 것이다. 단 취재를 마치고 금요일 저녁까지 초고를 완성할 경우에 가능하다.

이제 이 한몸 불사르며 열심히 달려보겠다는 내 다짐을 다시 되새길 때가 왔다. 완벽한 초고를 내고 남은 마감의 금요일 밤은 꼭 집에서 보내리라. 힘차게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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