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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을 찾아보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다. 장난감을 좋아하고 이를 가지고 놀던 아이들은 이와 함께 자라 지금의 성인이 되었다. 결국 오늘날 성인들에게 장난감은 어린이만의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익숙한 것이다. 본지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난감이 더 이상 어린이만의 것이 아닌 오늘날 모습을 살펴보고 장난감을 만날 수 있는 본교 근처 상점을 소개한다. 키덜트(Kidult)가 하나의 문화가 됐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성인을 찾아보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을 독특하게 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하나의 취향으로 인식되고 있다.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2000년대 생긴 신조어로 어린이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을 의미하나 보통 장난감, 만화 등을 좋아하는 어른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4월23일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폭발적 인기와 작년과 올해 진행된 기업의 장난감 증정 행사의 증가 등이 키덜트가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음을 증명한다.장난감을 소비하는 성인…이제는 자연스러운 모습 “무민 인형 받으러 던킨도너츠 가려는데 남아있을까?” “맥도날드 해피밀 장난감 슈퍼마리오 구할 수 있는 곳 있을까?” 최근 기업의 마케팅 행사에는 장난감이 빠지지 않는다. 장난감을 받기 위해 온라인에 위와 같은 질문을 올리거나 가게 앞에 길게 줄을 서는 건 예사다. 사람들은 던킨도너츠가 행사를 진행했던 재키 인형과 무민 인형, 맥도날드 해피밀의 슈퍼 마리오, 스펀지밥 등을 받기위해 재고가 있는 지점을 찾아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소비한다. 4월30일부터 진행된 세븐일레븐의 미키, 미니마우스 피규어 행사 역시 화제다. 인터넷에는 재고가 있는 지점을 찾는 글로 가득하다. 던킨도너츠에 따르면 작년 진행된 무민 인형 증정 프로모션의 경우 이틀 만에 약 5만2000개가 판매됐으며 보름동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0%증가했다. 키덜트와 관련한 행사도 늘어났다. 아트토이(art toy) 전시, 아트토이 작가의 강연 등이 진행된 ‘아트토이컬처’는 작년에 이어 올해 4월17일~19일 서울시 중구 DDP에서 개최됐다. 미국, 일본, 홍콩 등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작년 약 4만 2000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이외에도 장난감을 사고파는 마켓도 곳곳에서 진행된다.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대학로에서 진행되는 ‘리틀빅마켓’이 대표적이다. 작년 5월 페이스북 그룹 ‘페북 장난감 가게’의 주도로 처음 열린 리틀빅마켓은 이제 매달 열리는 대표적인 키덜트의 마켓으로 자리매김했다. 사람들은 부스를 마련해 자신이 수집했던 또는 해외에서 구매해온 피규어, 인형 등을 사고판다.이들이 소통하는 공간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1만8248명(1일 기준)이 활동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페북 장난감 가게’가 그 예다. 그룹 회원들은 온라인 공간을 통해 자신이 관심있는 장난감, 행사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공동구매를 진행하기도 한다. 어벤져스2의 인기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다. 어벤져스2는 개봉 첫날인 4월23일 관객 약 62만 명을 동원했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날 어벤져스2를 관람한 관객 중 약 79.8%가 20~30대였다.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을 장난감을 갖고 놀던 세대가 성인이 돼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천혜정 교수(소비자학과)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것은 가방을 좋아하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것처럼 하나의 취향”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장난감, 만화 등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성인이 돼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장난감, 만화 등을 좋아하는 성인을 무언가로 규정하기 보다는 하나의 취향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입을 모았다. 키덜트라는 용어가 갖고있는 ‘특이한 사람들’이라는 뉘앙스를 지적한 것이다. 천 교수는 “‘키덜트’라는 용어에는 ‘장난감은 어린이들이나 갖고 노는 것인데 성인이 돼서도 가지고노는 특이한 집단’이라는 부정적 편견이 깔려있다”며 “이들의 행위를 동심이나 향수만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샛별 교수(사회학과)는 “좀 더 윗세대에게는 ‘장난감’이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지만 현재 성인들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즐겨온 익숙한 자신들의 놀이감”이라며 “어떤 사람의 취향, 취미를 ‘다 자라지 못한 어른’이라는 뉘앙스를 담은 어휘인 ‘키덜트’라고 명명하는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난감을 만나볼 수 있는 상점들 장난감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상점들은 본교에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네 정거장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메종드 알로하’(Maison de Aloha), ‘뽈랄라 수집관’, ‘네온문’(Neon moon)이 대표적이다. 