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얘기하면 어떤 키워드가 떠오를까? 나는 가장 먼저 ‘예술’이 떠오른다. 루브르 박물관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들, 파리 어디에서나 보이는 에펠탑, 도시 전체를 꽉 채운 오래된 건축물들, 그리고 화가들이 사랑했던 프랑스의 풍경까지... 특히나 프랑스에 예술가가 많은 이유가 궁금했는데, 학생의 신분으로 프랑스에 머물면서 나름의 이유를 찾게 됐다.학생이세요?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교환학생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비자 발급이라고 말할 것이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양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본교에 재직하며 데이터베이스, 정보시스템, 빅데이터 관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컴퓨터식 사고와 문제해결기법’(2021)과 ‘인공지능 파운데이션’(2023)을 출간했고 역서로 ‘인공지능 베이직’(2020), ‘데이터마이닝’(2020), ‘딥러닝 AI 프로젝트 실사례’(2020) 등이 있다. 경북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에 가니 오늘날 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서고의 이름이 광명실(光明室)이었다. 광명은 ‘만권서적 혜아광명(萬卷書籍 惠我光明)’, 즉 ‘
영화/스즈메의 문단속(202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에서 흥행 중이다. 뛰어난 영상미와 인상적인 OST 그리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결말까지 영화의 잔상은 관객들에게 꽤 오래 남을 것이다. 감독의 전작인 ‘너의 이름은.’(2017)과 ‘날씨의 아이’(2019)가 각각 운석과 장마라는 재난이 주요 소재였던 것처럼 이번 영화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전작들은 가상의 자연재해를 배경으로 하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은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일본 극장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본교 국제학부 1기로 2005년 졸업. 영국에서 석사학위 취득 후 2007년 대한민국 해군 장교로 임관, 약 8년간 공보장교로 복무하며 해군본부 등에서 제주민군복합항, 천안함 피격 사건 등 각종 이슈 및 위기관리를 담당했다. 현재 호주 외교통상부 소속으로 주한 호주대사관 선임공보관 직책을 수행 중인 동시에 본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얘 이대 나온 여자야.”어느 영화에서 화제가 됐던 그 대사를 들어보지 않은 이화인이 있던가. 여중 여고 여대를 거쳐 당시 96% 이상 남자로만 이루어진 군대에 간 나는 매일 그
나는 보통 캠퍼스를 갈 때 버스를 탄다.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 그때 버스에서 자주 마주치는 물건이 있다. 네 바퀴에, 위에는 덮개가 달려있고, 안에는 아기가 타고 있는, 바로 유아차다. 신기하게도 거의 버스에 탈 때마다 본다고 말할 만큼 유아차를 자주 본다.오슬로를 운행하는 시내버스에 타면 버스 중간에 좌석 없이 비어있는 공간을 볼 수 있다. 유아차 내지는 자전거 등을 둘 수 있는 공간이다. 유아차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굴러가지 않게 잡아주는 안전띠가 있어 부모는 그곳에 유아차를 묶어두고 아이와 버스에 탄다. 한국에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고 한껏 움츠러들어 있던 관광 산업에 봄이 찾아오면서 그동안 미뤄둔 여행을 하러 떠나는 사람이 많다. 가까운 일본에서부터 저 먼 유럽까지, 다들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을 뜬다. 나는 여전히 여행이 어려웠던 시기에 한국을 떠나 4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 때문인지 유명 관광지에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고 동양인을 자주 만나기도 어려웠다. 외국에 나가면 특유의 현지 분위기 속에 녹아들어 싶어하는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TV 프로그램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여행 프로
