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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바닥 곳곳에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눌려 까맣게 들러붙은 껌을 화판 삼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 본교 기초교양수업 ‘나눔 리더십’ 시간에 만난 7명의 새내기, ‘껌뱉지말아조’ 팀은 본교 앞거리에 지저분하게 붙어 있는 껌딱지 위에 병아리, 꽃다발 등 알록달록한 그림을 수놓았다. 얼핏 들어서는 이게 어떤 그림인지 상상이 되지 않지만 무심코 지나던 아스팔트 바닥에 그려진 껌그림을 직접 발견하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나눔 리더십 수업에서 만나 이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들은 지역공동체를 위한 나눔에 대해 고민하다가 껌그림을 그리게 됐다. 본교 정문에서 이대역 앞으로 이어지는 거리 위에는 껌뱉지말아조 팀이 그린 껌그림 약 100개가 자리하고 있다. 동전 크기의 작은 껌 위에 그린 그림은 상상 이상으로 다채롭다. 이들은 정해진 주제 없이 작은 껌을 도화지 삼아 자신들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자유롭게 그린다. 김태경(국제사무·14)씨는 본교 정문에서 여자 친구를 기다리는 연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착안해 작은 껌 위에 사랑하는 커플의 얼굴을 담았다. 만화영화 ‘겨울왕국’의 캐릭터 ‘올라프’를 좋아하는 고아라(성악·14)씨는 활짝 웃는 올라프의 모습을 껌 위에 그렸다. 권기림(의류·14)씨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껌 위에 노란리본을 그렸다.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은 없지만, 이들이 땡볕 아래서도 즐겁게 그려낸 껌그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껌그림 활동을 하는 것은 껌뱉지말아조 팀뿐만이 아니다. 교내 캠퍼스에도 이러한 껌그림을 그린 사람들이 있다. 교내의 껌그림들은 또 다른 나눔 리더십 수업의 활동 팀인 ‘아스팔트 껌딱지(아트껌)’ 팀 학생들과 국내에서 껌그림을 전문적으로 맡아 진행하는 비영리단체 ‘껌그림’ 김형철 대표의 합동 작품이다. 아트껌 팀과 김 대표는 6월8일 ECC 11번 출구 앞바닥에 고양이, 새 등 귀여운 동물을 그린 후 약 2주 후인 6월20일 껌그림을 제거했다. 이들은 아트껌 팀의 노은비(서양화·14)씨가 김 대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facebook) ‘껌그림’ 페이지에 글을 남긴 것을 계기로 함께 활동하게 됐다. 이들은 ‘껌 뱉지 말아요’라고 적힌 푯말을 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에 걸어두기도 했다. 바닥에 버려진 껌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골칫거리다. 딱 달라붙어 있어 일일이 제거하기도 어렵고 제거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지난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대적인 껌 제거 작업을 위해 미화원 약 3000명을 동원했다. 이렇게 제거 활동을 펼쳐왔지만 서울시내 바닥에는 여전히 지저분한 껌들이 가득하다. 도시의 흉물이 된 껌 위에 아기자기한 그림을 그려 골칫거리 껌을 예술로 만드는 껌그림 활동은 영국의 거리예술가 벤 윌슨(Ben Wilson)이 2004년 처음 시작했다. 그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캔버스를 찾던 중 껌을 그 캔버스로 삼겠다는 아이디어에서 껌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동전 크기 정도의 작은 껌 위에 동물부터 영국의 도시 풍경까지 다양한 그림을 담아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영리단체 ‘껌그림’의 김형철 대표가 2006년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가 2012년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으로 확장시켰다. 김 대표는 2006년 ‘버려지는 이기심’이라는 주제로 껌그림 캠페인을 시작해 현재는 껌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이기심에 의해 버려지는 존재인 유기동물을 껌 위에 그리고 있다. 껌뱉지말아조 팀은 껌그림을 통해 공유하는 공간인 ‘길거리’의 의미를 알리고자 했다. 껌뱉지말아조 팀의 이나영(언홍영·14)씨는 “길거리는 누군가에게는 그냥 한 번 지나가는 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한 공간인 공동의 공간”이라며 “땡볕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이 힘들었지만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 거리 위의 상인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길거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뿌듯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러한 껌그림 활동에 대해 본교생들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지원(방송영상·12)씨는 “껌그림을 발견하고 예뻐서 사진을 찍어서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며 “항상 눈에 밟히던 거무스름한 껌들이 이렇게 알록달록하게 변한 것을 보니 신기하고 껌그림 캠페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임지영(행정·12)씨는 “껌그림이 바닥에 붙어 있어 쉽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바닥에서 쉽게 눈을 뗄 수 없다”고 말했다. 