본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273번, 7011번 신촌방향 버스를 타고 ‘산울림 소극장’ 정류장에서 내리면 메종드 알로하에 갈 수 있다. 정류장에서 내려 약 5분간 걸어가면 흰색 외관에 쇼윈도 너머 장난감이 가득한 메종드 알로하에 도착한다. 메종드 알로하에는 인형, 장난감부터 빈티지 컵, 잡화 등을 판매한다. 판매하는 상품들의 캐릭터는 스펀지밥, 마이리틀포니, 디즈니, 바비 등 다양하다. 인터넷 쇼핑몰로 운영되던 메종드 알로하는 작년 12월 오프라인 가게의 문을 열었다. 쇼윈도 너머에는 형형색색 각종 장난감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왼쪽에 있는 작은 TV에서는 애니메이션이 틀어져있다. 가운데에는 ‘케어베어’라 불리는 노란색, 보라색 곰돌이 인형과 분홍색 플라밍고 모형이 놓여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4개의 벽이 모두 잡화와 장난감으로 빼곡히 차있다. 가게 정중앙에 있는 직사각형 테이블에도 상품이 가득하다. 계산대 앞 선반에는 치어리딩복부터 드레스까지 다양하게 꾸며진 바비인형이 채우고 있다. 계산대 오른쪽에는 머리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트롤’ 인형이 있다.메종드 알로하에서 나와 왼쪽으로 약 1분동안 걷다보면 뽈랄라 수집관이 나온다. 입간판이 세워진 곳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초록색 개구리 캐릭터 ‘케로로’ 피규어가 손님을 반긴다. 뽈랄라 수집관은 일종의 장난감 박물관이다. 2009년 문을 연 이곳은 약 30평 공간에 1960년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장난감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된 장난감은 미미인형과 같은 마론인형, 슈퍼맨, 배트맨과 같은 캐릭터 피규어 등이다. 전시된 것은 흔히 장난감하면 떠올리는 인형, 로봇뿐만이 아니다. 1960~1970년대 어린이들이 갖고 놀던 종이인형, 딱지 등의 추억의 물건 역시 함께 전시돼있다. 안쪽 공간으로 들어서면 전시하는 것 외에도 위탁판매 중인 장난감들을 만나볼 수 있다. 뽈랄라 수집관에서 판매하는 장난감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옛날 것부터 최근에 출시된 것까지 그 범위가 넓다. 홍대입구역에서 동교동삼거리 방향으로 약 5분 동안 걸어 연남동 쪽으로 이동하면 네온문에 갈 수 있다. 분홍색 입간판과 네온사인이 특징인 네온문은 알록달록한 장난감들이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핑크팬더, 톰과 제리처럼 익숙한 캐릭터 인형부터 하트모양 샤프, 손가락 모양 볼펜 등 독특한 잡화도 판매한다. 네온문은 매달 다른 컨셉으로 내부가 꾸며지는 것이 특징이다. 작년 12월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게 안을 손바닥만한 크기의 인형으로 장식한 트리와 산타클로스, 지팡이 사탕 모양 전등으로 꾸몄다. 1월에는 ‘푸드파티’란 컨셉으로 음식과 관련한 장난감과 잡화를, 가장 최근인 3~4월에는 ‘핑크 파라다이스’란 컨셉으로 분홍색 상품을 판매했다. 네온문에서는 어린 시절 갖고 놀았던 캐릭터 상품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 봤을 만한 세일러문, 인어공주, 텔레토비 등이다. 가게에 방문한 사람들은 각기 캐릭터와 관련된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하곤 한다. 단순히 예쁜 장난감을 사고파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억 속에 묻혀있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떠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네온문에 방문해 장난감을 종종 구매한다는 안서현(광고홍보·12)씨는 “이러한 상점에서는 새로운 장난감부터 어릴 때 갖고 놀던 장난감도 접할 수 있다”며 “최근에도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을 보면 구입하곤 한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 민소영 기자 | 2015-05-04 13:59

중간고사가 끝났다. 공부에 열중한 사이 가을은 나무를 붉게 노랗게 물들이며 끝을 향하고 있다. 과제에 파묻히기 전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고 감성을 채우기 위해 가을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거리 곳곳에 숨은 예술을 즐기며 감성 지수를 높일 수 있는 학교 근방 예술길과 마을을 소개한다.만화를 품은 길, 서울 중구 명동 재미로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 내려 5번 출구로 나와 약 10분간 가로질러가 고개를 들어보면 지도와 함께 조형물이 재미로의 시작을 알린다. 꽃모양의 이 지붕은 각각의 꽃잎에 만화 ‘궁’의 남녀 주인공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4장과 종영드라마 ‘궁’ 포스터가 담겨있다. 지도를 지나쳐 왼쪽으로 꺾어 들어서면 주황색으로 칠해진 길이 재미로를 찾은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재미로는 거리에 펼쳐진 만화 미술관이다. 길을 따라 세워진 벽, 건물뿐만 아니라 거리에 놓인 전봇대, 표지판에도 만화가 수놓아져 있다. 재미로를 걷는 사람들은 길 곳곳에 스며든 만화의 모습을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전봇대에는 회색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모르고 있었어. 변화가 아니라 치유가 필요하다는 것을’과 같이 ‘삼봉이발소’, ‘미생’ 등 만화 속 명대사가 적혀있다. 길 끝에 있는 ‘ABC편의점’에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만화의 언덕’이 나타난다. 