책/파과(2018)현재는 쉽게 가늠할 수 없다. 과거는 지금 내 모습에 녹아 있고, 먼 미래는 관념 속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현재는? 쉼 없는 시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곳이 뒤틀려 있을지 불확실한 징검다리를 끝없이 밟아내는 것과 같다. 이처럼 현재는 불안하고 무한한 공간이다. 그리고 미래는 외면하기 쉽고 현재는 불확실하다는 시간의 속성 때문인지 사람들은 가끔 과거의 아름다웠던 자신에 매몰되어 지금 자신이 지탱해야 할 것들을 쉽게 태워버리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숨 한 번에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현재의 시간이다.소설
영화/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1월에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의 인기가 뜨겁다. 6년동안 ‘너의 이름은’(2016)이 지키고 있던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누적 관객수 1등을 차지했으며, 슬램덩크를 본다는 뜻인 ‘농놀’이 새로운 유행어가 됐을 정도이다. 캐릭터 개개인의 스토리와 매력, 섬세한 작화, 실제 농구를 보는 듯한 긴박함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인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감동적인 대사에 있다.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종료됩니다”, “나는 지금이라고!” 등 슬램덩크의 명대사들은
“이번 주에 파리 못 가겠는데? TGV(프랑스 고속 열차) 다 취소됐어.” 프랑스에 와서 불편함을 겪는 것 중 하나는 파업이다. 3월7일, 프랑스에서는 6차 연금 개혁 반대 파업의 영향으로 3월8일부터 10일까지 파리를 포함한 여러 프랑스 지역의 교통이 감축 운행됐다. 릴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주말에 파리나 주변 도시들로 여행 가려던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릴에 머물게 됐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프랑스에 온 지 약 2달이 된 지금까지 여러 번 겪었다. 처음에는 시위가 있는 날은 위험하니까 기숙사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지만, 이
본교 사회학과를 2022년 졸업하고 곧이어 본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현재 2학년으로 재학 중이다.“엄마, 로스쿨에 가보니까 법조인은 왜 똑똑해야만 하는지 알 것 같아.”얼마 전 엄마에게 한탄하듯 한 얘기다. 대학교 학부에서의 공부는 물론 파고들면 깊이 있고 어렵지만, 열심히만 한다면 시험을 무사히 치러낼 정도는 되는 분량이었다. 리트(LEET), 자기소개서, 면접의 과정을 거쳐 겨우 입학한 자대 로스쿨은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방대한 양을, 생각보다도 더 완벽하게 소화해 내어야 좋은 성적을 거두는 곳이었다.
본교 사회생활학과를 2000년에 졸업하고 동대학원 한국학과에 다녔다. 논문 학기에 논문 쓰기 싫어 시험 삼아 써본 첫 번째 이력서가 덜컥 붙는 바람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입사해 어느새 21년째 근속 중이다. 콘텐츠라는 말이 낯선 시절, 회사명을 이야기하기 싫었는데 한국 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제 귀찮게 회사명을 두 번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읽어야 산다’ 원고를 의뢰받고 ‘내가 써도 될까’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서점을 운영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책과 가까이 살아왔다고 자부했건만, 어느새 업무를 위한 참고자료용
매주 월요일 아침 9시 반, 나는 사회대 학생 카페 U1으로 출근한다. 사회대 지하에 위치한 카페에 들어가 먼저 기본 블랙커피를 내린 뒤, 테이크아웃 커피잔들을 미리 꺼내놓는다. 10시가 되면 사회대 학생들이 한두 명씩, 가끔은 우르르 들어와서 커피를 주문한다. 아직 노르웨이어가 서툰 나는 영어로 주문을 받고 라떼면 라떼, 블랙커피면 블랙커피를 준비한 뒤 계산을 돕는다.카페 오픈 아르바이트와 다름없는 이 일을 오슬로 시내 카페에서 한다면 시급이 족히 삼만 원은 될 것이다. 하지만 내 시급은 0원이다. 학생카페의 인턴으로, 무료로 봉
기억은 시간과 함께 흘러 아프지 않은 것들만 남는다. 시간은 그 조각을 휩쓸며 아름다운 것들만 남긴다. 더는 힘들지 말라는 누군가의 배려일까. 중간고사 한 문제에 정말 목숨을 걸었던 지독했던 학창 시절도 지금 돌아보면 풋풋한 추억이듯이, 그렇게 기억은 아름다운 부분만 남긴 채 흐른다. 우리는 이 남겨진 조각을 추억이라 부른다.하지만 어떤 조각들은 너무 깊게 박혀버려서 아무리 강한 시간이 지나가도 그 자리에 머문다. 아무런 의도도 없이 투명하게, 계속 그 자리에 머물며 남아있다. 그런 것들은 슬프게도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들이 대부분
