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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화 캠퍼스를 누비는 각국 외교관들이 있다. 자국 대표로 우리나라에 정식파견하지는 않았지만 그 자체로 자국 문화를 알리는 본교 외국 학생들이다. 본지는 한국과 관련한 주제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여겨지고 문화를 형성했는지를 직접 듣기위해 본교 언어교육원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과 유학생으로 본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모아 이화 속 ‘비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본지는 이들 6명과 11일 ECC B215호에서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개최된 ‘이화 속 비정상회담’에는 일본 대표 미무라 안나(Mimura Anna·24)씨, 대만 대표 웅세선(Hsiung Shih Hsuan·29)씨, 브라질 대표 필호(Avanzzi Herrera Piero Gonzalo·23)씨, 중국 대표 마음정(Ma Yin Ting·22)씨, 터키 대표 아이단 아꾸쉬(Akkus Aydan·21)씨, 러시아 대표 알락산드라 안토넨코(Antonenko Aleksandra·22)씨가 참석했다. 유학생인 마음정씨를 제외하곤 모두 본교 언어교육원 출신. 한국에 온지 짧게는 4개월, 길게는 3년 그리고 서로 다른 국가에서 온 이들 여섯은 한자리에 모여 ‘대학생’과 밀접한 문화에 관해 논의했다.안건 1 : 이화여대생으로 올해로 3년째. 어느 순간 혼자 밥먹는 것은 식은 죽 먹기고 이제는 혼자 영화보기, 혼자 쇼핑하기 등 ‘혼자’를 즐기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저, 비정상인가요?알렉산드라 안토넨코(이하 사샤): 사람들에게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숙사, 교실 등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내 생각을 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혼자 보내는 시간이 좋다.필호: 혼자 쇼핑하면 더 좋다. 친구랑 함께 쇼핑할 때는 내가 가고싶은 곳 뿐만 친구가 가자고 하는 곳까지 가야해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마음정: 개인적으로 혼자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혼자 활동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는 있다. 타인이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내가 직접 혼자 활동 하는 것은 못한다. 타인에게 의존하는 마음이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안나: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혼자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막상 무언가 혼자 하다보면 재미있다고 하더라.사회자: 한국에서는 혼자 밥먹거나 활동하면 ‘친구 없나봐’, ‘왕따인가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각국에서는 ‘혼자’에 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나?아이단 아꾸쉬(이하 아이단): 터키에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독특하다면서 쳐다보고 이런 경우는 없다. 혼자 영화 보는 사람들도 많다.안나: 일본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 일본도 한국처럼 혼자 밥먹는 사람보면 ‘친구 없나봐’라는 생각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활발한 여성들이 많아지고 혼자서 산책, 영화보기 등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1인 문화’를 위한 공간이 증가했다. 밥먹으면서 영화볼 수 있는 곳, 혼자 먹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실 책상형 식당도 생겼다. 사회자: 일본은 1인 문화를 위한 시설같은 것이 발달되어있다고 들었다. 그럼 이런 현상은 최근 변화한 것인가?안나: 원래 없던 것인데 한 3년 전부터 늘어났다.마음정: 일본에 있는 1인 자리 앞에 스마트폰을 꽂을 수 있는 라멘집 사진을 인터넷에서 봤다. 밥 먹는 자리 앞에 큰 인형 앉혀놓은 사진도 봤다.안나: 혼자서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생겼을 것이다. 가게 직원들도 ‘이렇게 이렇게하면 혼자 온 사람들도 즐겁게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를 만든다.웅세선: 대만도 한국과 비슷하다. 혼자서 밥 먹으면 ‘친구없나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혼자 먹어야하면 포장해서 집에서 먹곤 한다. 하지만 혼자 영화 보는 사람은 많아지고 있다. 영화관은 어두워서가 아닐까 추측한다.사회자: 그럼 ‘내가 듣고 싶은데 혼자 들어야하는 수업’과 ‘관심이 높지 않은 수업이지만 친구랑 듣는 수업’ 중에서 각국 대표는 어떤 수업을 들을 것인가?아이단: 수업은 혼자 여부가 상관없다. 나라면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동아리처럼 함께 어울려 하는 활동은 친구랑 같이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마음정: 나라면 친구랑 같이 듣는 수업을 들을 것이다. 수업을 같이 듣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험공부도 같이 할 수 있다.사샤: 러시아는 개인적으로 듣고싶은 수업을 선택하지 않고 학교에서 시간표를 짜준다. 그래서 이럴 일이 없다.필호: 브라질은 러시아와 비슷하다. 하지만 6년 정도 살았던 캐나다에서는 한국처럼 듣고 싶은 수업을 신청해서 듣는다. 사람들은 친구랑 같이 듣느냐 아니냐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안건 2 : 대학에 입학해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자격증 준비를 해왔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영어, 대외활동에 목을 메는 제 모습이 정상인가 의문이 들었죠. 