오르막 언덕을 따라 세워져있는 벽에는 만화 등장인물이 새겨진 철제 마름모 20여개가 붙어있다. 철판을 뚫어 선으로 등장인물을 그린 이 조형물은 해가 어둑해졌을 때 오면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등장인물 그림을 구성하는 선을 따라 흰색 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재미로는 한국만화를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만화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 및 전시하는 공간 ‘재미랑’은 재미로 중간에 위치해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잠시 쉬어가면서 만화를 더욱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1층에서는 텀블러, 스티커, 노트 등 만화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윗층에서는 전시와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재미로의 마지막 코스는 바로 ‘서울애니메이션 센터’다. 서울애니메이션 센터는 서울시가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 및 육성을 위해 설립한 곳이다. 이러한 설립 취지에 맞게 센터에서는 관련 전시를 보거나 점토로 직접 캐릭터를 만드는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세종대왕이 나신 예술촌 ‘세종마을’그리고 한글의 예술화 ‘한글가온길’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예술’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이어온 곳이 있다. 바로 종로구 ‘세종마을’이다. 경복궁의 서쪽에 위치한 이 마을은 청운동, 효자동, 통인동 등을 포함, 경복궁 서쪽에서 인왕산 동쪽 사이 지역을 아우른다. 세종마을은 겸재 정선, 화가 이중섭, 작가 이상 등이 작품활동을 펼친 곳이며 현재도 다양한 예술가들이 예술의 터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이 마을은 본교 후문에서 경복궁역 노선 셔틀버스를 타 경복궁역에서 내리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세종마을은 사람들이 흔히 ‘서촌’이라 부르는 지역이다. 하지만 ‘서촌’이란 표현은 역사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것으로 ‘세종마을’이 옳은 표현이다. 작년 종로구 지명위원회는 옛명칭인 ‘상촌’ 또는 ‘세종대왕이 나신 곳’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세종마을’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함을 의결한 바 있다. 세종마을은 여러 시대에 거쳐 예술가가 활동한 공간답게 과거부터 현재까지 예술의 흔적이 남아있다. 작가 이상을 기념하는 ‘제비다방’은 이상의 집터에 들어선 한옥을 과거 이상이 운영했던 카페로 재현한 것이다. 시인 윤동주가 시의 영감을 얻은 ‘시인의 언덕’과 그의 문학인생을 담은 문학관 역시 세종마을에 위치해있다. 한국 추상미술을 접할 수 있는 ‘환기미술관’, 현대 예술을 전시하고 있는 ‘대림미술관’은 현대의 예술을 담은 공간이다. 한편, 통인시장이 있는 지역에는 현재진행형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의 공방,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그들이 운영하는 상점이 현재 숨쉬고 있는 예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철공소와 예술의 조화, 문래 예술창작촌 철공소와 예술. 영등포구 문래 예술창작촌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둘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마을이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서 내려 7번 출구로 나가면 나타나는 ‘문래동 예술창작촌’은 철공소와 함께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위치한 마을이다. 또한 예술가들은 문을 닫은 철공소를 보금자리로 삼기도 했다. 현재 예술창작촌에는 약 200명의 예술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는 이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조형물, 벽화가 방문객을 반긴다. 문래 예술창작촌에서는 벽화, 조형물 등의 예술작품과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문래동을 찾은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풍경에 놀라곤 한다. 문래 예술창작촌에 처음 들어선 이들을 반기는 풍경은 철공소가 이어진 공장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래 예술창작촌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골목골목을 들여다보고 건물들을 올라가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골목, 건물 옥상에는 고양이, 소녀 등 다양한 소재의 벽화가 그려져있다. 문래 예술창작촌은 밤과 낮, 평일과 주말이 다른 곳이기도 하다. 바쁘게 돌아가던 철공소가 문을 닫으면 숨어있던 벽화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로 철공소 셔터에 그려진 그림들이다. 문래 예술창작촌의 철공소 셔터에는 셔터 한 칸 한 칸에 숫자를 활용한 그림이 그려져있다. 본래 한 장씩 거는 철공소 셔터의 기능을 살려 벽화를 그린 것이다. 거리에 있는 조형물은 철을 이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문래역 7번 출구에서 나오면 앉아있는 철제 로봇이 사람들을 반긴다. 조금 더 걸어가면 푸른빛을 띈 철제 말이 세워져있다. 예술창작촌 초입에는 볼트와 너트를 박아 마을을 형상화한 지도가 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철로 만든 붐마이크를 들고있는 남자 조형물이 있다. 이처럼 예술창작촌은 철을 이용한 조형물이 철공소 사이에 위치한 마을 특징을 드러낸다.

