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 생활을 한지도 어느새 2달 째, 멋도 모르고 들어온 학보사에서 눈깜짝할 새 이리도 많은 시간이 흘렀을 줄이야!‘그 동안 뭐했지?’라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눈 떠서 감을 때까지 학보사 관련된 시간들을 계속 보내면서 지금에까지 이르게 된 것 같다.

그럼 슬슬 머릿속의 학보사의 추억을 찾아 그 세계로 한 번 빠져 볼까나?

1학기 때는 학보사 지원날짜를 놓쳐 땅을 치고 후회를 했었다. 2학기 들어와서 1학기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자 대체 언제쯤 뽑는지 인터넷이대학보 게시판에도 수도 없이 물어보고, 내가 혹시 지나친 게 아닌지 학보도 매일 확인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면접날! 솔직히 학보를 그리 열심히 읽지 않아‘학보에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어떡하지?’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뽑혔는지 모른 채(지금도 모른다), 어느 새 나는 학보사 예비 수습기자가 되어 있었다.

처음 주어진 임무는‘학보를 읽어라.’(색인과제)였다. 이 과제를 하면서 학보를 열심히 읽지 않은 나를 끊임없이 자학하며 폭탄을 가지고 사는 사람처럼 안절부절 하면서 3일 밤을 새었다.

겨우 과제를 끝내놓은 것 같더니만 바로 다가오는 건 이제는‘몸으로 느껴라.’(부서OT과제) 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바로 다가가 잠시 취재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기자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맛보기로 조금 배워본 느낌이었다.

여기까지 읽고 ‘그럼 너는 과제만 했구나.’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과제도 물론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신문 상평은 특히나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기사 제목만 훑고 읽는 기사 편식이 심했던 나는 상평을 하면서 신문을 꼼꼼히 읽고 더불어 다른 신문들의 성향도 알 수 있었다. 신문 읽기의 감을 잡고 싶다면 이제는 신문 상평을 적극 추천할 정도!

여러 과제들을 거치고 숨 한 번 고르기 할 때, 과제 없는 학보사를 이제는 두려워하고 있을 때 쯤, 어김없이 찾아오는 학보사의 폭풍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기사교육이었다.

이제는 실제 기자라는 느낌으로 여기저기 취재와 인터뷰를 하면서 학보기자라는 타이틀에 조금 더 다가간 것 같다. 뭔가 내 손에서 만들어지는 기사의 느낌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물론 신문에 나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학보사 맥실에서 기사를 쓰겠다고 앉아있는 그럴듯한 나의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마지막 관문인 수습 신고식에서는 나는 드디어 학보사 예비 수습기자에서 예비라는 이름을 떼고 수습기자가 됐다. 예비라는 말을 쏙 빼니, 이제는 정말 학보사 소속 기자라고 생각돼 긴장이 되었다.

취재와 인터뷰도 정확하게 해야 하고 오보라도 나면 안된다는 생각에 걱정부터 앞서기도 한다. 항의전화가 벌써부터 무섭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미리부터 이런 걱정은 우선 접어두고 우선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발로 뛸 생각이다. 내 한 몸 힘들어서 좋은 기사가 나온다면 그리고 그것이 이화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보다 더 바랄게 없을 것 같다.

2달간의 학보사 생활은 이제 내 하루에서 학보사란 존재를 빠뜨릴 수 없도록 해버렸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어느새 내 애인(?)같은 존재가 되어 있는 학보사를 보며 스스로 놀란다. 앞으로도 학보사와의 사랑에 열심히 한 번 빠져보련다. 학보사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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