스펙에 집착하는 나, 비정상인가요?사회자: 한국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외국어 자격증, 대외활동 등 소위 ‘스펙쌓기’를 많이 한다. 이에 관해 알고있나?마음정: 현재 3학년으로 고학년에 속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자격증 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보았다. 학생들은 토익, 자격증을 위해서는 밤새서 공부하고 학점 따기 위해서 시험 전에만 밤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선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직장생활을 위해 모두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사회자: 다른 국가에서도 대학생들이 이런 모습인가웅세선: 대만에서 대학교는 ‘천국’이다. 대학 입학은 어렵지만 졸업은 쉽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많이 놀고 수업에 가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출석부를 때만 가고, 시험 때만 가고. 한국 학생들처럼 어학자격증, 학점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아이단: 터키는 한국만큼 취업이 어렵지 않다. 제 생각에 한국에 대학이 많아 취업이 어려운 것 같다. 한국에서는 대학을 졸업했어도 취업을 못할 수 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터키는 땅은 한국보다 넓은데 대학교 수는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터키에서는 대학 나오면 거의 다 취업하는 편이다.사회자: 터키 대표가 이야기했듯이 한국에는 대학교가 많고 대학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이는 취업에 대학이 필수조건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 각국에서 대학은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인가?아이단: 옛날에는 필수조건까지는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편이다. 어떤 직장이든 대학을 다니지 않았더라도 취업이 가능하지만 대학을 나오면 더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경향이 있다.사샤: 의사나 판사같은 전문적인 일은 대학교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마음정: 중국은 대학진학을 위한 시험에 매년 800만명 정도가 지원한다. 그리고 명문대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마찬가지로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자기가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대학졸업장은 필수조건은 아닌 것 같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대학에 반드시 진학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웅세선: 대만은 한국과 비슷하다. 좋은 일자리를 갖고 싶으면 대학교 졸업이 필수적이다. 좋지 않은 학교일지라도 ‘대학졸업장’이 있어야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안나: 일본은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명문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특정 직업에 종사하고 싶다면 관련 전문학교가 일본에는 많기 때문에 그곳에 진학하면 된다. 일본 사람들은 정말 유명한 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그 일을 위해 자기가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다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사회자: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하는 사례도 있다. 취업을 위한 성형, 각국에도 존재하는지 그리고 외모가 일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다.사샤: 러시아에서도 잘생긴 사람들이 더 쉽게 취업하고 진급할 수 있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여자, 남자 모두 성형수술을 한다. 여자는 몸매 라인을 이쁘게 하는 수술, 입술을 도톰하게 하는 수술을 한다. 남자들은 어려보이게 하는 수술을 한다.마음정: 중국 인터넷에서 뜨고 있는 이슈가 ‘얼굴빨’이다. 외모가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취업을 위한 성형은 없는 편이다. 연예인 준비를 위해 성형하는 경우는 봤지만 일반 직장을 위해 하는 사례는 못 봤다.사회자: 오늘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 소감이 궁금하다.아이단: 각 나라가 많이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점이 가장 재밌었다.마음정: 세계 각국 사람들은 다른 점도 분명히 있지만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느겼다. 서로에 대해 정상, 비정상을 따지기보다는 즐겁게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을 하는 것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안나: 다른 나라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니 서로 차이점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막상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니 서로의 문화가 비슷해지고 혼자 문화와 같은 것은 점점 달라졌다는 추세를 알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사회·문화 | 민소영 기자, 남미래 기자 | 2014-09-15 05:39

