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월드워Z(2013)‘전염병 주식회사’라는 게임이 있다. 내가 전염병이 돼 전 세계 인구를 모두 감염시키고 치료제 개발을 막는다. 결국 세상에 건강한 사람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되고,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면 승리하는 전략 게임이다. 졸업과 출근 사이, 잠깐의 백수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융합보건학과 학생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전공지식을 이용하는 악당이 된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한참 이런저런 병원균으로 이 세상을 멸망시킬 궁리를 하다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브래드 피트의 나 홀로 좀비 바이러스 역학조사 모험을 담은
편집자주|영국 센트럴랭커셔대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이수영 선임기자가 2022-2학기 '이수영의 영국 갈 결심' 칼럼을 제작기간 중 매주 연재합니다. 영국 대학에서의 흥미진진한 일상을 전합니다. 영어 학원에서나 쓸법한 둥근 테이블과 나이대를 가늠할 수 없는 10명의 학생. 교실이라 불러도 되는지 의문스러운 이 공간에서 교수는 천장에 사진을 붙이며 당부했다. “비싼 등록금을 내는데, 제발 학교를 이용하세요! 스튜디오는 여러분을 위한 공간입니다.” 한국 대학에 비해 작고 시끄러운 분위기는 오히려 학원에 가까워 보인다. 영국 대학이 내게 남
졸업 후 3년째 커머스 회사에서 패션, 뷰티, 매트리스, 안마기 등 다양한 상품을 마케팅하고 있다. 소신 있게 지내온 삶에 큰 파도가 일렁이는 요즘을 공유하고 싶다.초등학생 때부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엄마는 나에게 나이의 무게를 알려주었다. “이제 고학년이니까 스스로 해야 해.” “중학생이니까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성인이 되고 나선 내 인생의 운전대를 쥐었다. 27세인 나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30세, 40세, 그리고 노년의 삶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땐 무엇을 하고 있을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설렘과 두려
이야기를 듣고, 쓰고, 찍는 다큐멘터리스트. 좋은 질문을 던져, 세상에 흩어져 있는 이야기를 엮어내고 전달하는 일이 좋아 다큐멘터리 PD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으며 콘텐츠 기획자로, 때로는 브랜드 콘텐츠 전략가로 하는 일이 확장됐다. 다큐에세이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를 썼다. 본교 영어교육학과를 2012년에 졸업했다. 얼마 전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비포 선라이즈’를 봤다. 1996년에 개봉한, 100분 내내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비엔나를 배경으로 단 한 순간
편집자주 | 여러분의 동아리를 찾아가는 동아리 방문 박사, 줄여서 [동방 박사]입니다. 동방 박사는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웹에서 발행됩니다. 학보를 통해 여러분의 아늑한 동방과 동아리를 홍보해보세요. 동방 박사가 10월에 만난 동아리는 중앙야구동아리 이화플레이걸스(ewhaplaygirls)입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화인들이 모인 이화플레이걸스(이플)는 야구에 대한 땀과 애정을 보여줍니다. 1년에 두 번, 3월과 9월에 신입 기수를 모집하며 학번과 나이에 따른 제한은 없습니다. 한국여자야구연맹소속 유일한 대학 동아리 이화플레이걸스에는
길을 건널 때는 손을 들고, 토요일 아침에는 항상 같은 번호로 로또를 산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만나면 줄줄 외울 때까지 보고 매일 밤 애니메이션을 자장가 삼아 잔다. 배달음식이 소울푸드고 외출보다는 역시 침대가 좋다. 이런 나의 멋진 일상을 우리 가족은 B급 인생이라 부른다.B급의 사전적 정의는 딱 자기 앞가림은 해도 자랑하기는 힘든 보통 수준의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딱 내 인생을 표현하는 단어가 아닐까. 그럭저럭 굴러가고 별 하자도 없지만, 타인의 시선에선 어딘가 한심한. 그렇지만, 그들의 평가와는 별개로 이런 일상이