사회·문화 | 민소영 기자 | 2014-11-03 13:54

한국으로 게임하러 온 캐나다인, 차세대 예능 샛별 가나인,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유생 터키인, 사자성어를 줄줄 읊는 미국인이 한 곳에 모였다. 최근 아이돌보다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는 G11 중 캐나다 출신 기욤 패트리(Guillaume Patry), 가나 출신 샘 오취리(Samuel Okyere), 터키 출신 에네스 카야(Enes Kaya), 미국 출신 타일러 라쉬(Tyler Rasch) 4인을 8월31일 JTBC 사옥에서 만나봤다. 에네스 카야-한양대를 졸업했는데 어떤 대학생활을 보냈나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술을 안 마시면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이에요. 터키인의 대부분이 이슬람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죠. 한양대 정보기술경영학 동기 98명이 함께 졸업했는데 그 중에서 친한 사람은 10명도 안 됐어요. 종교 때문에 술을 안 마시다보니 자연스럽게 과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 외국어를 잘하는 비법은무조건 말을 많이 하면 돼요.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요. 말을 하다가 틀려도 사실 남들은 신경도 안 써요. 오히려 외국인이 열심히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기특하게 보일 수 있죠. 저 같은 경우는 한국어를 배울 때 지하철에서든 버스에서든 아무에게나 말을 걸었어요. 한번은 버스에서 어르신과 얘기를 하다가 어르신이 자리를 비켜준 적도 있어요. 외국인이 타지에 와서 고생한다고요. 그 어르신과 얘기를 하다 내릴 곳을 지나치기도 했죠. 샘 오취리-신촌에서 대학생활을 보냈는데, 이화에 방문한 적이 있나 처음 이화여대에 갔을 때는 여자만 너무 많아서 불편하고 부끄러웠어요. 다 나만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또 여자끼리 같은 학교를 다닌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이화여대로 교환학생을 오는 남학생들이었어요. 여자가 많아서 집중하기도 힘들 텐데 어떻게 오는 건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저는 한국 학생들이 취업이 쉬운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아직 이해가 안 돼요. 한국은 공부를 해서 아파트를 사는 것으로 꿈이 끝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인들은 큰 꿈이 없어 보여요. 20대는 젊으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큰 꿈을 꿨으면 좋겠어요. 제 최종적인 꿈은 가나의 대통령이 되는 거예요. 방송에서 말하다 보니 가볍게 비춰지지만 사실은 진지한 꿈이에요. 대통령이 돼서 가나에 학교도 짓고 가난한 사람들도 돕고 싶어요. 타일러 라쉬- 한국 문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화는 집단 문화가 인상적이었어요. 미국과 한국의 ‘집단’의 개념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한국은 같은 집단의 사람을 대할 때와 다른 집단의 사람을 대할 때 태도가 다른 편이에요. 자신의 집단 사람을 챙기는 경향이 있죠. 그런데 제가 살던 미국 버몬트(Vermont)의 집단은 조금 달라요. 예를 들어 우리 동네에서는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데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면 비키라는 뜻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라서 인사를 하기 위해 불러 세우는 거예요. 모르는 사람이라도 우리 동네에 있다면 인사를 하죠.- 한국 대학과 미국 대학이 다른 점은 저는 한국의 학부를 경험해보지는 못해서 한국 대학원과 미국 학부의 다른 점을 말할게요. 일단 한국은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가 많아요. 자유롭기는 하지만 막막할 때가 많았어요. 미국 같은 경우는 모든 것을 알려줘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배에게 물어보라거나 알아서 찾아보라는 식이 많았죠. 다르게 말하면 미국은 융통성이 없고, 한국은 융통성이 많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미국이 아무래도 규칙성이 세다 보니 이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기욤 패트리-14년 전, 이화여대에서 어학당을 다닌 경험이 있는데이화여대 어학당을 다니는 동안, 잠시 국제기숙사에서 머물렀어요. 당시 국제 기숙사는 가파른 언덕 위에 있었는데 항상 오르내리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하루는 폭설이 내려 택시를 타고 국제기숙사로 가고 있는데 눈 때문에 택시가 언덕에서 멈춰 버렸죠. 그래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택시 아저씨와 같이 난감해 했던 날은 잊을 수가 없어요. 한 달 후 강남으로 이사를 오면서 어학당에 제대로 못나가게 됐어요. ‘이대생’ 타이틀은 한 달 만에 끝이 난 셈이죠. -10년 전 쯤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날렸다고 들었다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서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당시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말로 할 수 없었어요. 지금은 프로게이머에서 은퇴한 지 10년이 넘어서 스타크래프트는 잘 못 하지만 다른 게임은 여전히 즐기고 있어요.

