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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중 ON-AIR에 빨간불이 들어오지 않는 시간은 단 4시간 남짓. 거의 모든 방송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기에 매 순간이 전쟁터인 공간. 1분 1초에 울고 웃는 사람들. 이것은 모두 홈쇼핑 방송을 만드는 홈쇼핑 PD들이 일하는 현장의 이야기이다. 홈쇼핑 방송에도 PD가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학생 시절의 나 역시 채널을 돌리다가 스치듯 홈쇼핑 방송을 접했던 적은 많았지만, 홈쇼핑 방송을 만드는 PD의 존재를 인지해본 적은 없었다. 일반 방송사의 PD와 달리 홈쇼핑 PD는 프로그램 상에서 그 존재가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홈쇼핑 방송은 어떤 방송사든 어떤 상품을 팔든 다 똑같아 보였고, 그래서 흔히들 생각하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으로 고민을 하고, 끝내 매우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PD라는 사람들이 홈쇼핑 방송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홈쇼핑 방송의 주인공은 상품이고, 방송의 모든 것이 상품에 집중되도록 만들어야 하기에 PD가 고객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홈쇼핑 PD는 방송 기획자 및 연출가이자 상품 전문가이고, 동시에 마케터이며, 홈쇼핑이라는 유통 채널의 최전방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터이다. 즉, 상품의 셀링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고, 그것을 방송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며 마케팅하는 것이 홈쇼핑 PD의 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홈쇼핑 PD는 방송계에서 가장 ‘LIVE’한 사람들이다. 일방향적인 소통이 아닌, 방송을 통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고객의 반응에 따라 방송의 방향을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들어오는 고객의 피드백을 다시 방송에 반영해가는 과정에서 홈쇼핑 PD는 ‘살아있다’는 느낌을 그 누구보다 강하게 받을 수 있다. 홈쇼핑 PD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방송 스텝과의 소통, 협력사와의 소통, MD와의 소통,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 등 성공적인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그 방송의 매출을 결정짓기에, 상대방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1시간의 방송이 끝나고 나면 그 방송이 성공적이었는지 아닌지는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그 성적표 앞에서는 방송 전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했고 생방송 중에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중요하지 않아진다. 그럼에도 홈쇼핑 PD의 일이 마냥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처럼 빠른 피드백을 통해 그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늘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며, 고객의 니즈와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 수 있도록 매일 한 뼘씩 성장하고 싶다.

교환학생칼럼 | 이도은(언론·15년 졸) | 2015-05-04 13:26

“불문학을 공부하면서 왜 미국으로 교환학생 왔어?” 학기 초에 자기소개를 할 때 학우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글쎄. 프랑스에서 살다 와서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었기도 했고, 가장 큰 이유는 많이 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원어민들이 가득한 교실에서 알아듣지도 못하며 끙끙대기 보다는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과 함께 나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여유롭게 듣고, 나만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싶었다. 그렇게 한 학기 열심히 놀다 오겠다는 꿈을 안고 교환학생을 떠났고, 지금 나의 대학생활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것은 아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나는 이곳에서 잘 생활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텅 빈 기숙사를 보며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있을지 막막했고, 밥을 잘 해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한 집에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두려웠다.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도 고민이었다. 프랑스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것보다는 쉽지만, 이곳의 모든 프랑스어 수업들은 원어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보다 몇 배가 되는 양의 과제를 해야 했다. 매주 프랑스어로 작문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허했던 아파트는 나의 따뜻한 집이 되었고, 룸메이트들은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밥다운 밥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특별한 요리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에도 적응하게 되면서 친구들을 사귀었으며,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과제들을 차근차근 처리하는 법도 알았다. 여유가 생기면서 취미 생활에도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한국에서 보다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문화 공간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학생 할인과 학교가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많기 때문에 미술과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전시회와 오페라를 원 없이 보러 다닌다. 여행도 많이 다닌다. 지난달에는 봄 방학을 이용해 미국 동부를 크게 돌았고,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뉴욕은 주말마다 가서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이처럼 나는 미국에서 내 바람대로 매일을 신나게 보내고 있다.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다니고, 파티도 가고, 서로의 아파트에 놀러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너무나도 행복한 일상이라 꿈만 같고, 현실과 단절 된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기분이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와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나의 대학생활의 최고의 순간이라 믿으며, 다른 학생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환학생칼럼 | 정다인(불문·13) | 2015-04-06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