"교통사고가 났는데, 응급실에 가면 주민번호로 성별이 밝혀지니까 병원에 안가는 친구도 있었어요. 성전환 수술을 했는데 성별 정정은 되지 않은 상태라 외적으로 보이는 성별과 신분증의 성별이 다르니까요. 사고가 나도, 아파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 때도 그냥 병원에 안가는거죠."◆아웃팅이 두렵고 혐오 발언이 지겨워서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이 있다. ‘의료 선진국’ 한국에서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바로 성소수자다.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포함 다양한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을 가진 이들은 여전히 병원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모두가 생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길 바라는 도예가가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만난 김혜정(도예·92년졸)씨는 온화한 미소로 기자를 반겼다. 김 작가는 ‘2022 올해의 공예상’의 주인공으로, 30년 넘게 흙을 만져온 베테랑 도예가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본교 조형예술학부 도자예술전공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올해의 공예상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한국 공예 발전에 기여한 창작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김 작가는 작품의 탁월한 심미적 가치와 함께 ◆로에베 공예상 파이널리스트 선정 등의 업적을
"여러분, 거리에 누워서 보는 하늘 어떤가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그런데 이 하늘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9월24일 오후, 사람이 붐비는 주말 광화문 광장에는 사이렌이 울렸다. 이어 3만5000명의 사람이 광장 옆 도로에 드러누웠다. 924 기후정의행진 프로그램 중 ‘다이인(die-in)’ 시위로, 다가올 우려스러운 미래를 상징하는 행위였다. 사람들은 약 3분간 도로에 누워 비폭력 시위에 동참했다. 행진 인파는 광화문부터 시청역까지의 도로를 빼곡히 채웠다. 924 기후정의행진은 ‘글로벌 기후 파업'의 일환이다. 매
신당역 사건에 분노하며 9월22일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종각역에 모였다. 이들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함께 행진하며 좌절과 연대를 나눴다. 또 한 명의 여성이 살해당했다. 직장 동료였던 남성으로부터 불법촬영과 스토킹에 시달리던 20대 역무원은 결국 가해자의 칼에 찔려 생을 마감했다. 불법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진행된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이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사회는 좌절과 분노로 가득했다. 6년 전 강남역 지하철에서 일어났던 여성혐오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신당역 사건, 사람들은 ‘막을 수 있었다’는 분노의 목소
‘평등해야 안전하다’ 9월24일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이 직장 동료이자 스토커였던 31세 남성 전주환에게 살해당한 이후, 신당역 화장실 앞 추모공간에 붙은 글이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에서는 1.6일마다 한 명의 여성이 남편 또는 애인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 같은 해 UN이 전 세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조사에 따르면 살인 범죄 여성 피해자의 80%는 친밀한 관계의 파트너로부터 살해당했다. 이 사회는 여성에게 평등한가, 그리고 안전한가. 여성의 삶은 안전한가8월26일 여성가족부는 ‘
Queer is everywhere. (퀴어는 어디에나 있다.)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는 세상에 ‘우리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생겨 난 슬로건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의 존재를 인정할 만큼 성숙하지 못함을 드러낸다.이성애적 연인 관계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듯, 성소수자 연인 관계에서도 성폭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성소수자 성폭력 사건은 세상에 드러나기 어렵다. 피해자들의 신고부터 수사 및 재판까지 성차별적 관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다가올 10월11일(
서대문구청장이 바뀌었다. 7월1일 부임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청년들이 자유롭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서대문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본교를 비롯해 9개 대학교가 서대문구에 위치한 만큼 젊은이들이 취창업을 준비하고 문화·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많이 찾는 서대문구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이에 본지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을 만나 서대문구와 청년들을 위해 펼칠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신대학로를 건립하려는 목적은신대학로를 조성해 청년들이 자유롭게 취창업 활동을 하고 문화예술을 즐길 수
