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사를 앞두고 누구나 한 번쯤 들르는 곳이 점집이라던가. 그렇다면 아직까지 내 인생에 큰 일은 없었던 모양이다. 점집은커녕, 학교 앞에 널리고 널린 사주카페 문턱조차 밟아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 며칠 전, '1년 후 귀국했을 땐 사주카페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친구들과 사주카페를 찾았다.자리잡은 지 한참이 지나서야, 사주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 출생인구 측정이 불가능한 나라. 그 큰 나라의 작은 동네인 요녕성 대련시 황하로(辽宁省 大连市 黃河路)가 현재 내가 거주하는 곳이다. 달리 말하면 중국 서쪽 끝보다 한국과 더 가까운 동네가 바로 대련이다.뜸 들이기는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하고 싶은 얘기는 별 거 아니다. 알다시피 중국은
여행과 유학은 다르다. 유학은 곧 가라앉을 것만 같은 배의 노를 저으며 바다 위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배를 끊임없이 정비해줘야 하고, 혹 정비하는 법을 모른다면 스스로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 태풍이 몰아치고 우박이 떨어져도 바다 위에 있는 이상 도망칠 곳은 없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할 줄 알아야 한다. 날씨가 좋다고 노래만
그날 아침, 미세스 C는 불같이 화를 냈다.그렇게 버튼을 옮겨놓으라고 말했는데 너는 왜 그렇게 기억력이 나쁘냐, 너 때문에 머리가 엉망이 됐다는 이야기 끝에 미세스 C는 욕실에 대한 결론을 지었다. “From now on, you can’t take a shower in my house. You should take a bath. That’s all. No
“Soo-min!”미세스 C가 나를 부르는 소리다.두려움을 누르고 그녀가 있는 욕실로 향한다. 문 앞에서 미세스 C가 둘째 손가락을 까닥까닥하고 있다. 잔뜩 주름진 얼굴에는 노여움과 근엄함이 동시에 서려있다.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자 미세스 C가 한숨을 쉬며 설명을 시작한다. 세수를 하고 나서 세면대 주변을 닦지 않았다는 거다. “I’m 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