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2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대중의 관심은 시간이 흐르며 무뎌졌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는 서울광장의 시민분향소는 철거 위기에 놓였고,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참사 이후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이태원 참사를 대학생들과 함께 기억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연대를 촉구하기 위한 간담회가 17일 교육관에서 열렸다.간담회는 기획단 진행자와 유가족의 대화로 이뤄진 1부, 유가족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과의 대화가 진행된
“면접에 갔더니 주휴수당을 못 받아도 괜찮겠냐고 물으시더라고요.” 하지연(경제⋅22)씨는 작년 첫 아르바이트로 집 근처 삼계탕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지만 하씨는 “일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그냥 일했다”고 말했다.면접에 붙은 하씨는 하루에 4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주 12시간을 일했다. 초복이 낀 주에는 손님이 많아 원래 근무 시간보다 긴 15시간 이상을 일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었을 때는 사장님으로부터 일찍 퇴근하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근무 시간은 가게
서울특별시 구로구 경인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8년째 일하고 있는 김태연(영교·16년졸)씨는 시각장애 1급으로 약시다. 눈앞에 물체가 가까이 있을 때만 간신히 볼 수 있는 정도다. 그런 그가 교사로 부임해 일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씨는 “(교사 부임 초기) 당시에는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차별 없는 교육 현장에서 차별받는 장애인 교원MBTI 검사를 하면 I(내향성) 비율이 0%로 나올 정도로 외향적인 김씨도 경인중 부임 초기엔 소극적이고 위축됐었다. “제가 약간 바보
“서울퀴어퍼레이드(퀴퍼)를 여는 것 자체가 투쟁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본교 성소수자 인권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변날) 활동가 안얼이 말했다. 3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운영위)가 서울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며 퀴퍼 개최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운영위는 퀴퍼 대신 같은 날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한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콘서트(회복콘서트) 개최를 허가했다. CTS문화재단이 운영하는 CTS기독교TV는 2020년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했던 방송
2076명. 13년 5개월 동안 주사랑 공동체의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의 수다. 국내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설치한 이종락 목사는 친생부모가 교회 담벼락에 아이를 두고 가자,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해 베이비박스를 설치했다. 그러나 베이비박스에 대한 찬반 논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베이비박스 설치를 둘러싼 쟁점을 알아봤다. 쟁점1. 미인가 시설이다.반대: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복지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신고제로 운영해 중앙 지방정부가 관리·감독한다. 이는 복지와 권익을 보장하고 사전에 발생할 수 있는
비 내리는 밤. 소영이 베이비박스 앞에 아이를 눕힌다. “우성아, 미안해, 꼭 데리러 올게.” 아이를 싼 포대기 틈에서 글씨가 적힌 쪽지가 발견된다. 영화 ‘브로커’의 첫 장면이다.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10일 새벽, 관악구에 위치한 주사랑 공동체 건물에 벨이 울렸다. 베이비박스에 아이가 맡겨졌다는 신호다. 이번이 2076번째다. 보육교사는 곧바로 건물 안으로 연결된 베이비박스의 문을 열어 아이를 안았다. 상담사는 밖으로 뛰어나가 보호자를 찾았다. 2021년 10월 설립된 재단법인 주사랑 공동체는 친생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
구글 검색창에 ‘무료 드라마 사이트’를 입력하면 추천 검색어에 ‘무료 드라마 사이트 추천’, ‘무료 드라마 사이트 리스트’ 등이 나온다. 추천 검색어를 따라 들어가 보면 링크가 나열된 게시글이 나오고 ‘〇〇TV 바로가기’를 누르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로 연결된다. 복잡한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온라인 저작권침해와 무단이용 근절을 위해 구성된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협의체)에 따르면 2월3일 기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동영상 전체 조회수는 약 15억3800회로 웨이브, 티빙, 왓챠의 조회수를 뛰어넘었다. 반면 국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이 지난 주말 마무리됐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추진된 이번 국빈 방미는 우리 정상으로서는 12년 만에,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취임 후로는 두 번째로 이뤄졌다. 국빈 방미 중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외교적 결과를 낼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3월16일 진행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도쿄 정상회담이 실리를 얻지 못한 ‘굴욕외교’였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윤 정부의 외교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는 한일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된 직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2년 만에 해제되며 급성 호흡기 질환 및 독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는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가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4월9일부터 일주일간 2201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봄철 호흡기감염병 및 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령별로는 영유아 및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본교에도 호흡기질환을 겪은 학생이 많다. 정혜리(커미·20)씨는 “강의실에서 기침 소리를 종종 들었다”며 “최근 감기 환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어디까지 내어줄 생각이십니까?” 3월16일 해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용산구 공동행진에서 평화나비 네트워크 전국대표 백휘선씨가 외쳤다. 3월6일 한국 정부는 ‘강제징용 대법원판결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기 열흘 전이었다. 정부 발표의 핵심은 한국 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제3자 변제안과 한일 양국의 청년세대를 지원하는 미래청년기금이다. 한편 3월28일 일본의 문무과학성에서 검정 심사에 통과했다고 승인 발표한 9종 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 땅으로 서술됐고 강제동원의 강제성을 희석하는 등 역사 왜곡이