드라마/스위트 투스: 사슴뿔을 가진 소년(2021)우리는 스스로의 삶에 생각보다 많은 제약을 걸며 살아간다. 이건 안 될 거야, 이건 너무 어려워, 나는 못 해... 자신의 발밑에 이러한 선을 긋고 그 안에 갇혀 나오지 못한 적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선은 훗날 자신에게 후회의 화살로 되돌아오곤 한다. 현재의 내가 쌓여 미래의 나를 만든다. 지금의 선택 하나하나가 앞으로의 내 삶의 여정에서의 방향을 조금씩 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조금의 틀어짐이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에는 전염병이 돌아 인류가 한차례
매해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노동환경 개선, 여성의 참정권 쟁취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여성들의 대규모 시위였다. 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먼지가 가득하고 쉴 곳도 없는 환경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했지만, 임금은 남성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고 선거권도 갖지 못했다. 1910년 뉴욕의 의류공장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 수백 명이 화재 사고로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고, 당시 미국의 여성
편집자주|프랑스 릴 가톨릭대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김현수(불문·21)씨가 '미드나잇 인 릴' 칼럼을 2023-1학기 제작기간 중 격주로 연재합니다. 릴 대학에서의 흥미로운 일상을 전합니다.‘선택하신 과목은 수강인원이 초과되었습니다.’ 이화여대, 아니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적어도 한 번씩은 봤을 문구이다. 대학에서는 매 학기 시작하기 전, 자신이 들을 과목을 정하여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하여 각 학교의 포탈 서비스에 들어가서 과목별로 배정된 코드를 입력하여 일명 ‘장바구니’에 과목을 등록해놓은
본교 시청각교육과(교육공학과)를 1987년 졸업했다. 국회도서관에서 30년 넘게 일하며 서양서 구입, 홍보CS, 의회정보서비스총괄, 전자정보정책 등의 업무를 했고 현재 기록정책과장으로 있다. 미국 USC 동아시아도서관에서도 1년 반 정도 일했다. 이때 도서관과 영화 이야기를 엮어 국회도서관보에 ‘영화 속 도서관 이야기’를 몇 편 게재한 이후로 동명의 시리즈를 쓰고 싶다는 야망을 수년째 품고 있다.생각해보니 나의 책읽기는 외로움에서 시작된 것 같다. 만 10세, 초등학교 4학년. 언니 오빠들과 도시 유학을 떠나 군민에서 도청소재지 시
영화/애프터썬(2022) 속 소피와 캘럼이 방문했던 페르시안 카펫 상점, 상인은 말했다. “Each Of These Carpets Tell A Different Story(각각의 카펫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졌어요)”.은 어른이 된 소피가 아버지 캘럼과 함께 튀르키예에서 보냈던 열한 살 여름 휴가의 기억을 관객에게 ‘엿보이는’ 영화다. 이십여 년 전의 추억이 담긴 캠코더를 조작하는 소피의 손동작은 마치 닫혀 있는 방문을 여는 듯 하다. 조심스레 문고리를 열어젖히듯 재생버튼을 누르는, 이제는 뼈들이 제법 단단하게 여
본교 경영학과를 2009년 졸업하고 삼성화재 해상보험팀으로 입사했다. 일반보험손익파트와 IFRS추진파트를 거쳐 현재 투자전략파트에서 인오가닉 전략수립 및 해외피투자사 관리, 글로벌 신흥시장 B2C 마켓 및 일반보험 시장 확대 전략 기획 등을 맡고 있다.요즘 유행하는 MBTI로는 ENFP(재기발랄한 활동가). 사람 만나길 좋아하고 항시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며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충동적 성향까진 갖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다는 보험회사에 다니게 될 줄 누가 알았던가. 별 사고 없이 무탈하게 지나가는 하루가 가장 큰 복인 보험회사
편집자주|노르웨이 오슬로대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김해인 선임기자가 2023-1학기 '노르웨이에서 행복을 묻다' 칼럼을 제작기간 중 격주로 연재합니다. 노르웨이에서의 행복을 담은 일상의 순간을 전합니다.노르웨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연어, 순록, 겨울왕국, 그리고 비싼 물가. 노르웨이는 북유럽 중에서도 가장 비싼 물가를 자랑하는 나라다. 맥도날드 빅맥버거 약 12000원, 버블티 한 잔 약 9000원, 커피 한 잔 8000원, 맥주 한 잔 12000원, 담배 한 갑 15000원 정도이며, 패스트푸드점이 아닌 번듯한 식당에서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