사회·문화 | 조은아 기자, 김지현 기자 | 2014-09-15 05:55

오늘도 이화 캠퍼스를 누비는 각국 외교관들이 있다. 자국 대표로 우리나라에 정식파견하지는 않았지만 그 자체로 자국 문화를 알리는 본교 외국 학생들이다. 본지는 한국과 관련한 주제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여겨지고 문화를 형성했는지를 직접 듣기위해 본교 언어교육원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과 유학생으로 본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모아 이화 속 ‘비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본지는 이들 6명과 11일 ECC B215호에서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개최된 ‘이화 속 비정상회담’에는 일본 대표 미무라 안나(Mimura Anna·24)씨, 대만 대표 웅세선(Hsiung Shih Hsuan·29)씨, 브라질 대표 필호(Avanzzi Herrera Piero Gonzalo·23)씨, 중국 대표 마음정(Ma Yin Ting·22)씨, 터키 대표 아이단 아꾸쉬(Akkus Aydan·21)씨, 러시아 대표 알락산드라 안토넨코(Antonenko Aleksandra·22)씨가 참석했다. 유학생인 마음정씨를 제외하곤 모두 본교 언어교육원 출신. 한국에 온지 짧게는 4개월, 길게는 3년 그리고 서로 다른 국가에서 온 이들 여섯은 한자리에 모여 ‘대학생’과 밀접한 문화에 관해 논의했다.안건 1 : 이화여대생으로 올해로 3년째. 어느 순간 혼자 밥먹는 것은 식은 죽 먹기고 이제는 혼자 영화보기, 혼자 쇼핑하기 등 ‘혼자’를 즐기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저, 비정상인가요?알렉산드라 안토넨코(이하 사샤): 사람들에게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숙사, 교실 등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내 생각을 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혼자 보내는 시간이 좋다.필호: 혼자 쇼핑하면 더 좋다. 친구랑 함께 쇼핑할 때는 내가 가고싶은 곳 뿐만 친구가 가자고 하는 곳까지 가야해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마음정: 개인적으로 혼자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혼자 활동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는 있다. 타인이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내가 직접 혼자 활동 하는 것은 못한다. 타인에게 의존하는 마음이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안나: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혼자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막상 무언가 혼자 하다보면 재미있다고 하더라.사회자: 한국에서는 혼자 밥먹거나 활동하면 ‘친구 없나봐’, ‘왕따인가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각국에서는 ‘혼자’에 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나?아이단 아꾸쉬(이하 아이단): 터키에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독특하다면서 쳐다보고 이런 경우는 없다. 혼자 영화 보는 사람들도 많다.안나: 일본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 일본도 한국처럼 혼자 밥먹는 사람보면 ‘친구 없나봐’라는 생각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활발한 여성들이 많아지고 혼자서 산책, 영화보기 등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1인 문화’를 위한 공간이 증가했다. 밥먹으면서 영화볼 수 있는 곳, 혼자 먹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실 책상형 식당도 생겼다. 사회자: 일본은 1인 문화를 위한 시설같은 것이 발달되어있다고 들었다. 그럼 이런 현상은 최근 변화한 것인가?안나: 원래 없던 것인데 한 3년 전부터 늘어났다.마음정: 일본에 있는 1인 자리 앞에 스마트폰을 꽂을 수 있는 라멘집 사진을 인터넷에서 봤다. 밥 먹는 자리 앞에 큰 인형 앉혀놓은 사진도 봤다.안나: 혼자서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생겼을 것이다. 가게 직원들도 ‘이렇게 이렇게하면 혼자 온 사람들도 즐겁게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를 만든다.웅세선: 대만도 한국과 비슷하다. 혼자서 밥 먹으면 ‘친구없나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혼자 먹어야하면 포장해서 집에서 먹곤 한다. 하지만 혼자 영화 보는 사람은 많아지고 있다. 영화관은 어두워서가 아닐까 추측한다.사회자: 그럼 ‘내가 듣고 싶은데 혼자 들어야하는 수업’과 ‘관심이 높지 않은 수업이지만 친구랑 듣는 수업’ 중에서 각국 대표는 어떤 수업을 들을 것인가?아이단: 수업은 혼자 여부가 상관없다. 나라면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동아리처럼 함께 어울려 하는 활동은 친구랑 같이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마음정: 나라면 친구랑 같이 듣는 수업을 들을 것이다. 수업을 같이 듣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험공부도 같이 할 수 있다.사샤: 러시아는 개인적으로 듣고싶은 수업을 선택하지 않고 학교에서 시간표를 짜준다. 그래서 이럴 일이 없다.필호: 브라질은 러시아와 비슷하다. 하지만 6년 정도 살았던 캐나다에서는 한국처럼 듣고 싶은 수업을 신청해서 듣는다. 사람들은 친구랑 같이 듣느냐 아니냐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안건 2 : 대학에 입학해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자격증 준비를 해왔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영어, 대외활동에 목을 메는 제 모습이 정상인가 의문이 들었죠. 스펙에 집착하는 나, 비정상인가요?