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지 않은 일기
완성되지 않은 일기
  • 우정민 기자
  • 승인 2005.02.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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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르다. 난 다르고 싶다. 난 잘해야 한다. 간절한 체면이라도 가끔은 통하지 않는다-

습관대로, 꼬박 한달을 형체없는 새로움을 쫓다 지쳐버렸다.

사실 지친것은 몸이 아니다. 한곳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이 잦아진거, 할일이 쌓이면 쌓일수록 긴장이 사그러 드는거, 아무래도 몸쪽은 아니다. 20년 동안 공들여 걸어논 체면이 풀린 것이다.

학보사 일원이 되기 위해 쉴새없이 이뤄진 방학일정 그리고 난 별거 아니라는 결론이다. 학보사 생활 한달동안 귀찮은 일은 한없이 귀찮아 하고 짜증나는 일은 툴툴툴 짜증내고 미룰수 있는 일은 끝도 없이 미뤄버렸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난 학보사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전혀 다르게 살아왔다.

다른 친구들은 얼마나 현명하게 학보사 체계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면 나는 얼마나 빨리 나를 바꾸느냐가 관건이다. 난 그저그런, 그저 그렇고 만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버텼지만 순진한 자존심이었다. 거부의 여지도 없고 망설일 시간도 없고 저항할 힘도 없다. 최대한 빨리 그래 빨리!

일주일 뒤면 다시 일기를 쓴다. 일주일이란 시간 어쩜 별거 아니지만 나 기대해 본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랬고 로마에 가서는 로마법을 따르랬다. 시도하고 노력하고 변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