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쟁이’

학보사 자기 소개서에 나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를 찾다가 떠올린 말이다.

2005년 겨울부터 앞으로 2년, 학보사에서 세상과 학교에 대해 시비쟁이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부당함을 시비걸러 다닐 그리고 그 부당함을 기사로 써내기 위한 기자로서의 훈련을 받고 있다.

학보사 기자를 간절히 바라며 넣은 지원서는 논술과 면접이라는 험난한(?)고비를 넘어 합격이라는 도전과 기쁨을 안겨줬다. 수습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보름 전 쯤 이대학보 2학기 분을 분석하고 비판하라며 내준(지금은 하라면 기절부터 할 것 같은)색인 과제를 거쳐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발로 뛰어다니는 OT과제까지 한 후 나는 학보사에 첫 예비수습기자의 이름으로 발을 디딜 수 있었다.

매일 낮 12시면 나는 학보사로‘출근’을 하고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늘 신문 상평을 한다. 여러 종류의 신문을 한사람이 한부씩 맡아 그날 그날의 신문을 분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쓴 기사들을 보고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라며 신기해하고 내가 본 신문에는 없는 색다른 기사들에 정신이 팔려 어리버리 보냈지만 어느 샌가 완벽해만 보이던 신문 기자들의 기사를 나름대로의 논리력으로 비판하고 있노라면 뿌듯함 속에 빙글빙글 웃고 한다.


기자교육의 일환으로 직접 취재원과 인터뷰도 해보고 1단짜리 기사를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제목 하나 붙이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투덜대며 새벽에 눈에 핏발 세우고 제목 짓기 트레이닝까지.. 해야 하는 숙제에, 시간이 기자의 생명이라며 늘 늦지 않으려고 긴장하며 산 1달 반.. 어떻게 지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보낸 것 같다.

나는 내일이면 이대학보사의 기자로서 취재처를 돌고, 회의를 하고 내가 쓸 기사를 받게 된다. 이제 이화안에 기자로서 공식 인정(?) ‘시비쟁이’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이화인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도, 이화안의 작은 소식까지도 이화안의 부당함이 있다면 기사로!

앞으로의 일을 예상하건데, 앞으로 나에게는 더욱 많은 어려움과, 더더욱 많은 맘고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던가.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어려움도 맘고생도 좌절도 기쁨도 나중에 나에게는 어떤 영양제 보다도 훨씬 값질 것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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