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뛰어넘어야 할 사회의 벽은 높기만 하다. 장애인을 동정하는 사회의 시선은 그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그러나 천안 한빛회 좌식배구팀 코치로 활동하는 우리 학교 김혜영(체육·3)씨는 “장애인은 단지 신체가 불편할 뿐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에요”라며 한빛회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김혜영씨의 배구인생은 횟수로 15년째다. 실업팀을 거쳐 다시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왔다는 그는 작년 12월 우리 학교 정덕자 교수(체육학 전공)의 소개로 한빛회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김혜영씨는 “처음에는 코치 제안을 쉽게 승락하지 못했다”며 “특히 장애인 좌식배구라서 더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깊은 배구 사랑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오래되진 않았지만 선수들과의 호흡은 문제 없다는 그는 주말마다 천안에 내려간다. 일주일에 한번씩 천안까지 내려가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그는 오히려 “몸이 불편한 선수들이 힘들게 훈련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나날이 성장해가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은 어디에도 견줄 수 없을만큼 크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선수들과 함께 식당에 가는 것조차 주위를 의식했다는 그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함께 다니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김혜영씨는 “그들은 장애인이 아니라 단지 다리가 아픈 것 뿐”이라며 코치를 맡으면서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스포츠에 대한 열망을 푸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선수들을 보며 그 자신도 많은 것을 느낀다고.

한빛회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장애인이기 때문에 정식선수로 인정받지 못해 훈련상황이 열악하다. 무엇보다 몸이 불편한 선수들이 연습할 체육관이 없어 주말마다 학교 체육관 빈 곳을 찾아다니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는 그는 “4월에 열리는 ‘천안시 장애인 좌식배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꼭 장애인 전용 체육관을 얻고 싶다”며 빙그레 웃는다. 자신보다 힘든 사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그의 웃는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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