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02건)

요즘 나는 종종 과거에 상상도 못한 분야에 관심과 흥미를 느끼고 있는 현재의 나를 과거의 내 자신과 비교해보며 신기해하곤 한다. 어릴 적 나는 내 자신이 의심할 여지없이 이공계열에 진학하고 관련 직업을 가질 것이라 굳게 믿었다. 또한 인문이나 사회 계열은 지루하며 내가 그쪽으로 관심을 갖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현재의 나는 그 당시의 예상과 매우 달라졌다. 나는 생물학, 광고학, 언론학, 범죄학에 큰 흥미를 보이다가 요즘 교직 수업을 들으며 교육학에도 관심이 생겼다. 이렇게 다방면을 거쳐 오면서 드는 생각은 ‘저건 나와 전혀 맞지 않을 거야’라고 지금의 나를 기준으로 함부로 미래를 속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분야에 관심과 흥미를 쏟고 있지만 미래의 나는 어떤 흥미를 갖게 될지 알 수 없다. 시간이 지난 미래엔 흥미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공을 다시 선택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약 49.0%가 그렇다고 했고 그 이유로 ‘관심과 흥미의 변화’를 꼽았다 또 경험을 통해서 숨겨진 자신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다. 가끔 한 분야만을 바라보고 그 분야의 전문가만을 꿈꾸던 사람 중에서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낯설어 하며 그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낯설어하며 두려워하기 보다는 그 변화를 당당히 인정하고 바뀐 내 자신을 북돋아줘야 한다. 우리는 ‘직접 어떤지 겪어보자’ 하는 도전정신과 내 숨은 면모가 발휘될 수도 있다는 자신의 잠재성을 믿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여론광장 | 원동심(사교·14) | 2015-05-04 13:36

내가 대학에 온 후 가장 어려워하는 일 중 하나는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밥을 먹기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 컵라면으로 대충 배를 채우기 일쑤다. 항상 먹는 똑같은 음식에 질려 하루 종일 굶다 힘이 빠지기 시작할 때서야 뭔가를 먹기도 한다. 내 친구들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로의 형편없는 식생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편 안부를 물을 적 가장 먼저 입에서 나오는 말은 ‘밥은 잘 먹고 다니니?’가 되어 버렸다. 그야말로 살기 위해 먹고 있던 나에게 제대로 된 음식에 대한 욕구를 돌려준 건 바로 ‘쿡방(요리 방송)’이었다.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리 과정을 중심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음식은 툭 튀어나온 선물이 아니다. 그것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볼 수 있듯 자연과 인간을 이어 주는 매개체이며, 때로는 먹는 사람의 습관과 감정을 드러내는 창과도 같다. 좋은 음식은 행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데, 우리가 먹는 것이 어느 정도 우리 자신을 정의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나에게 말해준다면, 나는 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말해주겠다.’ 19세기 미식가인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랑(Jean Anthelme Brillat-Savarin)의 이 구절은 여전히 유효하다. 자신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또 자신을 얼마나 보살피고 있는지 그 여부가 한 끼 식사에 고스란히 보이지 않는가. 그러므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려 노력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학기가 시작된 지도 한 달이 지난 지금, 모두가 하루를 즐겁게 해 줄 점심을 먹기 바란다.

여론광장 | 김선우(불문·14) | 2015-04-06 19:43

20대를 부르는 말 중에 삼포세대라는 말이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말이다. 연애와 결혼을 포기했다고 하는데, 어찌 된 것이 내 주변에는 온통 커플뿐인 것만 같다. SNS를 켜 봐도, 뉴스 기사를 봐도 친구들도, 연예인들도 연애를 포기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휴대폰 전화번호부에는 몇 백 명의 사람들이 저장되어 있지만, 그 중 연락하는 사람의 수는 매우 한정적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지만 훨씬 더 외로워졌다. 눈앞의 친구보다는 핸드폰 안의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점점 상대에게 ‘충실해지는’ 방법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핸드폰 안의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록 우리는 더욱 더 외로워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연애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끊임없이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지 모른다. 다른 관계에서는 충족될 수 없었던 외로움이 충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연애는 결코 좋은 결말을 가져올 수 없다. 요즘 청년 세대의 연애가 과소비적 경향을 띠고, SNS에 보여주기식 연애가 만연하는 이유이다. 상대에 대한 충실함 없이 외로워서 시작된 관계는 상대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며,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기기 마련이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결코 한 사람과의 사랑이나 연애로서 충족될 수 없다. 봄이 온다, 벚꽃이 핀다.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며 외로움을 일시적으로 달래기보다는 홀로 이화동산을 걸으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본인에게 충실하고 자신의 마음을 아는 사람만이 상대에게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론광장 | 유가환(사회·13) | 2015-03-30 19:10