껌그림 활동이 비영리 활동이다 보니 김 대표는 활동에 필요한 금액을 사비로 충당해왔지만 최근에는 소셜 펀딩을 통해 모금을 하거나 후원을 해주겠다는 단체도 생겼다. 껌뱉지말아조 팀은 수업시간의 활동으로 이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들 역시 사비로 껌그림의 제작비용을 충당했다. 처음에는 팀원 7명만 껌그림을 그렸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행인이나 외국인 관광객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해 점차 그 규모가 커졌다. 껌그림 활동은 단순히 껌 위에 그림을 그리는 일회성 활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껌그림은 지나는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치여 쉽게 더러워지는데 이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와 보수가 필요하다. 껌그림 캠페인을 진행하는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껌그림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대표와 껌뱉지말아조 팀 등 껌그림 캠페인을 하는 사람들은 껌그림을 그리는 활동을 한 후 일정 간격으로 보수 작업을 해주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껌그림을 제거하는 활동을 한다. 이렇게 제거된 껌그림은 개인이 원하는 경우 가져가기도 하고 김 대표가 가져가 액자로 제작하기도 한다. 그는 이러한 껌그림과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의 사진을 전시하는 ‘껌그림 전시전’을 준비 중이다. 본교의 껌뱉지말아조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나눔리더십 수업이 끝나 활동 기간이 끝났지만 자신들이 직접 그린 껌그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시작한 캠페인이지만 이 활동이 널리 전달돼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 양한주 기자 | 2014-09-15 05:43

‘우리 아기를 소개합니다!’ 본교 후문 건너편 300m가량 떨어진 골목길에 위치한 3층짜리 회색 석조건물. 입구 간판엔 ‘애란원’이라고 쓰여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계단 옆 벽면에 아기 사진이 가득하다. 색색의 글씨로 아기를 소개하는 글이 색 도화지를 메우고 있다. 엄마들이 직접 쓴 글이다. “2004년 ○월○일. 하나님의 선물인 사랑스러운 △△이가 엄마 품으로 온 날….” “낮과 밤이 바뀌었던 우리 아기가 엄마에게 50일의 기적을 선물해 주었어요. 아주 착하죠?” 진한 모성애가 묻어나는 이 글을 쓴 사람들은 다름 아닌 10~20대 미혼모. 애란원은 미혼모와 아기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고 그들의 안전과 자립을 돕는 미혼모생활시설이다. 이곳에서 24년째 미혼모들과 동고동락하는 한상순 원장(사복‧72년졸)을 5일 만났다.“애란원에 오는 미혼모들은 대부분 불우한 가정환경을 갖고 있어요. 아빠 없이 아기를 홀로 낳아 키울 형편이 안 되는 엄마들이 주로 이곳을 찾지요. 여기서 출산하고 몸조리를 한 뒤에 아기를 입양 보내거나, 스스로 양육할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거예요. 저는 24시간 미혼모들과 같이 살다시피 하는데, 그들이 겪는 심적 아픔과 고통이 내 일처럼 절절하게 와 닿아 참 가슴이 아픕니다.”현재 애란원에 머물고 있는 미혼모는 약 36명. 한 해 애란원을 거쳐 가는 미혼모 수는 작년 기준으로 153명이다. 대다수가 10대부터 20대 초반 사이의 어린 엄마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0년 우리나라의 미혼모 가구는 약 16만 6609가구로, 2000년(11만 7764가구)에 비해 약 10년 사이 1.4배로 늘었다.그러나 국내 미혼모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은 아직 따갑다. 양육비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여전하다. 적잖은 미혼모들이 양육을 포기하고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버리는 이유다.“미혼모는 낙태하는 대신 배 속에 있는 아기의 생명을 택한 사람들이에요. 그럼에도 생명을 택한 대가로 손가락질 받고 차별당하죠. 제가 직접 본 사례만 해도 셀 수도 없어요.”4년 전쯤, 애란원에서 지내던 미혼모가 유명 미용실에 디자이너로 취직했다. 애란원의 지원으로 직업 교육을 받아 자립에 성공한 것이다. 기쁨도 잠시, 그 행복은 4개월 만에 끝이 났다. 다른 동료들의 험담과 수군거림에 충격을 받고 결국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이 엄마가 무척 믿고 의지하던 이혼모 동료가 있었어요. 