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은 중학생 때부터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외국의 캠퍼스에서 즐기는 대학 생활, 자유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경험들, 그리고 매일같이 떠나는 여행!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것 자체로도 나에게는 굉장한 모험이자 설렘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 힘들어지며, 교환학생에 대한 로망은 더욱 커져만 갔다. 올해가 시작하자마자 탄 프랑스행 비행기에서는 프랑스와 관련된 영화들과 드라마들을 보며 떨리는 마음에 잠도 자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도착한 첫 주에는 기차에 여권을 가지고
드라마 ‘검법남녀’ 시리즈,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 영화 ‘히말라야’ 등의 각본을 썼다. 본교 국어국문학과를 2000년 졸업하고 영화 제작사 등에서 영화와 TV 드라마 홍보 마케팅 일을 하다가 작가로 데뷔했다. 최근 작업한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드라마가 8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실화빵을 사기 위한 줄이었다. 하루의 허기와 고단함을 달래기 위한, 절박한 발길들이었다. 쾅! 하지만, 그들의 아무렇지도 않았을, 아니 어쩌면 조금은 공포에 질려있었을지도 모르는 얼굴들 위로, 포탄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빵을 사려던
소설/패싱(1929)지난겨울, 모은 돈을 긁어모아 유럽으로 떠났다. 켜켜이 쌓인 매너리즘으로부터 잠깐이라도 좋으니 일단 도망칠 심산으로 여행을 준비하며 챙긴 단 한 권의 책이 넬라 라슨의 이었다. 바삐 지내느라 사두고 읽지 못한 것 중 우연히 손에 잡힌 책이었다.행복했던 여행에서 때때로 움츠려야 했던 이유는 동양인 여성을 대하는 일부의 굴절된 관심과 선입견뿐이었다. 의미 모를 조롱도, 정체성을 넘겨짚는 자연스러운 무례함도, 경멸 어린 시선도 모두 포함한다. 비단 개인의 경험이라기보다 그저 비아시아권을 경험한 수많은 동양인 여
본교 방송·영상학과를 2017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 채널A에 입사해 ‘하트시그널3’과 ‘프렌즈’ 팀에서 일했고 2021년 MBC 경력직 PD로 입사한 뒤 ‘나 혼자 산다’ 팀을 거쳐 올해부터 ‘놀면뭐하니?’ 팀에서 일하고 있다.어떤 이야기를 전하면 좋을지 고민에 잠겼다. 예능PD를 간절히 꿈꾸던 시절을 돌이켜보니, 항상 초췌한 몰골로 ‘힘들다’ 이야기하는 그들의 일상이 궁금했었다. 부족한 글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큰 틀에서 보면 콘텐츠 제작이라는 일이 비슷한 맥락 속에 흘러가겠지만,
10일 오후1시, 대동제 첫날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던 중 생활관 근처 쓰레기통이 눈에 들어왔다. 통 하나가 축제 중 야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감당하고 있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양이 넘친 나머지 바닥에 종류를 가리지 않고 뒤얽혀 있었다. 화단에는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쓰레기들이 줄을 지었다. 바깥에서 학생들끼리 가볍게 먹을거리를 즐기다 보니 일회용품 사용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화기애애한 부스 뒤편의 광경은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다.이상기후가 정말 피부 표면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17일 세계기상기구
헤어짐은 늘 이런 식이다. 스쳐 지난 이별의 길이를 재면 아마 이 지구 한 바퀴는 거뜬히 돌 텐데 매번 왜 이렇게 낯선지 모를 일이다. 지난밤, 대동제 덕에 쌓인 업무를 끝내고 새벽 1시가 돼서야 택시를 탔다. 다리도 건넜고 이제 집까지는 1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어느새 인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까. 차창 사이로 부는 바람에 멋대로 울어버리는 꼴이 2000년대 영화의 바보 같은 주인공처럼 촌스러웠다. 책상 위에 어질러진 카메라, 볼펜, 지난주 발행한 학보. 고개 돌리면 보이는 익숙한 얼굴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벌써 3년 반 전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1급 신종 감염병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갔을 때 숨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대한민국도, 이화도 예외가 아니었다. 질병과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하는 가운데에서도 비정상의 일상은 서서히 ‘새로운 정상(new normal)’으로 자리 잡아 갔고, 그렇게 삶은 계속되었다.이화역사관과 이화미디어센터가 공동주최한 이번 코로나 수기 공모전은 이화의 학생들이 그려낸 코로나 시대의 소묘다. 거짓말처럼 다시 캠퍼스가 학생들로 북적이며 일
