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하는 말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곳. 대학에서의 배움을 마무리하는 졸업식은 흔히 기쁜 행사다. 그런 현장에서 혼자 조금 다른 모습을 한 여성이 눈에 띄었다.2월24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이 여성은 피눈물이 흐르는 분장을 한 채로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자연대 신교수, 자연대 K교수, 경영대 P교수, 사회학과 H교수, 수의대 H교수, 서어서문학과 A교수, 음대 B교수와 C교수… 교수 성폭력 멈출 수는 없나? 서울대는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실시하라”라고 적혀 있었다.주인공은 서울대 철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심미섭(32·여)씨다.
덕성여대 정문 앞. 우이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로 노란색 바리케이드가 늘어섰다. 경찰들이 덕성여대 정문과 다리 주변을 에워쌌다. 빨간 조끼를 입은 공공운수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바리케이드 안에 나란히 앉아 구호를 외쳤다. "진짜 사장 총장님이 생활임금 보장하라!"덕성여대의 2022년도 임금 협상이 청소노동자들의 실질적 사용자인 학교의 거부로 1년간 이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공서비스지부는 덕성여대와 본교를 포함한 13개 대학 사업장의 16개 용역업체와 집단 임금 교섭을 진행하며 440원 인상을 요구했다. 학내
본교 앞에서 자취 중인 정유진(커미·21)씨는 지난 겨울 사이 급격히 오른 난방비에 경악했다. 정씨는 “날이 추워지면서 난방비가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달마다 난방비가 수직 상승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2022년 11월 약 2만8000원이었던 난방비는 12월 약 5만4000원, 2023년 1월 약 7만2000 원, 2월 약 11만3000원으로 올랐다. 3개월 사이 4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정씨는 난방비가 크게 올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생활비를 30 만 원 안팎에서 해결해왔는데 난방비가
개강하면 매일 등교해야 하는데 부담이죠. 동아리 활동이라도 하면 주말에도 학교에 가야 하는데 교통비 지출이 너무 커질 것 같아요.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시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인상된다. 서울시는 정부의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에 맞춰 4월 예정됐던 대중 교통 요금 인상을 하반기로 미뤄 실행하기로 했다.대중교통이 대학생의 일상과 밀접히 맞닿아 있는 만큼 본교 학생들의 걱정은 크다. 김가은(커미·22)씨는 “학생들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했다. 요금 인상...한 달에 1만5000원 더 든다서울시는 물가대책위원회
편집자주 | 주거기본법 제2조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주거권을 갖는다. 그러나 갈수록 높아지는 월세로 좁고 열악한 공간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주거권을 침해받고 있다. 집은 청년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본지는 1653호에서 청년 주거의 현 상황을 살펴보고, 1654호에서는 독자의 동작에 반응하는 쌍방향 시청각 매체 인터랙티브(Interactive) 기사를 통해 청년 주거의 어려움을 자세히 들어볼 예정이다. 그들에게 집은 더 이상 휴식처가 아니다2020년 국토교
더 이상 못 입는 옷, 어떻게 버리고 계시나요? 버려진 옷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우리가 버린 옷, 결국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는데요. EUBS는 의류 폐기물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프랑스로 향했습니다. 국내에서 지속 가능을 위해 노력하는 디자이너들도 만나봤습니다.의류와 환경이 공존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EUBS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해외취재 영상을 확인해 주세요!
편집자주 | 이번 학기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각 대학이 속한 지역별로 팀을 나눠 연합취재를 진행했다. 명대신문, 성공회대학보, 연세춘추, 이대학보, 홍대신문은 청년정치를 대주제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청년정치공동취재단(이하 공동취재단)을 구성했다 .공동취재단의 기획기사는 3주에 걸쳐 시리즈로 발행된다. 1주차에는 청년정치의 전반을, 2주차에는 청년정치 활동의 인식을, 3주차에는 청년정치의 구조와 인프라를 다룬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밟고 선 땅이 기울어져 있다면 진가를 발휘하기 어렵다. 청년정치도 마찬가지다
편집자주 | 이번 학기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각 대학이 속한 지역별로 팀을 나눠 연합취재를 진행했다. 명대신문, 성공회대학보, 연세춘추, 이대학보, 홍대신문은 청년정치를 대주제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청년정치공동취재단(이하공동취재단)을 구성했다 .공동취재단의 기획기사는 3주에 걸쳐 시리즈로 발행된다. 1주차에는 청년정치의 전반을, 2주차에는 청년정치 활동의 인식을, 3주차에는 청년정치의 구조와 인프라를 다룬다. 지난 3월과 6월,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연이은 선거에서 정치권은 청년들을 향한 많은
“식당 음식이 1000원씩 올랐어요. 컵밥도 3000원대 후반에서 5000원대로 올랐고요.”한달에 용돈을 50만 원 받던 ㄱ(문정·20)씨는 올해 초 부모님께 용돈을 올려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는 “월세에 용돈까지 모두 부모님께 지원받는 상황에 용돈을 올려달라 말하기가 죄송했지만 말일이 되면 거의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ㄱ씨의 생활비 지출이 늘어난 이유는 고공상승하는 물가 때문이다. 2022년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로 2021년 9월 대비 5.6% 상승했다.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 수산물을 포함한 소비자
“내가 먹고 있는 빵이 누군가의 죽음과 맞바꾼 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 빵을 먹을 수 없더라고요."10월15일 SPC 그룹의 자회사인 평택 SPL 공장에서 23세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해당 공장은 파리바게뜨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SPC 그룹은 파리바게뜨 외에도 삼립, 배스킨라빈스, 빚은, 쉐이크쉑 등 28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기업이다. 산재 사고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PC 계열사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본교에서는 노학연대모임 바위는 10월24일 정문에서 SPC 불매 피켓팅을 진행했고, 학생문화관과 포스
