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63호에서는 황성주 교수(건축도시시스템공학전공)를 만나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 조성을 위한 연구들을 알아봤다. 도시 공간에서 우리는 무수한 데이터를 얻는다. 공간의 위치, 건축물의 크기, 재질, 배치, 사람들은 어디에 거주하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시를 이해하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할 수 있고, 도시의 문제도
나의 문학 답사 일지 : 배움을 찾아 떠난 국문학자의 여행정병설 지음. 파주 : 문학동네, 2023 프랑스의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이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이라고 정의하였듯 태초부터 인간은 여행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갈망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행이 갖는 의미는 그것을 대하는 시선에 따라 달라집니다.‘나의 문학 답사 일지’는 국문학자인 서울대학교 정병설 교수가 ‘한국문학과 기행’이라는 과목에서 강의한 내용과 우리나라 곳곳을 답사하고 여행하면서 쓴 글을 엮은 책입니다. 저자는 여행지에 스
‘예술과 과학’, ‘가상과 실재’ 그 경계를 허무는 이들이 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페블러스(pebblous)의 이주행 대표와 송다은(컴퓨터공학 박사·23년졸) 박사후연구원이다. 두 공학 박사의 ‘로봇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공동 전시회’가 조형예술관A동 2층 이화아트센터에서 9일~13일 진행됐다.첫째 날 찾아간 전시장 곳곳에는 작품을 그리거나 만드는 데 이용된 로봇이 전시됐다. 로봇은 인간을 편리하게 만드는 존재를 넘어 엄연한 창작 도구로서 작품과 공존하고 있었다. 디지털 그림이 물리적 그림으로, 가상과 실재의 경계를 허물다23년간
이화역사관이 16일(화)부터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포탄으로 얼룩진 전시 상황에서도 배움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이화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전시는 1950년대 본교의 모습을 돌아보며 시련을 이겨내고 창립 70주년을 맞은 본교의 역사를 다양한 사진으로 보여준다.특별전은 2024년 5월18일(토)까지 열린다. 관람은 무료이며, 개관 시간은 평일 오전9시30분~ 오후4시30분, 토요일은 오전9시30분~정오다.전시에서는 전쟁이란 힘든 시기에도 부산에서 성장을 이어간 이화의
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 루시 시글 지음. 고양: 지상의책, 2023 우리가 사는 지구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상 이변, 태평양 한가운데의 쓰레기 섬,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된 바다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내용일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 오염이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기후 위기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 루시 시글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 위기는 과도한 소비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합
주목받지 않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회사가 있다. 햇수로 5년째, 기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제공하는 기록 콘텐츠 전문기업 ‘미닝오브’다. 은평구에 위치한 미닝오브 사무실 문 앞에 서자 장은진(중문·15년졸) 대표와 정경희(방영·18년졸) 대표의 대화 소리가 새어 나왔다.다음 작업의 방향성에 대한 토의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그동안의 기록물이 빼곡히 꽂힌 책장과 커다란 칠판에 월별로 정리된 일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짧은 만남이 영원한 기록으로 남기까지두 사람은 자서전 작업을 계기로 ‘기록하는 삶’에 관심을
편집자주 | 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61호에서는 인공신경망 모델로 의료영상을 분석한 신태훈 교수(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챗GPT로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인공지능이 이제 의료영상 분석에까지 활용된다. 신태훈 교수(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연구팀은 흔히 딥러닝(Deep Learning)이라 불리는 ◆인공신경망 모델을 통해 의료 영상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알고
불신당하는 말 : 권력은 왜 피해자를 신뢰하지 않는가 데버라 터크하이머 지음. 서울 : 교양인, 2023 몇 년 전 세상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미투 운동은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일상에서의 성폭력 사건이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는지 밝혀지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공론화되어 성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보완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여전히 성폭력 사건에는 피해자의 말을 허위 사실로 몰아가고 혐의를 부인하는 가해자의 주장
세상 끝 등대 : 바다 위 낭만적인 보호자곤살레스 마시아스 지음/서울:오렌지디/2023 등대는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의 길잡이라는 본연의 성격과 더불어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서정적 의미가 더해져 희망을 상징하는 한편, 외로움과 쓸쓸함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항해 기술의 발전으로 등대의 원래의 역할보다는 낭만적인 대상으로서의 의미가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등대에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등대에 관해 조사하고 수집한 자료에 자신만의 감성을 더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
편집자주|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9호에서는 서선희 교수(식품영양학과)를 만나 먹방 유튜브 시청자들과 유형에 따른 마케팅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교 정문 햇세권이라서 입짧은햇님 영상 보고 음식 따라 시키면 90% 성공”2월13일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의 ‘자취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유튜버 ‘입짧은햇님’은 18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다.