2022년 9월8일 오후1시 추석 귀성길, 인산인해를 이룬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멍하니 앉아 숨을 고르는데 다급한 어르신의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다 매진됐대! 사람들이 미리 예매를 해서 여기서는 표를 살 수 없다네.' 어르신은 발을 동동 구르며 떠나는 버스들을 망연히 바라보셨다. 오분 간격으로 사람들을 가득 실은 버스가 오고 가기를 반복했다. 저 많은 버스에 어르신을 위한 자리 하나가 없다니. ‘터미널에서 표를 살 수는 없을까. 추석같이 사람들이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때에 미리 예매하는 방법은 뭘까.’ 그런 걱정들을 해본 적이
여성을 위한 일터는 없었다. 불법촬영과 스토킹에 시달리던 여성 역무원이 신당역 화장실에서 직장동료였던 가해자 전주환에게 살해 당했다. ‘신당역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던 국가와 기관의 책임이 드러났다. 전주환만이 가해자가 아니다. 서울교통공사, 경찰, 법원 그리고 정치인들까지 ‘신당역 사건’ 뒤에는 구조적 차별이 있었다. 신당역 비극, 피해자는 최선을 다했다9월14일 신당역 화장실을 순찰하던 20대 여성역무원이 생을 달리했다. 가해자 전주환은 불법촬영과 지속적인 스토킹으로 피해자를 압박해온 과거 직
9월1일(목)~10월7일(금)까지 TELOS 트랙을 신청할 수 있다.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전공과 관계없이 재학 기간 중 최대 2개 트랙까지 이수할 수 있다. THE포트폴리오(the.ewha.ac.kr)에서 신청 가능한 트랙 확인 후 THE학습>트랙관리>트랙신청관리에서 원하는 트랙을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본교 홈페이지(ewha.ac.kr) 또는 미래혁신센터 홈페이지(future.ewha.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3277-4276
'당신과 나의 숨결을 담아’정문 왼편에 위치한 파빌리온 전시장 앞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조형예술대학 조소과 학생회가 9월27일부터 진행하는 ‘BREATH of YOU & ME too’ 전시를 보기 위해서다. 전시장 안은 조소과 학생들과 방문객들이 분 풍선으로 가득했다. 전시는 10월6일(목)까지 진행될 예정이다.보랏빛 풍선으로 가득한 전시장 안은 사진을 찍고 방문기록도 남기며 전시를 즐기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밝은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 전시는 2018년 본교에서 발생한 권력형 성폭력 사건과 2022년 해임 교수의 재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면 대면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째다. 누군가에게는 잃어버렸던 시간이 돌아오고, 누군가에게는 꿈꿨던 로망이 실현되는 시기. 본지는 전면 대면 학기를 맞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면 대면 전환...학생들 만족도 커대학생활의 절반 이상을 비대면으로 보낸 김정연(휴먼바이오·20)씨는 대면 학기를 맞은 지 한 달이 지난 요즘을 ‘학교와 친해지고 있는 시기’라고 표현했다.학생들은 동기와 대면으로 만나 관계를 쌓기 시작했다. 오채영(전자전기·21)씨는 “이전에는 SNS로만 연락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 수업 시간
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애널리스트의 삶을 다룬다.끊임없이 변동하는 주식 시장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긴장감을 안긴다. 하지만 주가가 시시각각 오르내리는 주식 시장에서도 침착하게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직업이
학생들로 붐비던 이화수영장이 4년째 방치돼 있다. 2018년 10월 본교는 2019학년도 1학기부터 이화수영장(수영장)을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본교는 2019년 수영장 활용 대안에 대한 두 차례의 간담회를 열어 운영 방안을 다시 검토하는 듯했으나 수영장은 여전히 대책 없이 비어 있다. 본지는 수영장 휴관 및 향후 활용 계획과 관련해 학생 및 본교의 의견을 들어봤다. 휴관 중인 수영장, 학생들 반응은수영장 휴관 이후 본교는 공간 활용과 관련해 여전히 검토 중인 상황이다. 수영장 존치 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추측은 본교 온라인 커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