사회자: 한국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외국어 자격증, 대외활동 등 소위 ‘스펙쌓기’를 많이 한다. 이에 관해 알고있나?마음정: 현재 3학년으로 고학년에 속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자격증 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보았다. 학생들은 토익, 자격증을 위해서는 밤새서 공부하고 학점 따기 위해서 시험 전에만 밤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선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직장생활을 위해 모두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사회자: 다른 국가에서도 대학생들이 이런 모습인가웅세선: 대만에서 대학교는 ‘천국’이다. 대학 입학은 어렵지만 졸업은 쉽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많이 놀고 수업에 가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출석부를 때만 가고, 시험 때만 가고. 한국 학생들처럼 어학자격증, 학점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아이단: 터키는 한국만큼 취업이 어렵지 않다. 제 생각에 한국에 대학이 많아 취업이 어려운 것 같다. 한국에서는 대학을 졸업했어도 취업을 못할 수 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터키는 땅은 한국보다 넓은데 대학교 수는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터키에서는 대학 나오면 거의 다 취업하는 편이다.사회자: 터키 대표가 이야기했듯이 한국에는 대학교가 많고 대학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이는 취업에 대학이 필수조건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 각국에서 대학은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인가?아이단: 옛날에는 필수조건까지는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편이다. 어떤 직장이든 대학을 다니지 않았더라도 취업이 가능하지만 대학을 나오면 더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경향이 있다.사샤: 의사나 판사같은 전문적인 일은 대학교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마음정: 중국은 대학진학을 위한 시험에 매년 800만명 정도가 지원한다. 그리고 명문대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마찬가지로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자기가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대학졸업장은 필수조건은 아닌 것 같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대학에 반드시 진학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웅세선: 대만은 한국과 비슷하다. 좋은 일자리를 갖고 싶으면 대학교 졸업이 필수적이다. 좋지 않은 학교일지라도 ‘대학졸업장’이 있어야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안나: 일본은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명문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특정 직업에 종사하고 싶다면 관련 전문학교가 일본에는 많기 때문에 그곳에 진학하면 된다. 일본 사람들은 정말 유명한 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그 일을 위해 자기가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다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사회자: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하는 사례도 있다. 취업을 위한 성형, 각국에도 존재하는지 그리고 외모가 일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다.사샤: 러시아에서도 잘생긴 사람들이 더 쉽게 취업하고 진급할 수 있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여자, 남자 모두 성형수술을 한다. 여자는 몸매 라인을 이쁘게 하는 수술, 입술을 도톰하게 하는 수술을 한다. 남자들은 어려보이게 하는 수술을 한다.마음정: 중국 인터넷에서 뜨고 있는 이슈가 ‘얼굴빨’이다. 외모가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취업을 위한 성형은 없는 편이다. 연예인 준비를 위해 성형하는 경우는 봤지만 일반 직장을 위해 하는 사례는 못 봤다.사회자: 오늘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 소감이 궁금하다.아이단: 각 나라가 많이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점이 가장 재밌었다.마음정: 세계 각국 사람들은 다른 점도 분명히 있지만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느겼다. 서로에 대해 정상, 비정상을 따지기보다는 즐겁게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을 하는 것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안나: 다른 나라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니 서로 차이점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막상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니 서로의 문화가 비슷해지고 혼자 문화와 같은 것은 점점 달라졌다는 추세를 알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사회·문화 | 민소영 기자, 남미래 기자 | 2014-09-15 05:39

