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파리 못 가겠는데? TGV(프랑스 고속 열차) 다 취소됐어.” 프랑스에 와서 불편함을 겪는 것 중 하나는 파업이다. 3월7일, 프랑스에서는 6차 연금 개혁 반대 파업의 영향으로 3월8일부터 10일까지 파리를 포함한 여러 프랑스 지역의 교통이 감축 운행됐다. 릴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주말에 파리나 주변 도시들로 여행 가려던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릴에 머물게 됐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프랑스에 온 지 약 2달이 된 지금까지 여러 번 겪었다. 처음에는 시위가 있는 날은 위험하니까 기숙사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지만, 이
편집자주|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7호에서는 이주희 교수(사회학과)를 만나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 플랫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날 노동은 정규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플랫폼 노동’이라는 용어는 2005년부터 학계에서 사용돼왔다. 모든 노동 방식 중 정규직과 가장 먼 형태로, 앱이나 웹사이트와 같은 플랫폼을 매개로 고객과 노동자가 연결돼 소득을 얻는 방식이다. 청년들도 쉽게 접할 수
2월25일, 도쿄에 도착했다. 회사 방향으로는 잠도 안 자는 인턴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하루 8시간씩 꼼짝없이 앉아있던 엉덩이가 기어코 자유를 요구했다. 새해는 밝았고, 엔데믹이 시작됐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대 여행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개강을 뒤로하고 5박 6일 자체 휴가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유난히 추운 1월이었다. 처음 다녀보는 회사의 시계는 느렸고 밤이 긴 계절인데도 퇴근만 하면 시간이 빠르게 달렸다. 인턴사원에게 주어지는 애매한 소속감은 불안과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늘 같은 책상, 같은 의자,
편집자주|그때 학보가 다룬 그 문제, 지금은 해결됐을까? 1656호부터 본지에 실렸던 학내 이슈를 돌아보는 칼럼 '새로고침'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본교 구석구석, 지나치기 쉬운 순간들을 사진기자의 시선으로 포착합니다.2019년 8월30일 ECC에서 발생한 조류충돌 이슈를 다룬 ‘윈도우 스트라이크(window strike)’ 기사가 발행됐다. 2021년 5월15일에는 조류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구성된 교내 소모임 ‘윈도우 스트라이크 모니터링 팀’의 활동과 교내 윈도우 스트라이크 현황을 담은 기사가 후속 발행됐다.2022년 ‘야생생물 보
Ewha’s dormitory announced four newly applied penalty clauses via its official website on Feb. 20. These new penalties came into effect the day after the announcement on Feb. 21. According to the dormitory’s notice board, new regulations have been put in place: banning early morning deliveries, pena
In January, the 3D virtual girl group MAVE:, developed by Netmarble F&C’s subsidiary Metaverse Entertainment and Kakao Entertainment gained attention from K-pop fans. MAVE:’s debut music video reached 10 million views on YouTube within two weeks of its release, proving its potential as a virtual K-p
매주 월요일 아침 9시 반, 나는 사회대 학생 카페 U1으로 출근한다. 사회대 지하에 위치한 카페에 들어가 먼저 기본 블랙커피를 내린 뒤, 테이크아웃 커피잔들을 미리 꺼내놓는다. 10시가 되면 사회대 학생들이 한두 명씩, 가끔은 우르르 들어와서 커피를 주문한다. 아직 노르웨이어가 서툰 나는 영어로 주문을 받고 라떼면 라떼, 블랙커피면 블랙커피를 준비한 뒤 계산을 돕는다.카페 오픈 아르바이트와 다름없는 이 일을 오슬로 시내 카페에서 한다면 시급이 족히 삼만 원은 될 것이다. 하지만 내 시급은 0원이다. 학생카페의 인턴으로, 무료로 봉
기억은 시간과 함께 흘러 아프지 않은 것들만 남는다. 시간은 그 조각을 휩쓸며 아름다운 것들만 남긴다. 더는 힘들지 말라는 누군가의 배려일까. 중간고사 한 문제에 정말 목숨을 걸었던 지독했던 학창 시절도 지금 돌아보면 풋풋한 추억이듯이, 그렇게 기억은 아름다운 부분만 남긴 채 흐른다. 우리는 이 남겨진 조각을 추억이라 부른다.하지만 어떤 조각들은 너무 깊게 박혀버려서 아무리 강한 시간이 지나가도 그 자리에 머문다. 아무런 의도도 없이 투명하게, 계속 그 자리에 머물며 남아있다. 그런 것들은 슬프게도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들이 대부분
드라마/스위트 투스: 사슴뿔을 가진 소년(2021)우리는 스스로의 삶에 생각보다 많은 제약을 걸며 살아간다. 이건 안 될 거야, 이건 너무 어려워, 나는 못 해... 자신의 발밑에 이러한 선을 긋고 그 안에 갇혀 나오지 못한 적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선은 훗날 자신에게 후회의 화살로 되돌아오곤 한다. 현재의 내가 쌓여 미래의 나를 만든다. 지금의 선택 하나하나가 앞으로의 내 삶의 여정에서의 방향을 조금씩 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조금의 틀어짐이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에는 전염병이 돌아 인류가 한차례
매해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노동환경 개선, 여성의 참정권 쟁취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여성들의 대규모 시위였다. 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먼지가 가득하고 쉴 곳도 없는 환경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했지만, 임금은 남성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고 선거권도 갖지 못했다. 1910년 뉴욕의 의류공장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 수백 명이 화재 사고로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고, 당시 미국의 여성
