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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거북이는 패배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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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을 위해 3년 동안 달린다. 아니, 어찌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라는 마라톤을 위해 준비하니 장장 12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라톤을 하다가 지쳐서 잠시 쉬려 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어”, “지금 네가 공부해야지 이런 짓을 할 때니? 나중에, 대학생이 되면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그때 해” 대학을 가면 쉴 시간이 많으니 쉬지 말라는 말을 찰떡같이 믿고 대학에 오면 사람들의 말이 틀렸다는 것에 대해 강한 충격이 온다.대학생의 로망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론광장
김아진(경영·19)
2021.03.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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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혐오를 걷어내고 애정을 가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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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사랑한다”는 말을 신입생 첫 학기에 최재천 교수님 강의에서 처음 들었다. 그때는 큰 울림을 받지 못했다. 종강일에 교수님께서 그 말을 종이에 적어 사인과 함께 주셨다. 서랍 맨 밑 칸에 보관해뒀다.2년이 지난 지금, 그 구절이 내 인간관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쳐왔음을 깨닫는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알고 지낸다면 그에게 혐오를 쏟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상대를 모르면서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을 때 혐오에 기반한 폭력은 쉬워진다.슬프게도 세상에는 혐오를 당하는 정말 많은 대상이 있다. 사람들의 일상에서 종종 혐오를 목격할 수
여론광장
김유정(철학·19)
2021.03.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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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셋과 넷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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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었다 한다면 이미 두 번이나 삼킨 시점에 서있다고 할 수 있겠다. 카운트다운을 들으며 2020년과 함께 스물세 살을 날려 버린 것이 첫째요, 떡국을 먹음과 동시에 스물네 살도 같이 먹어버린 것이 둘째이다. 하지만 학생의 신분이라면 누군가는 공감하겠지만, 나는 3월이 되어 수업을 맞이해야만,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왕창 생기고 나야지만 비로소 제 나이가 생겼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는 아직 스물셋이라고, 아직 3학년이라고 그렇게 애써 믿으며 스스로를 다독거리고 있다. 그러나 나의 믿음과는 별개로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10일 후에
여론광장
김지현(국교·18)
2021.02.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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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아임 낫 쿨’ (I’m Not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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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여성 솔로 가수 현아가 ‘I’m Not Cool’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현아는 특유의 힘이 들어간 안무를 소화하며 시종일관 ‘나는 하나도 안 쿨해(I’m Not Cool)’라고 외친다. 유명한 여성 가수가 자신이 ‘쿨하지 않다’고 구구절절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쿨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쿨(Cool)’이란 영단어를 접했을 때 바로 연상되는 한국어 표현이 있다. 바로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다. 차도녀는 남자 주인공과 연애하는 ‘커리어우먼’으로 흔히 등장한다. 나는
여론광장
남은우(사회·19)
2021.02.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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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산다] 문해력은 상상력이 키우고, 상상력은 독서가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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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 시리즈의 제목인 ‘읽어야 산다’를 생각해봤다. 여기서 읽는다는 것은 양서를 읽는다는 뜻임을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읽는 것은 책만이 아니라 실로 다양하다. 우리는 철자나 텍스트만이 아니라 카드, 차 시간표, 별자리, 여러 기호와 상징, 표정, 풍수지리, 그래픽, 음표, 수학 공식들을 읽는다. 영상을 본다는 것과 차별하여 영상을 읽는다고도 표현한다. 즉 ‘읽다’ 또는 ‘읽어내다’는 대상을 이해한다, 알아차린다는 뜻도 담고 있다. 독일어에서는 곡식이나 포도를 수확할 때 좋은 알갱이와 열매를 열악한 것들이나
읽어야 산다
최성만 독어독문학과 교수
2021.02.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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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불안정함 속에 있는 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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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불안정함. 그래서 안정적인 삶을 택하려고 하는 세대.어떤 이는 우리를 부모세대보다 잘 살기 어려울 것이라 하고, 그들과의 격차 또한 점점 늘어만 갈 것이라고 한다.그래서 우리는 잠시나마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세계로 빠진다. 전화보다도, 문자보다도, 카톡이나 인스타그램처럼 덜 직접적인 방법들이 편해졌고, SNS에서 받는 좋아요 수가 명함이 되어버렸다. 너무나도 빨리 변하는 모든 것들에 앞서가기 위해,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또 바꾼다.서로 일정한 거리를 둔 채, 타인에게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여론광장
전지현(건반·18)
2021.02.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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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선택할 만한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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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일본에서 살겠다고 했다. 눈이 나리는 홋카이도에서. 흔히 아는 삿포로도, 비에이도 아니었다. 홋카이도의 이름 모를 시골, 비후카에서 살겠다고 했다. 그곳의 마을 공동체에서 농사를 한다고. 콩을 심으면 콩이 난다면서, 그 수확물로 낫또도 만들고 미소 된장도 만들겠다고 했다. 덧붙여 콩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다고 했다. 커피도 콩이고, 두부도 콩이고, 두유도 콩이 아니던가. 하여튼 그녀는 콩 이야기를 할 때 꽤나 행복해 보였다. 3년 전 섬유 회사에서 갖은 옷가지들에 쌓여 찍었던 사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일본에 그
여론광장
이화원(커미·18)
2021.02.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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