위기를 맞은 대학가 중소서점이 일어설 해법을 찾았다. 대부분의 중소서점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잇달아 폐점한 상황에서도 약 30년 동안 명맥을 유지해 온 몇몇 중소서점이 나름의 전략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가 중소서점은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의 등장과 학생들의 관심부족으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고려대 ‘장백서원’(2001년) ▲동국대 ‘녹두’(2011년) ▲성균관대 ‘논장’(2004년) ▲중앙대 ‘청맥’(2011년) 등이 문을 닫았다. 본교 정문 근처에 있던 서점 ‘다락방’도 1990년대 중반 경영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명맥이 끊겼다. 현재 남아있는 대학가 서점은 서울시 내 대략 3군데 정도뿐이다. 대표적으로 ▲건국대 ‘인서점’ ▲서울대 ‘그날이오면’ ▲성균관대 ‘풀무질’이 있다. 대학가에 남은 중소서점은 개점한 이래 한 곳에 계속 머무르며 그 지역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 됐다. 그날이 오면은 인문사회과학 서점이라는 타이틀을 고수하고 있다. 좋은 학점과 취업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인문사회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서평대회와 강연회를 열고 있다. 서평대회는 2007년 이후 매년 서울대생부터 지역주민까지 약 30명이 참가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날이 오면은 1988년 개점한 이래 25년이 넘는 세월을 견딜 수 있었다. 그날이 오면 김동운 대표는 “많은 인문사회과학 서점이 폐점하거나 일반 서점으로 성격을 바꾸는 상황에서 이런 특성을 가진 서점이 하나 정도는 남아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1993년부터 서점을 운영한 김 대표는 22년 째 책을 직접 골라 비치하고 있다. 인서점 역시 일상생활, 자연 등 다른 분야와 인문학을 접목해 건국대 재학생 및 인근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2~3달에 한 번씩 ‘인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열어 건국대 재학생 및 졸업생 약 30명과 통일문제 등 그 시기에 가장 화제가 되는 이슈로 토론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 부족 등으로 모임은 잠시 중단하고, 6월부터 ‘산으로 간 인문학 농장 두렁농’(두렁농)을 경기도 양평군에 마련해 대학생, 인근 주민을 위한 농사체험, 김장체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1982년 인서점을 열고 현재 두렁농을 운영 중인 심범섭씨는 “서점 안에서만 책을 읽지 말고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참가자들과 함께 토론하며 인문학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서점을 개방해 단순히 ‘책을 사는 공간’에서 ‘문화체험의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풀무질은 6개월 전 ‘풀무질 어린이 책 놀이터’라는 10평짜리 공간을 마련해 ‘되살림 실천 모임’을 시작했다. 되살림 실천 모임은 천연비누 만들기, 재봉틀 바느질 바지 만들기 등 생활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실천을 하는 모임이다. 지난달에는 단골손님인 연극 연출가가 풀무질에서 연극을 올리기도 했다. 풀무질 은종복 사장은 “이런 모임을 여니까 사람들이 서점을 찾고 즐겁게 놀고 간다”며 “가격경쟁에서 대형서점에 밀려도 작은 동네 책방을 살리려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서점 주인들은 중소서점이 여러 사람들과의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서점 심재법 사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지만 반대로 획일화된 지식으로 눈과 귀가 멀 수 있다”며 “여러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그 역할을 책과 중소서점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와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한서련) 박대춘 회장은 “소비자들은 단지 ‘싸다, 비싸다’는 기준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좋은 책을 제값 주고 사겠다’는 착한가격 만들기에 동참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중소서점에 대한 강력한 보존 의지를 가지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 박진아 기자, 공나은 기자 | 2014-09-15 05:35

어둡고 긴 통로를 따라 걷는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던 이 통로의 끝을 나오자 통로와는 전혀 다른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 같은 장면을 영화에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마포구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이다. 작년부터 작은 가게들이 문을 열고 동진시장이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면서 이곳은 대로와 주택가 사이에서 자신만의 분위기를 가진 골목으로 탈바꿈했다. 성미산로를 따라 5분 정도 걷다보면 ‘동진시장’이라 쓰여진 작은 간판이 걸린 1층짜리 건물을 찾을 수 있다. 간판 아래 있는 성인 1명 정도 크기의 통로는 좁고 어두워 문 닫은 가게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오른쪽으로는 옛날 시장과 최근 가게의 색을 모두 가진 동진시장이, 통로 끝까지 걸어 나가면 각자 개성 따라 꾸며진 작은 가게들이 나타난다. 최근 사람들이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이라 말하는 곳이다.△복작복작 사람 냄새나는 공간, 동진시장 골목의 중심에 위치한 ‘동진시장’은 시장의 기능을 잃은 곳을 예술가들이 살려낸 곳이다. 동진시장은 수년간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해 주변 상인들이 창고로 사용했다. 