고3 수험생 시절, 대학은 로망 그 자체였다. 대학에 입학하면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을 것이라 기대하며 견뎌냈다. 하지만 이화에 온지 3년이 된 지금, 나는 고등학교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바로 ‘친구’ 때문이다. 20살이 된 후 고등학교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디에든 새로운 사람들로 넘쳐났다. 처음에는 마냥 신기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졌다. 누군가와 진정한 ‘친구’가 된다는 것이 처음으로 어렵게 느껴졌다. 왜 일까.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음에도 3년이 지난 지금, 어째서 여전히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일까. ‘요령’이 생겼기 때문이다. 감정을 소비하지 않는 ‘요령’.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그와 나 사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쉽게 그 인연을 끊어 버린다. “나랑 안 맞아”라는 말을 덧붙이며. 말다툼을 하거나 몸싸움을 하며 친구가 돼 가는 과정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주변에는 대부분 형식적인 관계만 남았다. 새 학기마다 가장 많이 하고, 듣는 말이 “예뻐졌다”, “살 빠졌어?”, “나중에 밥 한 번 먹자”라는 의미 없는 말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등학교 때는 지긋지긋했던 친구와의 말다툼이 이제는 그립다. 울고불고 싸워도 며칠 후면 언제 그랬냐는 듯 꼭 붙어 다니던 친구들이 그립다. 내가 조금 피해보더라도 친구가 가장 소중했던, 항상 진심으로 서로를 대했던 그 때가 그립다. 최근 새로운 동아리에 들어갔다. 1, 2학년 시절 저질렀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혹 나와 같은 실수를 한 사람이 있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새로운 만남과 인연을 쌓아가는 학기가 되길 기대하자.

여론광장 | 김은총(기독·13) | 2015-03-23 19:39

개강 둘째 주, 이화여자대학교 교정에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평년보다 매서운 날씨에 뼛속까지 덜덜 떨며 예쁜 코트를 접어두고 오리털 겉옷과 함께 길을 나섰다. 이제 봄이라더니 겨울보다 견디기 힘든 추위에 괜히 심통이 난다. 대학교 3학년을 맞은 나에게 이번에 맞이하게 될 봄에는 걱정과 혼란이 앞선다. 숨가쁘게 달려온 공연 동아리와 학과 활동이 끝나고 새로운 분기점이 되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꽃샘 추위가 끝나면 꽃이 피어나듯이 나의 방황도 분명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시기라고 믿기에 두려워하기 보다는 나아갈 용기를 가져 보려고 한다. 차디찬 겨울을 지나 이제 좀 따뜻해 지나 할 때 불어오는 더욱 찬 바람에 견딜 수가 없어지는, 꽃을 시샘하는 바람인 꽃샘 추위. 서로 사랑만 하기도 아쉬운 이 계절에 아름다움을 시샘하는 이 추위를 이해할 수 없다가도 이 바람이 지나면 정말 새로운 봄이 올 것임을 믿기에 한껏 설레는 하루다.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이할 때, 우리들에게는 방황의 바람이 찾아온다. 가수 페퍼톤스의 Sing! 이라는 노래 중에 '어제 꿈꾸던 내일은 지금 이순간이니까 자 노래하라'라는 구절이 있다. 모든 순간은 다 의미있는 소중한 시간들이니, 매서운 바람이 불때에도 두려워하기 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자.

여론광장 | 윤소정(불문·13) | 2015-03-16 12:15

한 학기, 한 해가 끝나가는 지금. 캠퍼스에는 과제와 시험 준비로 분주한 벗들이 가득하다. 봄이 오면 앞으로의 날에 대한 계획을 세우듯, 겨울이 오자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된다. 학생에서 벗어나 사회인으로 거듭나기를 준비하는 우리는 상황에 따라 학점, 대외활동, 어학점수, 그리고 연애,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대한 계획을 갖는다. 목표를 완벽히 이루지 않은 이상, 후회가 남기 마련이다. 꼭, 계획을 달성했느냐 뿐 아니라 과거에 ‘그때 좀더 잘할걸’,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같은 아쉬움이 몰려온다. 며칠 전, 친구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후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제일 후회되는 것이 뭐야?’ 라는 질문에 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후회’라고 생각하니 내 삶의 모든 부분이 후회에 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를 마시고 있는 그 상황만 해도‘아, 술 그만 마시려고 했는데’와 같은 사소한 후회에서 시작하여, 생각할수록 나의 지난 선택, 행동에 대한 후회가 떠올랐다. 그날 밤엔 찝찝하고 불편한 기분으로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후회스러운 일을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시 한 번 생각하니, 그 감정이 단순히 후회는 아닌 듯 했다. ‘후회의 기준이 무엇이지?’ 라는 생각에 혼란스러웠을 때 하상욱 시인의 시 한편이 떠올랐다. 후회하고 있다는 건 실수로 끝났었던 것미련이 남았다는 건 노력이 부족했던 것 이 시를 통해 아쉬운 일은 후회와 미련으로 나눠짐을 알았다. 잘못과 실수는 후회가 되지만 부족했던 노력은 미련이 된다. 지난날을 돌아볼 땐 후회와 미련을 구별한다면, 앞으로 새로운 다짐을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여론광장 | 이수민(불문·13) | 2014-12-01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