편집자주|비대면 대학생활은 어느덧 과거가 됐다. 그러나 그 시간 겪었던 경험만큼은 그대로 우리의 몸과 기억에 새겨졌다. 이화역사관과 이화미디어센터는 코로나와 함께했던 경험의 의미를 돌아보고 되새겨보자는 의미로 ‘위드 코로나, 위드캠퍼 스: 나의 코로나19 대학생활 수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3월20일부터 4월7일까지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코로나와 대학생활’, ‘코로나학번’, ‘비대면’을 소재로 한 39편의 수기가 접수됐다. 수상자는 8명으로 ▲1등 정은영(커미·21) ▲2등 강채원(국교·20), 김민형(휴기바·20) ▲3등 김민지
편집자주|비대면 대학생활은 어느덧 과거가 됐다. 그러나 그 시간 겪었던 경험만큼은 그대로 우리의 몸과 기억에 새겨졌다. 이화역사관과 이화미디어센터는 코로나와 함께했던 경험의 의미를 돌아보고 되새겨보자는 의미로 ‘위드 코로나, 위드캠퍼스: 나의 코로나19 대학생활 수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3월20일부터 4월7일까지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코로나와 대학생활’, ‘코로나학번’, ‘비대면’을 소재로 한 39편의 수기가 접수됐다. 수상자는 8명으로 ▲1등 정은영(커미·21) ▲2등 강채원(국교·20), 김민형(휴기바·20) ▲3등 김민지(
핀란드 헬싱키를 배경으로 하는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2006)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헬싱키에 있는 일본 식당에서 일본인 여성이 “왜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여유로워 보이는 걸까요”하고 묻는다. 그때 뒤에 앉아있던 핀란드인 청년이 “숲 때문이에요”라고 답한다. 질문한 이는 대답을 듣고 바로 숲에 다녀오겠다며 이야기를 나누던 식당을 나선다.대학에 와 서울에 살면서 마음이 복잡할 때면 이 장면을 종종 떠올리곤 했다. 노르웨이를 교환학생 목적지로 정할 때도 마음 한편에 자연이 나에게 여유를 가져다줄까 기대하며 떠나왔던 것 같다. 척
켜켜이 쌓인 돌덩이 안쪽에 갇혀 온종일 작고 아득한 머리 위 하늘 한 조각을 바라보는 개구리의 삶이란, 어리석고 자만에 가득 차 있으나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습하고 텁텁한 공기 속에 갇혀 푸르고 차가운 공기를 동경함에도 결코 그것을 맞닥뜨릴 용기는 가지지 못하는 존재. 언제나 같은 크기의 하늘, 언제나 같은 높이의 벽. 변하는 것은 하늘의 찬란한 색과 그곳에 드문드문 박히는 별의 흔적이나 그들은 우물 안 개구리가 절대 닿을 수 없는 존재다.머리 위로 작고 동그란 창이 난 집.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처음부터 축축했고, 곰팡이 내가
드라마/더 글로리(2022)“난 왕자님은 필요 없어요. 난 왕자가 아니라 나랑 같이 칼춤 춰줄 망나니가 필요하거든요.” 누구보다 순수해 보이는 눈빛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에게, 주인공은 당신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아주 오랜만에 짓는 진심 어린 웃음과 함께. 김은숙의 세계를 향유해 봤던 이라면 누구나 이 대목에서 움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왕자님의 사랑을 ‘거절’하는 여주인공이라니.과연 ‘더 글로리’는 어디를 향해 내달리는 이야기일까. 이 작품의 무엇이 무너지는 김은숙 월드의 진부함을 뒤엎고 신선함을 겸비한 새로운 도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고된 중간고사 기간이 지나고 싱그러운 풀내음이 가득한 5월도 벌써 중반부에 들어섰습니다. 싱그러운 자연이 도드라져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생명력이 충만한 날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이런 분위기에는 대동제도 한몫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이화그린색 티셔츠를 입고 캠퍼스를 거니는 학우들을 보니 진정한 축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이번 대동제에는 영산줄다리기와 이화인 한솥밥 행사도 본래 방식대로 진행됐습니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19 터널을 이제야 많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는 듯합니다. 정수정,
연일 마약 관련 기사들이 뉴스에 쏟아지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혹은 유명 연예인들에게만 일어나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마약 문제가 우리 삶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마약류의 사용이 법적으로 일체 금지되고 있으며, 마약의 원료가 되는 식물이나 원료 등을 재배하거나 소지, 수출입, 매매, 매매알선까지도 금지하고 있어 이를 어길 시 현행법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이러한 법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마약 청정국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며칠 전에는 국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