위기를 맞은 대학가 중소서점이 일어설 해법을 찾았다. 대부분의 중소서점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잇달아 폐점한 상황에서도 약 30년 동안 명맥을 유지해 온 몇몇 중소서점이 나름의 전략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가 중소서점은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의 등장과 학생들의 관심부족으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고려대 ‘장백서원’(2001년) ▲동국대 ‘녹두’(2011년) ▲성균관대 ‘논장’(2004년) ▲중앙대 ‘청맥’(2011년) 등이 문을 닫았다. 본교 정문 근처에 있던 서점 ‘다락방’도 1990년대 중반 경영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명맥이 끊겼다. 현재 남아있는 대학가 서점은 서울시 내 대략 3군데 정도뿐이다. 대표적으로 ▲건국대 ‘인서점’ ▲서울대 ‘그날이오면’ ▲성균관대 ‘풀무질’이 있다. 대학가에 남은 중소서점은 개점한 이래 한 곳에 계속 머무르며 그 지역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 됐다. 그날이 오면은 인문사회과학 서점이라는 타이틀을 고수하고 있다. 좋은 학점과 취업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인문사회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서평대회와 강연회를 열고 있다. 서평대회는 2007년 이후 매년 서울대생부터 지역주민까지 약 30명이 참가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날이 오면은 1988년 개점한 이래 25년이 넘는 세월을 견딜 수 있었다. 그날이 오면 김동운 대표는 “많은 인문사회과학 서점이 폐점하거나 일반 서점으로 성격을 바꾸는 상황에서 이런 특성을 가진 서점이 하나 정도는 남아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1993년부터 서점을 운영한 김 대표는 22년 째 책을 직접 골라 비치하고 있다. 인서점 역시 일상생활, 자연 등 다른 분야와 인문학을 접목해 건국대 재학생 및 인근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2~3달에 한 번씩 ‘인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열어 건국대 재학생 및 졸업생 약 30명과 통일문제 등 그 시기에 가장 화제가 되는 이슈로 토론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 부족 등으로 모임은 잠시 중단하고, 6월부터 ‘산으로 간 인문학 농장 두렁농’(두렁농)을 경기도 양평군에 마련해 대학생, 인근 주민을 위한 농사체험, 김장체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1982년 인서점을 열고 현재 두렁농을 운영 중인 심범섭씨는 “서점 안에서만 책을 읽지 말고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참가자들과 함께 토론하며 인문학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서점을 개방해 단순히 ‘책을 사는 공간’에서 ‘문화체험의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풀무질은 6개월 전 ‘풀무질 어린이 책 놀이터’라는 10평짜리 공간을 마련해 ‘되살림 실천 모임’을 시작했다. 되살림 실천 모임은 천연비누 만들기, 재봉틀 바느질 바지 만들기 등 생활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실천을 하는 모임이다. 지난달에는 단골손님인 연극 연출가가 풀무질에서 연극을 올리기도 했다. 풀무질 은종복 사장은 “이런 모임을 여니까 사람들이 서점을 찾고 즐겁게 놀고 간다”며 “가격경쟁에서 대형서점에 밀려도 작은 동네 책방을 살리려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서점 주인들은 중소서점이 여러 사람들과의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서점 심재법 사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지만 반대로 획일화된 지식으로 눈과 귀가 멀 수 있다”며 “여러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그 역할을 책과 중소서점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와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한서련) 박대춘 회장은 “소비자들은 단지 ‘싸다, 비싸다’는 기준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좋은 책을 제값 주고 사겠다’는 착한가격 만들기에 동참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중소서점에 대한 강력한 보존 의지를 가지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 박진아 기자, 공나은 기자 | 2014-09-15 05:35

어둡고 긴 통로를 따라 걷는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던 이 통로의 끝을 나오자 통로와는 전혀 다른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 같은 장면을 영화에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마포구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이다. 작년부터 작은 가게들이 문을 열고 동진시장이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면서 이곳은 대로와 주택가 사이에서 자신만의 분위기를 가진 골목으로 탈바꿈했다. 성미산로를 따라 5분 정도 걷다보면 ‘동진시장’이라 쓰여진 작은 간판이 걸린 1층짜리 건물을 찾을 수 있다. 간판 아래 있는 성인 1명 정도 크기의 통로는 좁고 어두워 문 닫은 가게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오른쪽으로는 옛날 시장과 최근 가게의 색을 모두 가진 동진시장이, 통로 끝까지 걸어 나가면 각자 개성 따라 꾸며진 작은 가게들이 나타난다. 최근 사람들이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이라 말하는 곳이다.△복작복작 사람 냄새나는 공간, 동진시장 골목의 중심에 위치한 ‘동진시장’은 시장의 기능을 잃은 곳을 예술가들이 살려낸 곳이다. 