노현정(사회⋅18)씨는 요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푹 빠졌다. 그는 “연애 리얼리티에서는 소소한 공감과 설렘을 찾을 수 있다”며 ‘일상과의 연결성’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연애 리얼리티에 빠진건 노씨만이 아니다. ‘환승연애2’(2022), ‘나는 SOLO’(2021)와 같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환승연애2의 마지막화 생중계의 티빙 내 점유율은 98%까지 치솟았다. 이혼을 경험한 남녀의 사랑을 담은 ‘돌싱 글즈3’(2022) 방영 이후에는 3040세대의 결혼정보회사 가입이 급증하기도 했다
편집자주|이번 학기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각 대학이 속한 지역별로 팀을 나눠 연합취재를 진행했다. 명대신문, 성공회대학보, 연세춘추, 이대학보, 홍대신문은 청년정치를 대주제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청년정치 공동취재단(이하 공동취재단)을 구성했다. 공동취재단의 기획기사는 3주에 걸쳐 시리즈로 발행된다. 1주차에는 청년정치의 전반을, 2주차에는 청년정치 활동의 인식을, 3주차에는 청년정치의 구조와 인프라를 다룬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하위인 지표에는 무엇이 있을까? 행복지수, 수면시간, 출산율과 같은 것들은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이뿐만이
“이번에는 진짜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성을 억압하고 국민을 죽이는 정부를 물리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들어요.” 이란에서 온 본교 유학생 마샤라(조예대·19)씨는 본국에서 죽임당하는 사람들과 본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걱정하면서도 희망을 말했다. 9월 중순부터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여성 해방 시위에 대한 이야기다. 여성에게 자유를 9월13일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 시내 한복판에서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씨는 여성 복장을 단속하는 일을 주로 하는 ‘도덕경찰’에게 붙잡혔다.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대한민국이 또다시 슬픔에 빠졌다. 10월29일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는 전 국민의 마음에 상흔을 남겼다. 본지는 트라우마 심리학의 전문가인 안현의 교수(심리학과)를 만나 이번 참사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같이 일상 공간에서 발생한 재난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원래 모든 재난은 예측할 수 없어요. 재난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합니다. 이런 참사를 겪고 나면 우리 자신이 무력하게 느껴지고 사회가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10월15일 평택 SPL 공장에서 23세 여성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생을 달리했다. 사고가 일어난 SPL 공장은 SPC 그룹의 자회사다. 그의 사망 뒤에는 노동자 보호 규제를 어긴 기업이 있었다. 이에 본교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SPC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노동자는 SPL 제빵공장에서 소스를 섞는 소스배합기에 끼어 사망했다. 회사 메뉴얼에는 소스 혼합공정에서 2명이 작업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으나, 사고 현장에서 2인1조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SPL 강동석 대표이사는 10월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 켠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이태원 거리로 나섰던 사람들이 생을 달리했다. 10월29일 핼러윈을 맞아 경사진 골목에 사람들이 과도하게 밀집하며 참사가 발생했다. 2일 기준 희생자는 156명, 부상자는 172명으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본교에서도 의료 및 심리 지원 등 일상 회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참사 현장에 있지 않았던 학생도 특별상담을 통해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애도의 물결…모두의 마음에 남은 상흔학생들 사이에서는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촌 합동분
"교통사고가 났는데, 응급실에 가면 주민번호로 성별이 밝혀지니까 병원에 안가는 친구도 있었어요. 성전환 수술을 했는데 성별 정정은 되지 않은 상태라 외적으로 보이는 성별과 신분증의 성별이 다르니까요. 사고가 나도, 아파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 때도 그냥 병원에 안가는거죠."◆아웃팅이 두렵고 혐오 발언이 지겨워서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이 있다. ‘의료 선진국’ 한국에서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바로 성소수자다.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포함 다양한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을 가진 이들은 여전히 병원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모두가 생
"여러분, 거리에 누워서 보는 하늘 어떤가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그런데 이 하늘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9월24일 오후, 사람이 붐비는 주말 광화문 광장에는 사이렌이 울렸다. 이어 3만5000명의 사람이 광장 옆 도로에 드러누웠다. 924 기후정의행진 프로그램 중 ‘다이인(die-in)’ 시위로, 다가올 우려스러운 미래를 상징하는 행위였다. 사람들은 약 3분간 도로에 누워 비폭력 시위에 동참했다. 행진 인파는 광화문부터 시청역까지의 도로를 빼곡히 채웠다. 924 기후정의행진은 ‘글로벌 기후 파업'의 일환이다. 매
신당역 사건에 분노하며 9월22일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종각역에 모였다. 이들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함께 행진하며 좌절과 연대를 나눴다. 또 한 명의 여성이 살해당했다. 직장 동료였던 남성으로부터 불법촬영과 스토킹에 시달리던 20대 역무원은 결국 가해자의 칼에 찔려 생을 마감했다. 불법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진행된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이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사회는 좌절과 분노로 가득했다. 6년 전 강남역 지하철에서 일어났던 여성혐오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신당역 사건, 사람들은 ‘막을 수 있었다’는 분노의 목소
‘평등해야 안전하다’ 9월24일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이 직장 동료이자 스토커였던 31세 남성 전주환에게 살해당한 이후, 신당역 화장실 앞 추모공간에 붙은 글이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에서는 1.6일마다 한 명의 여성이 남편 또는 애인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 같은 해 UN이 전 세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조사에 따르면 살인 범죄 여성 피해자의 80%는 친밀한 관계의 파트너로부터 살해당했다. 이 사회는 여성에게 평등한가, 그리고 안전한가. 여성의 삶은 안전한가8월26일 여성가족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