대학가 월세는 날이 갈수록 오르고, 월 50만 원을 주고 빌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자취방이 청년들에게 편안한 집이 돼주지 못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몸과 마음을 온전히 맡기지 못하고 4평짜리 자취방에 비스듬히 기대어 사는 청년들. 집이 짐이 되는 청년들의 오늘, 대학가 자취생들의 고충을 들어봤습니다.2022년 10월부터 이대학보 인터랙티브 TF는 자취하는 대학생들을 만났습니다. 1평 남짓한 고시원, 여러 명이 부대끼며 생활하는 쉐어하우스, 비싼 월세 때문에 부동산을 전전하다 겨우 들어간 기숙사. 주거 형태는 다
“졸업해서 취직해야 하는데... 제 자리가 없는 느낌이에요.”문지호(전자전기·19)씨는 취업을 앞두고 있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걱정이 앞선다. 뚜렷하게 진로를 정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취업시장에 뛰어들기가 불안해서다.2023년 2월 통계청의 비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경제활동 상태에 대해 49만7000명의 청년들이 ‘쉬었음’이라고 답했다. 2003년 2만5천명이 활동상태로 ‘쉬었음’을 응답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규모다. 취업이나 진학을 준비하지 않고 말 그대로 쉼을 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미래를 꿈꾸며 바쁘게 살던
"이렇게 돈을 많이 썼는데 망하면..." ㄱ(수교·23)씨는 삼수 후 본교에 입학했다. ㄱ씨는 재수 후 만족스러운 성적을 얻지 못해 다시 한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도전했다.“재수 때는 기숙재수학원 비용으로 한 달에 약 400만 원이 들었고 삼수 때는 재수종합학원을 다니면서 한 달에 300만원 정도 든 것 같아요.” 그는 매달 3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2년간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ㄱ씨는 “사교육비로 인한 부담이 매우 컸다”며 “돈을 많이 들였는데 입시에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매일 했다”고 말했다. 일 년에 천만 원?N수
학교폭력 가해자의 명문대 입학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최근 고위직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모씨가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8호) 처분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서울대에 입학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정모씨는 정시전형으로 서울대에 지원해 합격했다.21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정책 토론회’에서 중앙대 대학원장 김이경 교수는 “‘가해자는 명문대행, 피해자는 정신과로’와 같은 언론 보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국민들은 대학입시에 관해서는 그 어떤 불공정성에 대해서도 초지일관 무관용 원칙으로 반응해 왔다”고 말했다.
1분 남짓한 짧은 영상, ‘숏폼’(short-form)이 대학생들의 집중력을 위협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 시장은 2016년 틱톡(TikTok)을 시작으로 2021년 2월 인스타그램(Instagram) 릴스, 7월 유튜브(YouTube) 쇼츠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기업이나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숏폼을 활용하기도 한다. 숏폼 콘텐츠는 다양한 정보를 짧은 시간 내에 소비할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중독을 유발하고 뇌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일상으로 스며든 숏폼 콘텐츠박
2022년 10월, SPC 그룹의 계열사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많은 사람이 분노했고 SPC 불매운동이 일었다.본지가 13일부터 8일간 재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92명(82.1%)이었다. 그러나 112명 중 96명(85.7%)이 ‘사망 사고 이후 공장의 안전 문제가 개선된 상황을 아는지’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김서영(호크마대·23)씨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개선됐는지
"관리비에 수도요금이랑 청소비 등이 포함되는데, 각각 얼마큼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오피스텔이나 빌라에 사는 세입자들에게는 기준을 알 수 없는 관리비가 달마다 부과된다. 세입자들은 고지서에 기재된 관리비 내역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다. 갑작스럽게 인상돼도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다. 임대인이 세부적인 관리비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은 세부 내역을 모른 채 임대인이 제시하는 대로 관리비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이대역에서 5분 거리의 원룸 빌라에서 1년째 거주 중인 ㄱ(심리·20)씨는 매달 임대인
탈모는 더 이상 4050세대만의 고민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전체 인원 중 20~30대가 42.9%였다. 청년들의 탈모 고민이 깊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도 앞다퉈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청년 탈모 지원 정책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청년 세대를 겨냥한 틈새 공약으로 처음 등장했다. 현재는 대구시, 서울시 성동구, 충남 보령시에서 해당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4살 처음 탈모를 겪은 후 현재까지도 증상이 재발하고 있는 ㄱ(29⋅여)씨는
“나라 팔아먹으러 일본으로 가니 좋으십니까? 친일 정상회담 주도하는 윤석열, 당신은 대통령 자격 미달입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백휘선 대표가 말했다.16일 오전11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용산역 광장에 50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대통령 집무실까지 들리도록 다 함께 외치겠습니다.” 시위대 맨 앞에서 발언을 시작한 백 대표의 말에 대학생들의 힘찬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들은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약 1.6km를 걸어갔다.집회 참가자들은 ‘친일 정상회담’, ‘졸속 합의’, ‘친일 외교’, ‘역사 부정’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축하하는 말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곳. 대학에서의 배움을 마무리하는 졸업식은 흔히 기쁜 행사다. 그런 현장에서 혼자 조금 다른 모습을 한 여성이 눈에 띄었다.2월24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이 여성은 피눈물이 흐르는 분장을 한 채로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자연대 신교수, 자연대 K교수, 경영대 P교수, 사회학과 H교수, 수의대 H교수, 서어서문학과 A교수, 음대 B교수와 C교수… 교수 성폭력 멈출 수는 없나? 서울대는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실시하라”라고 적혀 있었다.주인공은 서울대 철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심미섭(32·여)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