같은 ‘한부모 가정’이라는 동질감 때문에 아주 친하게 지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이 이혼모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험담을 하는 모습을 본 거죠. 그 배신감이 얼마나 컸겠어요. 며칠을 술을 마셨대요. 우는 아이를 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긴 했지만….”한 원장은 “같은 한부모 가정이라고 하더라도 미혼모는 이혼모보다 훨씬 못한 취급을 받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여러 사회적 소외계층 중에서도 미혼모의 사회적 위치가 최하인 것 같다”고 했다.특히 한 원장은 중‧고등학교를 중퇴한 미혼모가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으면 직업 선택의 폭이 확 좁아질뿐더러, 취업을 하더라도 생계유지에 필요한 최저비용조차 벌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애란원은 ‘나래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임신하고 일반 학교를 다니기 어려운 10대 미혼모는 이곳에서 주요과목을 배운다. 수업을 모두 이수하면 고등학교 졸업장을 딸 수 있다. 나래대안학교에서 10대 미혼모를 가르치는 자원봉사자들 중엔 본교생도 적잖다. “학교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이화인들이 많이 봉사하러 와요. 학습봉사 뿐 아니라 아기를 돌보거나 주방 일도 거들어요.”한 원장은 미혼모가 우리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님을 강조했다. 특히 성에 대해 점차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미혼모 문제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어느 날 갑자기 내가 미혼모가 될 수도 있고, 내 친구가 될 수도 있어요.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과거 애란원을 찾은 미혼모 중에서는 이대생, 연대생도 있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앞으로 사회의 여러 분야에 진출할 이화인들이 먼저 색안경을 벗고 미혼모를 바라본다면 이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거예요. 예를 들어 한 이화인이 교사가 됐다고 쳐요. 그 반에 어떤 학생이 임신을 했어요. 그럴 때 이 학생이 최소한 공교육까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게 변화의 시작이라고 봅니다.”◆애란원 후원 안내: ‘신한 100-030-286486 애란원(건축기금)’ 계좌로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후원금은 더 많은 미혼모를 돕기 위한 애란원의 건물 확장에 사용됩니다.

인터뷰 | 공나은 기자 | 2014-09-15 05:42

“나 오늘 ‘이거’ 안하고 왔어.”“야, 당장 가서 ‘이거’ 입고와!”“난 ‘이거’ 안 하면 편하긴 한데 다른 사람 시선 신경 쓰여서 입게 되더라.” 대화 속에 등장하는 ‘이것’. 바로 브래지어(brassiere)다. 브래지어.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가슴을 감싸는 여성용 속옷. 유방을 받쳐 주고 보호하며 가슴의 모양을 교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브래지어는 가슴모양을 교정하는 특성상 가슴을 조인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여성들은 불편함을 느끼지만 브래지어를 입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착용한다. 바로 이 ‘당연함’에 ‘왜 당연하지?’란 질문을 던진 팀이 있다. 본교생 이민하(국문·09), 이정연(철학·09), 장다혜(방송영상·09), 정성은(방송영상·10), 최선아(철학·10)씨로 이뤄진 ‘노브라블럼’팀이다. 올해 KBS주관으로 개최된 ‘KBS 신세대 VJ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노브라블럼 팀의 정성은씨와 이정연씨를 8월28일 본교 앞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브라블럼’은 전공수업인 최윤정 교수(방송영상학과)의 ‘다큐멘터리 제작’ 수업에서 시작됐다. 팀 이름이자 영상의 제목이기도 한 ‘노브라블럼’은 ‘노브라도 노 프라블럼(No problem)’ 즉, ‘브래지어를 입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의 합성어다. 이런 불편한 브래지어를 ‘왜 반드시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브래지어 착용이 당연해서’ 또는 ‘그냥’ 이라면 ‘굳이 브래지어를 안 해도 되지 않나?’라는 문제의식이 영상으로 이어졌다. “여성학 수업을 수강하고 있던 팀원이 ‘노브라’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어요. 브래지어가 여성에게 어느 순간 스스로가 만든 강박이 됐다는 거죠. 저희 역시 그 생각에 공감했고 영상 주제로 결정했죠.”(정성은) “저희는 영상을 통해 ‘노브라를 해야만해!’라고 강력한 주장을 하기보다는 ‘노브라라는 선택지도 고려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보통 외출하기 전 어떤 브래지어를 착용할까만 생각하지만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노브라’라는 선택지도 있다는 것이죠.” (이정연) 노브라블럼 팀은 제작기간 6개월 동안 노브라에 관한 인식조사와 체험을 동시에 진행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남성들을 모아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다. 