조선의 걸 크러시 : ‘남성’ 말고 ‘여성’으로 보는 조선 시대의 문학과 역사임치균 외 지음. 서울 : 민음사, 2023 남존여비, 삼종지의, 칠거지악... 요즘 세대가 들으면 이게 다 무슨 소리인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선시대 여성들에게 순종과 희생을 강요하는 이 뿌리깊은 유교 사상은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형화된 정체성을 거부하고 주체적인 삶을 선택한 조선의 여성들이 있습니다.이 책은 역사적 기록에서 실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거나 고전소설 등에 등장하는 여성이 주인공인 이야기
편집자주|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7호에서는 이주희 교수(사회학과)를 만나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 플랫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날 노동은 정규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플랫폼 노동’이라는 용어는 2005년부터 학계에서 사용돼왔다. 모든 노동 방식 중 정규직과 가장 먼 형태로, 앱이나 웹사이트와 같은 플랫폼을 매개로 고객과 노동자가 연결돼 소득을 얻는 방식이다. 청년들도 쉽게 접할 수
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나혜석, 하야시 후미코 지음. 서울 : 정은문고, 2023 여성이 교육을 받고 사회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제약이 따르던 1930년대, 나혜석과 하야시 후미코는 4년의 시차를 두고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으로 향합니다. 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떻게 달랐을까요?일제시대 식민지 조선의 부유한 엘리트 계층인 나혜석은 외교관을 지낸 남편의 구미 시찰에 동행하여 유럽과 미국을 여행하며 구미여행기를 남깁니다. 관광지, 건축물, 미술관에 대한 감상, 여행지의 사회상 등을 빼곡히 담고 있는 글 속에서 그녀의 지
용어만 알 뿐 영어로 말하진 못합니다. 그럼에도 물리는 할 수 있습니다.일본의 물리학자 마스카와 도시히데가 200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후 한 말이다. 그는 노벨상 시상식에 가기 전까지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영어에 서툰 학자가 학계에서 대가로 인정받는 모습은 오늘날 한국 대학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마스카와 같은 학자가 한국에서 탄생하기 어려운 것은 한국 대학의 교원 평가 관행과 관련 있다. 교수들은 교원종합평가를 통해 연구 실적을 평가받는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재임용이나 정년 보장 여부를 심사한다. 연
대학에서 인문학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명지대학교 및 명지전문대학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철학과를 폐과하는 안을 최종적으로 의결했다. 한국 대학 곳곳에서 인문학은 경제성과 실용성 결여라는 논리 하에 사라지고 있다. 대학에 인문학의 자리는 없다2022년 12월 말, 학교법인 명지학원은 회생 과정에서 ▲물리학과 ▲바둑학과 ▲수학과 ▲철학과를 폐과하고 사학과는 미술사학과로 통합하는 개편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에 명지대 김준성 교수(철학과)는 “대학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통추위에서 개최한 공청회는 명분
조화로운 삶 : 헬렌과 스콧 니어링이 버몬트 숲속에서 산 스무 해의 기록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씀. 파주 : 보리, 2023 헬렌과 스콧 니어링 부부가 미국의 대도시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시골로 이주한 1930년대의 미국은 대공황, 전쟁 등으로 인해 불안정하고 혼란한 상태였습니다.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에 불어닥친 위기는 개인의 삶도 불안하고 위태롭게 만들었으며, 두 사람은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독립된 경제를 만들어 자신들이 주체가 되고 신념을 지키는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이 책은 이들이 20년간 버몬트의 숲속에서 직접
고(故) 이어령 교수는 영면했지만 그의 발자취는 끝나지 않았다. 이 교수의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가 2월25일부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1주기를 추모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남긴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이 교수는 ‘시대의 지성’이라고 불린 학자이자 교육자, 행정가, 크리에이터(creator)다. 언론사 논설위원, 대학 교수, 초대 문화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88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굴렁쇠 소년’을 연출한 문화기획자이며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낼 때는 국립국어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설립해 문화 발전에 큰 공
“니 ◆엘지비티(LGBT)가? 장미는 여자잖아.” 연애 예능 프로그램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좋알람)’(2023)에서 나온 한 남성 참가자의 말이다. 이 남성은 동성에게 호감을 표시한 여성 참가자에게 놀라며 이와 같은 말을 내뱉었다. 구수한 사투리로 상대 참가자에게 성 정체성을 묻는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 여러 곳으로 퍼져 화제가 됐다. 좋알람은여느 연애 예능과 다를 게 없어 보였지만 ‘자스민’이라는 여성 참가자가 같은 여성인 ‘백장미’에게 호감을 표시한 후로 시청자가 급속히 유입됐다. 해당 프로그램의 연관 검색어에는 둘을
우리는 새로운 것을 봤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인터넷이 그랬고, 스마트폰이 그랬다. 이제 우리 앞에 다가온 두려움은 챗GPT다. 인공지능 기반 챗봇 챗GPT는 긴 설명을 요구하는 답변을 완성도 있게 제시해 보고서, 연설문 작성, 번역·어학 공부, 코딩 등에 활발히 활용되며 우리를 놀라게 했다. 챗GPT의 시대, 대학교육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살펴봤다. 챗GPT…학생들 의견 갈려“정보량이 많아서 일일이 검색하기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는데, 시간을 아껴주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학생들은 챗GPT를 과제나 각
포스트휴머니즘의 세 흐름 : 캐서린 헤일스, 캐리 울프, 그레이엄 하먼 이동신 지음. 서울 : 갈무리, 2022 현시대를 인류세라고 명명하는 많은 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이 지질학적 변화를 가져올 정도로 광범위하고 파괴적임을 강조하며 기후변화 같은 위기를 생각하면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사람과 사물로 구분하고, 사물을 인간의 소유물로 여겨 약탈과 훼손을 정당화하려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벗어날 수 없다는 비관론적 전망이 다수 존재합니다.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테크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