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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탑] 언어로 맺는 존중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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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간 기간 막바지, 대전고등법원 이인석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존댓말로 작성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판결문에 익숙지 않다면 ‘존댓말로 판결문 쓴 게 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통상 판결문에는 ‘~하라’, ‘~한다’ 식의 어미가 쓰인다.존댓말 판결문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7년 전, 긴급조치 제9호와 관련한 재심 청구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사법부는 과거 잘못에 대해 존댓말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전체 판결문 중 사과의 뜻이 담긴 문장 딱 하나가 그랬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1948년 7월17일 헌법 제정 이래로 모든 판결문이 반말
상록탑
김혜연 미디어부장
2020.05.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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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편집국] 온라인 마감이 진행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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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 아직 5월 중순이지만 벌써 계절은 여름에 접어든 듯합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가는 것 같습니다. 학보 일정은 하반기로 접어들었고, 앞으로 2번의 마감만이 남아있습니다.이번 학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저희는 온라인 마감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여러분께 온라인 마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말씀드리고자 해요. 먼저 이대학보의 일주일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기획안 제출 및 기사 배분(일)-취재(월, 화)-마감(수)-FCD(Fact Checking Desk)(목)-공정(금)으로 흘러갑니다.
FROM 편집국
이수연 편집국장
2020.05.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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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호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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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연툰
이유빈 만평기자
2020.04.2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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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누가 제시에게 수갑을 채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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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럴드의 게임’에서 제럴드와 제시 부부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러 외딴 별장으로 떠난다. 제시의 기대와 달리 제럴드는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근친상간 상황극을 요구한다. 그만하자는 제시의 말을 비웃던 그때, 갑자기 제럴드는 비아그라 부작용으로 사망한다. 도움을 청하던 중, 죽었던 남편이 일어난다. 제시 자신이 환영을 만들어낸 것이다. 자기 자신의 환영도 보인다. 환영들은 제시에게 말을 걸며 그녀의 기억을 끄집어낸다.어릴 적 제시는 개기일식 때 아빠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해 혼자 고통스럽게 감춰왔다. 강간은 아
여론광장
황서량(커미·19)
2020.04.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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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공감 피로의 시대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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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국 사회는 ‘n번방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가해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하고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원에는 268만명 이상이 동의했고, 신상이 하나 둘씩 공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대해 여성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내 주위의 여성들도 분노로 SNS를 가득 채웠고 남성 중심적인 판결과 여성을 도구로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분노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그러나 이러한 열기와 관심은 생각보다 짧았다. 처음 청원이 올라왔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내 주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사건에 함께 행동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
여론광장
조예완(철학·19)
2020.04.2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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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탑] 코로나19가 쏘아 올릴 작은 공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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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 코로나19가 수많은 나쁜 소식 중 기쁜 소식 하나를 선사했다. 매연과 온실가스가 줄어 공해 물질 방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뜻밖의 소식이다.얼마 전 가디언 지(The Guardian)가 영국 웨일스의 한 도시를 점령한 산양 떼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람들이 활동을 멈추니 거리가 한가해졌고, 조용해진 도심을 독차지하게 된 산양들은 신나게 거리를 돌아다녔다. 주민들이 가꿔놓은 정원의 풀을 뜯어 먹기도 했다.활기를 되찾은 건 야생동물만이 아니다. 인간이 멈췄더니, 지구가 건강해지고 있다.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상록탑
황보현 사진부장
2020.04.2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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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편집국]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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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찬바람이 불던 추운 날씨도 어느덧 꽃이 피고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는 봄이 되고, 이제는 꽃들도 조금씩 지고 있습니다. 녹음이 푸르른 계절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넓은 캠퍼스에서 따뜻한 날씨를 즐기지 못하고 각자의 공간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지금. 이대학보는 여섯 번의 발행을 마치고, 상반기 마지막 발행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대학보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이례적으로 웹 발행이라는 새로운 수단을 택했습니다. 처음엔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지면이 없는 발행은
FROM 편집국
이재윤 편집부국장
2020.04.1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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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배민맛을 맛보는 Z세대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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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의 성공은 지친 현대인들의 간편한 첫 입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했다.”2년째 자취 중인 친구와 나는 ‘배민맛’(배달앱 ‘배달의 민족(배민)’과 맛의 합성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문장을 탄생시켰다. 한 SNS에서 화두된 ‘배민맛’의 요소는 이러하다. 음식을 감싼 비닐을 비닐 전용 칼로 쭉 찢어야 하고, 그 음식을 다 먹은 뒤에는 기대보다 맛있지 않다는 실망감을 느껴야 하며, 이제 배달음식 끊겠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배민맛’의 핵심요소가 있다. 바로 혼자 먹을 때 처절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여론광장
이화윤(커미·18)
2020.04.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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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탑] 꽃 구경은 내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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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만개한 4월. 평소 같으면 만발한 꽃을 구경하기 위해 상춘객이 몰려들 시기다. 하지만 올해 지역 축제들은 관광객의 발길을 끊기 위해 꽃을 파쇄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길 양옆에 유채꽃이 펴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되기도 한 제주 녹산로. 마을 주민들은 제주 녹산로 주변에 핀 9.5㏊ 규모의 유채꽃을 제거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13개 정도의 면적이다. 자연스레 유채꽃 축제도 취소됐다. 1년 장사인 봄 축제를 취소해 경제적 손실을 보더라도, 관광객을 차단해 코로나19
상록탑
임유나 수업팀 취재부장
2020.04.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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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바이러스가 죽었으면 좋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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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아도 막아도 변종이 생겨나는 데다 아주 빠른 속도로 번지고,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으니 디지털 성범죄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반사회적 바이러스’인 셈입니다.”얼마 전, KBS 9시 뉴스 앵커의 오프닝 멘트였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문제인 지금, 내 머릿속에는 온통 코로나와 관련된 것들로 가득 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주는 마스크를 살 수 있을까’, ‘지하철에서 아까 누구 기침하던데 불안한데...’ 등 나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친다. 그래도 불행 중
여론광장
김지연(커미·18)
2020.04.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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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일상의 위기, 나를 찾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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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일상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하는 요즘, 나 역시 강제 집순이 생활을 하며 과거 일기장들을 펼쳐보고 있다. 그중 2019년 다이어리의 첫 장에 써둔 새해 다짐을 그대로 옮겨보겠다. 올해 목표: ‘나’를 알기, 온전한 ‘나’를 찾기! 작년의 나는 이런 원대한 새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의 일상을 담는 브이로그(vlog)를 시작했다.미국의 심리학자인 진 트웬지(Jean Twendge)에 따르면 최초의 ‘디지털 인류(digital native)’인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 영상을 보며 자랐기에 영
여론광장
배다연(사회·18)
2020.04.0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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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방콕’에 지친 이화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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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전 세계는 아비규환 그 자체다. 미국은 매일 확진자가 몇만 명 단위로 상승하고 있고, 유럽 지역 국가들은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자 주요 도시와 나라를 봉쇄하는 등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매일 확진자가 약 100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는 지역 사회 감염 차단을 위한 것으로, 5일까지 외출 자제, 행사 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의 방안을 따르는 것이다.어느덧
여론광장
박혜령(경영·18)
2020.04.08 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