동진시장은 수년간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해 주변 상인들이 창고로 사용했다. 이곳을 우연히 알게 된 모자란협동조합, 덤스터, 마르쉐 세 팀은 동진시장을 현재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바뀐 현재 동진시장은 시장의 기능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공정무역, 농산물 직거래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행사를 여는 워크숍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얻었다. 동진시장은 지역사회와 연계, 공정무역 또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8월까지 열린 7일장에서 한우를 판매했던 ‘장학한우’는 ‘횡성고른기회장학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수익금의 일부를 횡성지역 아이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13일 재개장한 7일장에서는 횡성친환경생산자연합의 채소시장이 열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이어간다. 시장 안쪽에 위치한 ‘천, 살롱’이라는 가게는 라오스 지역의 마을 주민이 직접 만든 제품을 공정무역으로 판매한다. 그 옆에 위치한 의류가게 ‘덤스터’는 걸려있는 옷의 가격표가 특징이다. 이곳의 옷은 모두 기증을 통해 판매되는 것으로 ‘기증 실명제’를 운영한다. 이 옷을 기증한 사람의 사진, 직업, 거주지 그리고 한마디를 적어 소비자에게 기증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린다. 이러한 동진시장의 특징은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드는 이유다. 7일장을 방문한 이소영(22·서울 성북구)씨는 “평소 공정무역에 관심이 있어 찾아보다 이곳에서 열리는 행사 때문에 동진시장을 알게 됐다”며 “가게마다 가진 이야기도 의미 있고 시장 자체가 주는 매력도 있어 가끔 찾아온다”고 말했다. 동진시장이 평소보다 더 활기를 띄는 날은 ‘토요일’이다. 연남동 주민을 비롯해 외부인까지 찾아오는 동진시장의 명물, ‘동진 7일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8월 한 달간 휴식을 가진 후 재개장한 7일장은 요일을 ‘화요일’에서 현재로 옮겼다. 7일장은 크게 재배한 농축산물을 직접 거래하는 ‘농부시장’, 함께 앉아 밥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진정식’, 연남동 거주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동진반찬’으로 이뤄져있다. 9월 재개장을 하면서 드로잉, 건강한 먹거리 등 다양한 참가팀을 포함해 그 내용이 전보다 풍성해졌다. 사람들은 가게 앞에 세워진 A4종이 크기의 소개문을 읽고 농축산물에 관해 판매자와 대화를 나눈다. 이처럼 동진시장은 7일장을 찾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움직임으로 그 공간이 채워진다. △남들과는 ‘다른’ 모습의 골목을 찾아오는 사람들 동진시장을 들어오는 골목 끝으로 나오면 작은 골목을 따라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주택가 한가운데에 모여 있는 이 상점들은 각기 다른 종류의 가게와 각자 개성을 드러내는 가게 외관으로 골목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골목에 위치한 상점은 서로 달라 겹치지 않는다. 각자의 ‘테마’에 따라 상점을 구성하는 요소를 결정하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성이 두드러진 곳이 식당이다. 현재 이 골목에 있는 식당들은 일본 가정식, 멕시코 음식, 태국 음식, 이탈리아 가정식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다루고 있다. 또한, 상점들은 톡톡 튀는 색깔의 인테리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골목 끝에 위치한 잡화점 ‘네온문’은 핑크빛이다. 가게 문, 벽이 핑크색일 뿐만 아니라 핑크색 네온사인이 쇼윈도 위쪽 가운데에 걸려있다. 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다양한 색채와 모양새의 잡화는 가게의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림책만을 판매하는 ‘책방 피노키오’는 입구와 문은 파란색, 간판은 노란색이다. 쇼윈도에는 새로 나온 그림책, 세계 각국의 그림책을 세워놓았다. 내부에 가득한 그림책과 이를 읽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이곳이 서점임을 말한다. 골목을 찾는 사람들은 이처럼 상점들이 만들어낸 이곳만의 분위기와 감성을 골목의 매력으로 꼽았다. 이 같은 매력을 느껴 직접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것이다. 기자가 골목에서 만난 사람 8명과 대화를 나누며 이곳을 온 이유를 물었을 때 8명 모두 ‘독특한 분위기’에 끌려 찾았다며 입을 모았다. 약 4평 크기 공간에서 각자의 테마를 갖고 있는 상점이 색달랐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집중하지 않는 것에 주목하는 점 역시 독특함의 이유로 말했다. 골목에 위치한 책방 피노키오는 그림책에, 그리고 네온문은 옛날 장난감만을 다룬다. SNS를 통해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을 알게되었다는 김정아(25·서울시 구로구)씨는 “SNS에서 게시물을 보다 우연히 이곳에 있는 상점 사진을 접하게 됐다”며 “빈티지 잡화를 판다는 점과 분홍색, 노란색 등 원색들로 꾸며진 상점 내부 모습의 독특한 분위기에 매력을 느껴 찾아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프랜차이즈로 뒤덮인 거리, 상점에 느낀 피로감을 또 다른 이유로 말했다. 어디를 가든 같은 모습의 거리와는 ‘다른’ 분위기에 신선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곳을 방문한 송나혜(21·서울시 양천구)씨는 “소규모 가게에서는 일반 프랜차이즈에서 겪거나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어 좋다”며 “이런 소규모 가게를 찾다보니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 민소영 기자 | 2014-09-15 05:30