이곳을 우연히 알게 된 모자란협동조합, 덤스터, 마르쉐 세 팀은 동진시장을 현재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바뀐 현재 동진시장은 시장의 기능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공정무역, 농산물 직거래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행사를 여는 워크숍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얻었다. 동진시장은 지역사회와 연계, 공정무역 또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8월까지 열린 7일장에서 한우를 판매했던 ‘장학한우’는 ‘횡성고른기회장학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수익금의 일부를 횡성지역 아이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13일 재개장한 7일장에서는 횡성친환경생산자연합의 채소시장이 열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이어간다. 시장 안쪽에 위치한 ‘천, 살롱’이라는 가게는 라오스 지역의 마을 주민이 직접 만든 제품을 공정무역으로 판매한다. 그 옆에 위치한 의류가게 ‘덤스터’는 걸려있는 옷의 가격표가 특징이다. 이곳의 옷은 모두 기증을 통해 판매되는 것으로 ‘기증 실명제’를 운영한다. 이 옷을 기증한 사람의 사진, 직업, 거주지 그리고 한마디를 적어 소비자에게 기증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린다. 이러한 동진시장의 특징은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드는 이유다. 7일장을 방문한 이소영(22·서울 성북구)씨는 “평소 공정무역에 관심이 있어 찾아보다 이곳에서 열리는 행사 때문에 동진시장을 알게 됐다”며 “가게마다 가진 이야기도 의미 있고 시장 자체가 주는 매력도 있어 가끔 찾아온다”고 말했다. 동진시장이 평소보다 더 활기를 띄는 날은 ‘토요일’이다. 연남동 주민을 비롯해 외부인까지 찾아오는 동진시장의 명물, ‘동진 7일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8월 한 달간 휴식을 가진 후 재개장한 7일장은 요일을 ‘화요일’에서 현재로 옮겼다. 7일장은 크게 재배한 농축산물을 직접 거래하는 ‘농부시장’, 함께 앉아 밥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진정식’, 연남동 거주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동진반찬’으로 이뤄져있다. 9월 재개장을 하면서 드로잉, 건강한 먹거리 등 다양한 참가팀을 포함해 그 내용이 전보다 풍성해졌다. 사람들은 가게 앞에 세워진 A4종이 크기의 소개문을 읽고 농축산물에 관해 판매자와 대화를 나눈다. 이처럼 동진시장은 7일장을 찾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움직임으로 그 공간이 채워진다. △남들과는 ‘다른’ 모습의 골목을 찾아오는 사람들 동진시장을 들어오는 골목 끝으로 나오면 작은 골목을 따라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주택가 한가운데에 모여 있는 이 상점들은 각기 다른 종류의 가게와 각자 개성을 드러내는 가게 외관으로 골목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골목에 위치한 상점은 서로 달라 겹치지 않는다. 각자의 ‘테마’에 따라 상점을 구성하는 요소를 결정하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성이 두드러진 곳이 식당이다. 현재 이 골목에 있는 식당들은 일본 가정식, 멕시코 음식, 태국 음식, 이탈리아 가정식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다루고 있다. 또한, 상점들은 톡톡 튀는 색깔의 인테리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골목 끝에 위치한 잡화점 ‘네온문’은 핑크빛이다. 가게 문, 벽이 핑크색일 뿐만 아니라 핑크색 네온사인이 쇼윈도 위쪽 가운데에 걸려있다. 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다양한 색채와 모양새의 잡화는 가게의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림책만을 판매하는 ‘책방 피노키오’는 입구와 문은 파란색, 간판은 노란색이다. 쇼윈도에는 새로 나온 그림책, 세계 각국의 그림책을 세워놓았다. 내부에 가득한 그림책과 이를 읽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이곳이 서점임을 말한다. 골목을 찾는 사람들은 이처럼 상점들이 만들어낸 이곳만의 분위기와 감성을 골목의 매력으로 꼽았다. 이 같은 매력을 느껴 직접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것이다. 기자가 골목에서 만난 사람 8명과 대화를 나누며 이곳을 온 이유를 물었을 때 8명 모두 ‘독특한 분위기’에 끌려 찾았다며 입을 모았다. 약 4평 크기 공간에서 각자의 테마를 갖고 있는 상점이 색달랐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집중하지 않는 것에 주목하는 점 역시 독특함의 이유로 말했다. 골목에 위치한 책방 피노키오는 그림책에, 그리고 네온문은 옛날 장난감만을 다룬다. SNS를 통해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을 알게되었다는 김정아(25·서울시 구로구)씨는 “SNS에서 게시물을 보다 우연히 이곳에 있는 상점 사진을 접하게 됐다”며 “빈티지 잡화를 판다는 점과 분홍색, 노란색 등 원색들로 꾸며진 상점 내부 모습의 독특한 분위기에 매력을 느껴 찾아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프랜차이즈로 뒤덮인 거리, 상점에 느낀 피로감을 또 다른 이유로 말했다. 어디를 가든 같은 모습의 거리와는 ‘다른’ 분위기에 신선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곳을 방문한 송나혜(21·서울시 양천구)씨는 “소규모 가게에서는 일반 프랜차이즈에서 겪거나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어 좋다”며 “이런 소규모 가게를 찾다보니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 민소영 기자 | 2014-09-15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