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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이대학보 | 2015-09-21 00:07

진도 7.9. 반경 수백 킬로미터에 ‘심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강진이 네팔을 뒤흔들었다.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가족을 잃었다. 사망자 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네팔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1일 오전9시 기준 사망자 수는 약 6100명이다. 본지는 네팔에서 우리나라로 와 본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을 만나 현지인의 입을 통해 현지 상황에 대해 들었다. 남의 얘기로만 느껴졌던 현지의 상황을 실제로 들으니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광장도 힘없이 무너졌다. 구호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네팔을 향해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시작한 네팔 구호 성금 모금은 이틀 만에 1000만 달러(한화 약 107억 원)를 돌파했다. 유니세프(UNICEF),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등 세계적인 구호단체에서도 모금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이러한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2011년 일본에서 발생했던 강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당시 본교 내에서도 활발한 모금활동이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관심이 부족하다. 아무래도 물리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네팔에도 우리 교민이 있으며, 네팔로 수학여행을 떠난 우리나라의 어린 학생들도 있다. 히말라야로 등반을 떠났던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인 김홍빈 대장도 지진으로 인해 눈사태를 겪고 고립됐다가 4월30일 카트만두로 돌아왔다. 비슷한 시기 등반을 했던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봐주길 바란다. 당장 본교 안에만 해도 네팔 학생이 있다. 작은 관심에도 감동하며 이화인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이가 있다. 본지와 인터뷰를 한 네팔 출신 유학생 프라단 에라(경제·13)씨는 모금 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는 본지의 연락을 받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때 대외활동이나 팀플을 함께 했던 학생들에게도 위로와 추모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작은 관심, 10원의 적은 돈이라도 건네준다면 네팔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시대다. 네팔은 멀지 않다. 네팔의 상황에 조금 더 귀 기울이는 이화인이 되기를 바란다. Pray for Nepal.

사설 | 이대학보 | 2015-05-04 13:31

‘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 기획이 1494호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본지는 지난 4주간 본교의 안전 교육 실태, 실험실 및 실습실 안전 상태, 비상구 실태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내·외 안전 전문가 5명과 함께 학내 안전 문제 개선 방안, 안전 문제와 관련한 대학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4주간 본지가 살펴본 이화의 안전 의식은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실습실에는 인화성 가스통이 아무런 주의 사항도 없이 놓여 있었고, 실험실의 화학제품은 명확한 표시도 없이 보관돼있었다. 몇몇 건물의 비상구 또한 의자, 책상 등으로 가로막혀 비상 시 대피가 불가능했다. 위기 상황 발생 시 생명의 문으로 기능해야 할 비상구가 학생들의 짐 보관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본교 구성원들 또한 안전 교육을 단순한 ‘선택’의 문제로 바라봤다. 작년 4월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다.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매일 걷는 정문 앞에서도, 수업을 듣는 강의실 안에서도, 2호선 지하철에서도 안전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설마하지 말고 내 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전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긍정적 의미의 ‘설레발’을 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지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안전 전문가들은 대학 안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안전 수칙 여럿을 제안했다. 수업 중 가상 대피 훈련을 진행하거나,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이 교수를 통해 안전 교육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고, 학내 언론에 사고 사례를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경각심을 갖게 하는 등의 방법이다. 한 전문가는 조예대 실습실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같이 매우 일상적인 행동 또한 안전 수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잘못된 생활 안전 상식을 바로잡을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안전 수칙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전제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이화 구성원의 동의다. 교내 기관이 주도해 안전 교육 횟수를 늘리고, 안전 수칙 생활화를 장려하는 등의 일방향적인 방법으로는 안전 이화를 만들 수 없다. 학생, 교직원, 교수 등 이화의 구성원 모두가 안전 의식을 생활화할 때 비로소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하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화의 안전의식이 롱런(Long run) 가능하길 바란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4-06 19:38

본교 제47대 총학생회(총학) 보궐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개표 가능 투표율인 50%를 겨우 넘긴 50.8%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총학이 뽑힌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본교 학생 자치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계속된 '한집 선거', 낮은 투표율,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제47대 총학 보궐선거에는 작년 11월 진행된 제47대 총학 선거에서 당선됐다가 정후보가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적되면서 해산한 '함께이화' 선거운동본부(선본)의 손솔 부후보가 단일 선본인 '이화답게'의 정후보로 출마했다. 손솔 부후보가 함께이화 선본의 해산에 큰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태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던 부후보가 다시 정후보로 출마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작년에도 지적됐던 '한집 선거' 논란은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계속됐다. 손 정후보가 다시 나온 것과, 함께 나온 부후보 역시 이전 총학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함께이화' 선본을 비롯해 이전 선본과의 공약의 유사성 등이 그 예다. 학생대표로 구성된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구체적이지 않은 선거시행세칙과도 연관이 있었다. 총학생회선거시행세칙에 나와있는 검표 규정은 9개에 불과하다. 무수히 많은 예외 규정에서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나치게 융통적인 기준을 보여줬다. 작년 703표에서 621표 줄어든 것이자,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준 82표의 무효표가 이를 반증한다. 투표율 산정 과정에서도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투표율 산정 기준이 선거시행세칙에 정해져 있지 않아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었던 것이다.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본지 기자의 지적이 있은 후에야 투표율 산정 기준을 정정하고 작년과 똑같은 기준으로 바로잡았다. 이같이 철저하지 못한 선거 과정은 학생들의 신뢰를 낮춰 학생 자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중앙운영위원회로 활동하게 될 총학 당선자를 비롯한 학생대표들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좀 더 투명하고 철저한 자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3-30 19:05