ㄱ(사회·13)씨는 학기 초 기초교양인 우리말과 글쓰기 수업 직후 강의실에 들어온 상인에게 구매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공연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A회사의 공연문화 할인카드(할인카드)를 구입했다. 수업 직후, 교실에 들어온 상인은 학생들에게 영화, 연극을 좋아한다면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할인카드가 있다며 구입하라는 것이었다. ㄱ씨는 “현금이 없어 구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더니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며 “회원등록을 마치니 그제야 보내줬다”고 말했다. 외부 상인들의 불법적인 판촉 활동으로 학생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학교 주변이나 강의실에서 할인카드, 어학시험교재, 영어잡지 등을 파는 상인들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구입을 원하지 않는 학생에게 구매를 강요하거나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제각각으로 해 구입한 학생이 실제 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하는 행위는 소비자보호법에 위반되는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아직까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판매 물품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고 ‘무료’라는 말로 학생들을 속이기도 했다. 상인들은 “할인카드만 구매하면 특정 공연은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식으로 판촉활동을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할인카드를 소지하더라도 3000원~5000원 정도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A회사의 할인카드를 구입한 ㄴ(수학·12)씨는 “무료인 줄 알고 공연을 보러 갔다가 3000원을 추가로 내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가 8월26일 전화로 A회사에 추가 비용 지출 이유를 물어보니 “공연 관람 시 지불하는 돈은 매표소에서 받는 공연문화후원금 또는 팸플릿(pamphlet) 비용”이라고 말했다. ‘싸다’, ‘할인해주겠다’고 하며 실제로는 2~3배 더 비싸게 판매하기도 한다. ㄷ(국제·13)씨는 작년 6월, 대학영어 수업이 끝난 직후 강의실에서 들어온 한 상인에게 대학생 할인이라는 설명을 듣고 B회사의 외국정기간행물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다. ㄷ씨는 구독료로 매달 4만6200원~8만600원을 냈고, 지난 1년간 모두 61만4600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본지가 B회사에 직접 문의해본 결과 B회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독신청을 할 경우에는 24만원을 내면 1년 정기 구독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해당 회사는 본사가 판매과정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방문판매 대행업체에 판매를 맡기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다.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문화산업을 기획하는 A회사는 “본사는 판매하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어학시험 교재를 판매하는 C출판사는 “방문판매를 맡긴 업체가 교재 및 동영상강의를 판매하는데, 그 업체가 다시 다른 업체에 유통을 재위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강의실에서 교수를 속이고 판촉활동을 벌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와 세계’를 가르치는 ㄹ교수(기독교학과)는 “본교 영화동아리와 협력기관이라는 말에 수업 전에 홍보할 시간을 내준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말해준 후에야 동아리와 관계없는 외부 상인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학교는 외부 상인들이 강의실에 들어와 판촉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학생이나 교수의 불편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퇴교 조치를 한다. 총무처 총무팀 관계자는 “불편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실을 설치하고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캠퍼스폴리스가 출동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행위는 소비자보호법에 위반된다. 변호사법률상담소 안길함 변호사는 “학생들을 상대로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행동은 소비자보호법 19조 3항을 어기고 있다”며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피해 학생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신청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법 19조 3항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물품 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방문판매로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했던 경우에 대해서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하면 된다. 부당이득이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일을 말한다.