조화로운 삶 : 헬렌과 스콧 니어링이 버몬트 숲속에서 산 스무 해의 기록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씀. 파주 : 보리, 2023 헬렌과 스콧 니어링 부부가 미국의 대도시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시골로 이주한 1930년대의 미국은 대공황, 전쟁 등으로 인해 불안정하고 혼란한 상태였습니다.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에 불어닥친 위기는 개인의 삶도 불안하고 위태롭게 만들었으며, 두 사람은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독립된 경제를 만들어 자신들이 주체가 되고 신념을 지키는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이 책은 이들이 20년간 버몬트의 숲속에서 직접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새학기가 돌아왔습니다. 캠퍼스에 흐르는 빗방울 하나, 바람 한 자락에도 봄기운이 풍깁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개강은 어땠나요? 처음 듣는 수업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모르는 얼굴들을 잔뜩 마주하는 봄날이었으리라 여깁니다.우리는 살면서 모르는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나게 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이들을 만나 관계를 맺고, 서로의 마음에 저마다의 크기로 자리잡습니다. 두 세계의 조우입니다. 저 또한 이화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알게 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제가 평생 동안 모르
한 분야에서 50년 이상 커리어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평균수명이 짧은 직업군에서는 더 어려운 일이다. 발레리나는 흔히 30~40대에 은퇴한다. 토슈즈를 신고 하는 발레 특성상 온몸의 무게를 발끝만으로 지탱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무용 분야보다도 활동 기간이 짧다. 그러나 6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토슈즈를 신고 무대에 오르는 이가 있다. 조윤라 발레리나(무용·77년졸)는 본교 무용과를 졸업한 후 충남대 교수직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비결은 365일 쉼 없는 꾸준함긴 시간 동안 발레를 이
전공 탐색을 마친 22학번 정시통합선발생(정시통합생) 들이 3월 각자 원하는 전공에 진입했다. 정시통합선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1년간 전공 박람회/설명회, 호크마세미나와 호크마멘토 프로그램 등 여러 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이후 2학기 기준 호크마교양대학 소속 재학생은 매해 11월경 사범대학, 약학대학 등을 제외한 7개 단과대학(단대) 내 40개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한다. 2023학년도에는 324명의 정시통합생이 선택한 전공에 진입해 새로운 시작을 맞았다. 정시통합생들 컴공∙경영 선호해호크마교양대학(호크마대)
학식은 가격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는 대학생의 특권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부담 없는 학식을 위한 학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학생 78%가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학식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으로 본교 학식 가격이 올랐다. 유일하게 4000원대였던 기숙사식이 5000원에 가까워지면서 식비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학교 측은 “끝없이 오르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식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일까. 치솟는 학식 가격작년 4300원이던 E-
“변호사가 운영하는 동네 책방”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서점 입간판에 적힌 소개 문구다. 문을 열자마자 ‘변호사 김소리’ 팻말이 걸린 사무실이 보인다. 변호사 사무실을 지나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책방 진열대에는 ▲노동권 ▲여성인권 ▲동물권 ▲환경권 등 책방지기의 취향이 담긴 책들이 분류별로 꽂혀 있다. 제2의 법률 인생을 시작한 김소리 변호사의 ‘밝은 책방’과 법률사무소 ‘물결’이다. 책과 법, 문학과 정의가 공존하는 그의 놀이터 ‘밝은 책방’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비주류 로스쿨생 "나는 내 길을 간다"김소리씨는 대학생 때부터 사
당신과 같은 내가 여기 있어요.세상에서 별난 사람 취급을 받는 이들에게 ‘XX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외모 강박, 퀴어 혐오, 경제적 곤란, 완벽주의, 가정 폭력, 젠더 폭력, 비혼주의. 20대 여성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문제다. 여기 이를 솔직하고 발랄하게 풀어낸 웹드라마 ‘오후 두 시의 캠퍼스(오두캠)’가 있다. 여대를 배경으로 대학생이 겪는 고충과 회복을 담은 4부작 ◆옴니버스 웹드라마다. 외모 강박, 퀴어 혐오, 가정 폭력, 비혼 소재를 차례로 다룬 오두캠은 1일 기준 유튜브 누적 조회수 69만 회를 달성했다. 20대
"생태계 큰 그림을 그려야, 잔잔바리는 금방 죽어"서울시 구로구의 한 건물에 위치한 켐토피아 경영이사실에 들어서자 새하얀 화이트보드 위 빨간 보드마커로 강조된 문구가 눈에 띄었다. 산업 전반을 이끌어가겠다는 대표의 당찬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2002년 어머니 집 방 한 칸을 빌려 직원 한 명과 시작한 켐토피아는 20년이 지나 직원 수 150명을 훌쩍 넘긴 기업으로 성장했다. 처음엔 기업이 위험한 화학물질을 배출하지 않도록 심사하는 컨설팅 기업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환경·안전·보건 영역까지 발을 넓혔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에 위험
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56호부터는 인스타그램에서 독자들의 질문을 받아 인터뷰 질문을 구성한다. 이번 호는 게임 회사 크래프톤에서 근무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의 삶을 다룬다.한 게임이 출시되기까지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게임이 가진 특징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을 구상한다. 그들은 게임의 세계관과 그래픽을 짧
‘카페에서 공부’의 줄임말인 ‘카공’은 하나의 소비 문화이자 학습 문화로 자리잡았다. 본교 앞 카페에서도 공부하는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카공족’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집이나 도서관, 독서실을 벗어나 카페에서 공부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김하은(불문∙21)씨는 “집에서 공부하다 보면 쉽게 피곤해지고 집중이 흐트러져 카공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수빈(정외∙21)씨는 “수업이나 약속 등으로 밖에 있다가 과제를 해야 할 때 접근성이 좋은 카페를 찾게 된다”며 “소음으로 남에게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