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238건)

ㄱ(사회·13)씨는 학기 초 기초교양인 우리말과 글쓰기 수업 직후 강의실에 들어온 상인에게 구매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공연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A회사의 공연문화 할인카드(할인카드)를 구입했다. 수업 직후, 교실에 들어온 상인은 학생들에게 영화, 연극을 좋아한다면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할인카드가 있다며 구입하라는 것이었다. ㄱ씨는 “현금이 없어 구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더니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며 “회원등록을 마치니 그제야 보내줬다”고 말했다. 외부 상인들의 불법적인 판촉 활동으로 학생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학교 주변이나 강의실에서 할인카드, 어학시험교재, 영어잡지 등을 파는 상인들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구입을 원하지 않는 학생에게 구매를 강요하거나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제각각으로 해 구입한 학생이 실제 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하는 행위는 소비자보호법에 위반되는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아직까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판매 물품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고 ‘무료’라는 말로 학생들을 속이기도 했다. 상인들은 “할인카드만 구매하면 특정 공연은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식으로 판촉활동을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할인카드를 소지하더라도 3000원~5000원 정도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A회사의 할인카드를 구입한 ㄴ(수학·12)씨는 “무료인 줄 알고 공연을 보러 갔다가 3000원을 추가로 내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가 8월26일 전화로 A회사에 추가 비용 지출 이유를 물어보니 “공연 관람 시 지불하는 돈은 매표소에서 받는 공연문화후원금 또는 팸플릿(pamphlet) 비용”이라고 말했다. ‘싸다’, ‘할인해주겠다’고 하며 실제로는 2~3배 더 비싸게 판매하기도 한다. ㄷ(국제·13)씨는 작년 6월, 대학영어 수업이 끝난 직후 강의실에서 들어온 한 상인에게 대학생 할인이라는 설명을 듣고 B회사의 외국정기간행물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다. ㄷ씨는 구독료로 매달 4만6200원~8만600원을 냈고, 지난 1년간 모두 61만4600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본지가 B회사에 직접 문의해본 결과 B회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독신청을 할 경우에는 24만원을 내면 1년 정기 구독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해당 회사는 본사가 판매과정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방문판매 대행업체에 판매를 맡기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다.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문화산업을 기획하는 A회사는 “본사는 판매하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어학시험 교재를 판매하는 C출판사는 “방문판매를 맡긴 업체가 교재 및 동영상강의를 판매하는데, 그 업체가 다시 다른 업체에 유통을 재위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강의실에서 교수를 속이고 판촉활동을 벌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와 세계’를 가르치는 ㄹ교수(기독교학과)는 “본교 영화동아리와 협력기관이라는 말에 수업 전에 홍보할 시간을 내준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말해준 후에야 동아리와 관계없는 외부 상인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학교는 외부 상인들이 강의실에 들어와 판촉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학생이나 교수의 불편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퇴교 조치를 한다. 총무처 총무팀 관계자는 “불편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실을 설치하고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캠퍼스폴리스가 출동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행위는 소비자보호법에 위반된다. 변호사법률상담소 안길함 변호사는 “학생들을 상대로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행동은 소비자보호법 19조 3항을 어기고 있다”며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피해 학생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신청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법 19조 3항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물품 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방문판매로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했던 경우에 대해서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하면 된다. 부당이득이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일을 말한다.

사회·문화 | 박진아 기자, 남미래 기자, 김선우 기자 | 2014-09-01 19:42

1인 가구의 증가와 월세 상승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심해지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셰어 하우스(Share house)가 새로운 주거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월세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한 셰어 하우스는 2011년부터 셰어 하우스 전문 업체가 생기면서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셰어 하우스는 영어로 나눔을 의미하는 ‘셰어(share)’와 ‘집(house)’이 합쳐진 말이다. 일종의 공동주택으로 침실을 제외한 거실이나 주방, 화장실 등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셰어 하우스는 보증금이 원룸에 비해 낮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셰어 하우스는 부동산 전대(집주인에게 빌린 주택을 다시 세 놓는 것)라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셰어 하우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아파트나 빌라를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빌린 뒤 다시 보증금이 적은 월세로 돌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에게 재임대하는 것이다. 셰어 하우스의 월세는 대게 30만원~70만원 사이로 일반 원룸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보증금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주택임대전문회사 렌트라이프(rentlife)에 따르면 서울 내 40㎡(약 12평) 이하 원룸의 보증금은 올해 상반기 평균 2928만원이다. 반면 셰어 하우스의 보증금은 5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로 약 2800만원이 저렴한 셈이다. 단순히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던 셰어 하우스는 테마와 만나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 됐다. 셰어 하우스의 테마는 영화감상, 독서 등교 취미부터 한옥 등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테마가 있는 셰어 하우스를 운영하는 ‘셰어 하우스 WOOZOO(우주)’에는 거주자 중 약 56%(94명 중 53명)가 대학생이며, 신규지점 입주 신청 시(평균 정원 7명) 30명~60명이 접수하고 있다. 현재 본교 기숙사 1인실에 거주하는 하보아(불문·13)씨는 “셰어 하우스가 한 집에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이 함께 존재하는 새로운 주거형태고, 대학생 때 경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 입주신청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일부 셰어 하우스에서는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MT, 송년회 등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등 친분을 쌓는다. 우주는 주거문제를 다루는 기업 피제이티 옥(PJT OK)이 대학생 주거난을 해결하고자 작년 2월 종로구 권농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오픈 후 약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피제이티 옥은 서울에 셰어하우스 1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점은 영화관을 옮겨 놓은 것 같은 거실이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서울 마포구 현석동), 집에서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을 사랑하는 이들의 집’(서울 마포구 서교동) 등 각자만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 우주 입주자들은 매달 회의를 통해 자신이 사는 집 테마에 맞는 이벤트를 계획해 실행에 옮길 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함께 MT를 떠나거나 연말에 송년회 ‘우주인의 밤’을 열어 친목을 다진다. 셰어 하우스 우주 신예지 매니저는 “영화, 독서 등 진입장벽이 낮은 취미나 한옥 등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풀어낼 수 있는 테마를 선정해 입주자가 셰어 하우스라는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함께 살아 외국어 실력 향상 및 다른 나라 문화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셰어 하우스도 있다. 보더리스하우스는 2012년 12월 서울 법인 ‘주식회사 보더리스 재팬 서울지점’을 설립하고 작년 1월 1호점 영등포1 하우스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자들은 함께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각 나라의 대표 음식을 만들어서 먹거나 한복입기 체험도 한다. 보더리스하우스 신송이 실장은 “어학 공부를 하고 싶은 입주자는 랭귀지 익스체인지(language exchange)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하우스의 입주자와 연결해서 배우고 싶은 언어를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주자들은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을 또래들과 함께 살면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셰어 하우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생활에 치여 자칫하면 같이 살아도 서로 교류가 없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8월 우주에 입주한 홍익대 박재현(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10)씨는 “정기적으로 모임에 참여하게 되니까 입주자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하다”며 “이제는 입주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같이하는 등 일상생활을 함께 공유해 어느새 또 다른 가족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셰어 하우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앞으로는 새로운 도시개발보다는 기존 주거나 환경을 고치며 사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립대 이희정 교수(도시공학과)는 “하숙, 자취 등의 대학생 주거양식의 장점을 가지면서 그보다 더 발전된 형태가 등장한 것은 그 자체가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 박진아 기자 | 2014-09-01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