사회·문화 | 박진아 기자, 남미래 기자, 김선우 기자 | 2014-09-01 19:42

1인 가구의 증가와 월세 상승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심해지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셰어 하우스(Share house)가 새로운 주거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월세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한 셰어 하우스는 2011년부터 셰어 하우스 전문 업체가 생기면서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셰어 하우스는 영어로 나눔을 의미하는 ‘셰어(share)’와 ‘집(house)’이 합쳐진 말이다. 일종의 공동주택으로 침실을 제외한 거실이나 주방, 화장실 등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셰어 하우스는 보증금이 원룸에 비해 낮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셰어 하우스는 부동산 전대(집주인에게 빌린 주택을 다시 세 놓는 것)라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셰어 하우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아파트나 빌라를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빌린 뒤 다시 보증금이 적은 월세로 돌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에게 재임대하는 것이다. 셰어 하우스의 월세는 대게 30만원~70만원 사이로 일반 원룸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보증금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주택임대전문회사 렌트라이프(rentlife)에 따르면 서울 내 40㎡(약 12평) 이하 원룸의 보증금은 올해 상반기 평균 2928만원이다. 반면 셰어 하우스의 보증금은 5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로 약 2800만원이 저렴한 셈이다. 단순히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던 셰어 하우스는 테마와 만나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 됐다. 셰어 하우스의 테마는 영화감상, 독서 등교 취미부터 한옥 등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테마가 있는 셰어 하우스를 운영하는 ‘셰어 하우스 WOOZOO(우주)’에는 거주자 중 약 56%(94명 중 53명)가 대학생이며, 신규지점 입주 신청 시(평균 정원 7명) 30명~60명이 접수하고 있다. 현재 본교 기숙사 1인실에 거주하는 하보아(불문·13)씨는 “셰어 하우스가 한 집에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이 함께 존재하는 새로운 주거형태고, 대학생 때 경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 입주신청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일부 셰어 하우스에서는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MT, 송년회 등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등 친분을 쌓는다. 우주는 주거문제를 다루는 기업 피제이티 옥(PJT OK)이 대학생 주거난을 해결하고자 작년 2월 종로구 권농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오픈 후 약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피제이티 옥은 서울에 셰어하우스 1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점은 영화관을 옮겨 놓은 것 같은 거실이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서울 마포구 현석동), 집에서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을 사랑하는 이들의 집’(서울 마포구 서교동) 등 각자만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 우주 입주자들은 매달 회의를 통해 자신이 사는 집 테마에 맞는 이벤트를 계획해 실행에 옮길 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함께 MT를 떠나거나 연말에 송년회 ‘우주인의 밤’을 열어 친목을 다진다. 셰어 하우스 우주 신예지 매니저는 “영화, 독서 등 진입장벽이 낮은 취미나 한옥 등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풀어낼 수 있는 테마를 선정해 입주자가 셰어 하우스라는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함께 살아 외국어 실력 향상 및 다른 나라 문화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셰어 하우스도 있다. 보더리스하우스는 2012년 12월 서울 법인 ‘주식회사 보더리스 재팬 서울지점’을 설립하고 작년 1월 1호점 영등포1 하우스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자들은 함께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각 나라의 대표 음식을 만들어서 먹거나 한복입기 체험도 한다. 보더리스하우스 신송이 실장은 “어학 공부를 하고 싶은 입주자는 랭귀지 익스체인지(language exchange)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하우스의 입주자와 연결해서 배우고 싶은 언어를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주자들은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을 또래들과 함께 살면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셰어 하우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생활에 치여 자칫하면 같이 살아도 서로 교류가 없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8월 우주에 입주한 홍익대 박재현(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10)씨는 “정기적으로 모임에 참여하게 되니까 입주자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하다”며 “이제는 입주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같이하는 등 일상생활을 함께 공유해 어느새 또 다른 가족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셰어 하우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앞으로는 새로운 도시개발보다는 기존 주거나 환경을 고치며 사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립대 이희정 교수(도시공학과)는 “하숙, 자취 등의 대학생 주거양식의 장점을 가지면서 그보다 더 발전된 형태가 등장한 것은 그 자체가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 박진아 기자 | 2014-09-01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