본교 정문을 나서면 ‘대학’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대역에서 정문, 정문에서 신촌 기차역까지 이어지는 골목 곳곳은 이미 중화권 관광객을 위한 상점과 시설들로 가득 차있다. 화장품 가게 직원은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해 중국어로 가게를 홍보하고, 홍보 포스터 또한 중국어로 가득하다. 관광버스에서 무리 지어 내린 중화권 관광객들은 쇼핑을 즐기기 바쁘다. 실제 본지 조사 결과도 이를 입증한다. 17일~18일 본교 앞 화장품 가게, 레지던스 오피스텔 등을 조사한 결과, 본교 정문에서 신촌 기차역 사이에 있는 1층 상점 109곳 중 33곳(약 33.3%)이 중국어 포스터를 내걸고 있었으며 이 중 31곳은 화장품 가게였다. 약 93.9%에 달하는 수치다. 정문 앞 화장품 가게에 따르면 중화권 관광객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곳도 있다. 주거 공간도 마찬가지다. 중화권 관광객의 폭발적인 숙박 수요에 맞춰 본교 앞에는 단기 숙박이 가능한 레지던스 오피스텔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루 평균 200명의 관광객이 머물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는 최근 몇 달 간의 문제가 아니다. 본지가 이번 호에서 이 문제를 주목한 이유기도 하다. 2008년부터 중국의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화권 관광객 600만 명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이 중 본교 앞은 그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본교 앞 거리에 더 이상 이화인은 없다. 본지가 이번 기획 기사를 준비하며 만난 이화인들은 “학교 앞 가게에 물건을 사러 갔으나 관광객들에 밀려 문전박대 당했다”, “늦은 밤, 오피스텔에 투숙하는 관광객들의 소음으로 불편을 겪었다” 등의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급속한 변화로 대학 생활의 로망을 잃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본교 앞 거리는 더 이상 대학가로 기능하지 못한다. 대학가의 특수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과거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기능했던 본교 대학가는 중화권 관광객의 쇼핑과 투숙에 그 자리를 내어준 지 오래다. 실과 득의 논리에서 우리는 뭐라 할 말이 없다. 학생은 ‘돈 안되는’ 손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가는 대학이 있기에 더욱 의미 있는 법이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대학, 지역 사회, 시민이 함께 고민해 이화인도 있고, 관광객도 있는 대학가가 조성됐으면 한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3-23 19:34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약 1년이 지났다. 길거리를 가득 메웠던 노란 리본 물결과 추모 행렬은 줄어들었지만, 그 날의 참사는 우리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본지 또한 단순히 안전 의식을 제고해야한다는 의식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하는 안전이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4주에 걸친 ‘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 연재를 기획했다. 이번 주 본지가 주목한 안전이화 그 첫 번째 주제는 본교의 안전 교육 현황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본교 총무처 총무팀은 매 학기 신입연구활동종사자와 정규연구활동종사자(실험·실습과목을 수강하는 학부생, 연구활동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해당 수업 교수에게 자율적으로 교육 불참에 관한 제재를 맡기는 등 안전 교육에 대한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작년 2학기에는 교육 대상자의 반발이 심하다는 이유로 기존 불참자에게 주어지던 도서관 출입 및 대출 금지 제재를 없애기도 했다. 구성원의 안전보다 불편이 우선인 참 ‘이상한’ 제재 완화 조치다. 소방 교육훈련 또한 마찬가지다. 총무처 총무팀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연 2회 진행되던 소방 교육훈련 횟수를 연 4회로 늘렸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다. 교내 구성원 모두가 필수적으로 참여해야한다는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고, 가상 대피 훈련도 학과 수업이 진행되지 않거나 거의 없는 본관, 종합과학관 C동 등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만약 유동인구가 많은 이화·포스코관, 학생문화관 등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학내 구성원들은 소화기가 어느 곳에 있는지, 비상구는 어디인지 알 도리가 없다. 느슨한 본교의 안전 교육 행태는 수치상으로도 나타났다. 총무처 총무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학기(2월~4월) 진행된 실험실 안전교육 수료율은 81.0%였지만 작년 2학기(8월~11월) 실시한 교육에선 64.7%로 16.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안전에 취약한 실험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특별안전교육은 재작년 8월 66.0%에서 작년 10월 47.1%로 18.9%포인트 떨어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오히려 수료율이 떨어진 것이다. 이는 비단 미흡한 학교 제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안전 교육을 선택의 대상으로 삼는 본교 구성원의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고, 안전이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학교와 학생의 긴밀한 안전 협력이 필요하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3-16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