팀원이 몇 가지 상황에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어떤 반응과 느낌인지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설문조사 결과 오히려 여성이 노브라가 ‘부끄럽다’는 반응을, 남성은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게 브래지어는 하나의 강박이었던 것이다. “길거리에서 설문조사를 할 때 여성들 중에 밤에 잘 때도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 편하다는 분도 있었어요. 또한 이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하거나 여성 자체적으로 ‘하지말아야 한다’는 시선도 있었죠. ‘어떻게 그래?’라는 반응도 있었고요.”(정성은) “남성들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어요. 자신들이 착용을 하지 않는 입장이라 그런 것인지 몰라도 착용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반응이 많았거든요.”(이정연) 친척과 지인 등 팀원 주변 사람들은 노브라에 관해 이중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괜찮다고 이야기하다가도 팀원이 직접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하자 ‘그래야만 하냐’는 반응이었다. “친척들은 ‘뭐, 어때’라고 하다가도 제가 직접 안하고 나간다고 하자 ‘안 된다’ 또는 ‘티 나지 않게 하고 나가면 안 되냐’는 반응을 보였어요. ‘왜 티가 나면 안돼?’라는 질문에는 ‘티가 나면 야하다’, ‘보기 안 좋다’ 또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란 이유를 들었죠.”(이정연) “일부 남성의 경우 괜찮다고 하다가도 ‘자신의 여자친구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팀원 중 이 때문에 남자친구와 싸운 친구도 있었죠.”(정성은) 영상은 이들의 체험과 사람들의 의견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남고생부터 여대생까지 학교 안팎에서 그들이 직접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게 ‘노브라’에 관한 의견을 묻고 답변을 담았다. 또한, 팀원들이 노브라로 대중교통 타기, 수업듣기, 쇼핑하기 등 직접 체험을 하는 모습을 찍고 체험 당시 느꼈던 점을 인터뷰 형식으로 다뤘다. 이들의 영상 제작은 쉽지만은 않았다. 체험을 하며 불편함을 겪기도 했으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기도 했다. “노브라로 수업듣기를 체험할 때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죠. 이 영상을 제작한 수업시간에 저희 영상기획을 발표하면서 노브라 상태임을 이야기했어요. 그 후 주변 사람의 시선은 물론이고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친구들이 불편함을 받았을 것이란 생각이 체험자 자신에게 거꾸로 불편함을 주었던 것 같아요.”(이정연) “남성을 모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굉장히 솔직하게 ‘노브라’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여자친구 이야기도 했고요. 참여한 사람들의 허락을 받고 영상에서 사용을 했는데 나중에 영상을 보고 여자친구가 기분 나빠했다며 삭제를 요청했어요. 결국 재편집을 해야 했죠.”(정성은) 노브라블럼 팀은 이 영상으로 ‘KBS 신세대 VJ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영상은 심사위원으로부터 ‘참신함과 창의력이 돋보인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사실 영상을 제작하고 출품하면서 일반적인 시각이 아닌 주제를 KBS에서 어떻게 볼지 많이 걱정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기쁘죠.”(이정연) 영상을 제작한 후에도 이들은 종종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다. 그 누구보다도 이번 영상 제작을 계기로 ‘노브라’에 관한 생각이 바뀐 것은 이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직접 체험을 해보니 가슴 크기와 관계 없이 브래지어 착용 전과 후가 가슴 모양이 다르더라고요. 착용하지 않은 그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인데 저희에겐 브래지어를 착용한 이상적인 가슴의 모양이 정상으로 여겨졌던 것을 깨달았죠. 무엇이 자연스러운 것인지를 알자 노브라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졌어요.”(정성은) “영상을 제작하면서 누구보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저희였어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고 구체적으로 왜 내가 노브라를 하는가에 관한 이유도 세울 수 있었죠.”(이정연)

인터뷰 | 민소영 기자 | 2014-09-01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