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어느덧 상반기 발행을 지나 하반기 발행에 돌입했습니다. 이대학보가 잠시 휴간 기간을 맞는 동안, 학교는 시험 기간에 접어들었습니다. ‘프롬편집국’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평안한 일상을 보내고 계시나요? 이대학보는 시험 기간이 마무리될 시기에 맞춰 독자 여러분 손에 신문이 쥐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기사를 준비했습니다.하반기 발행에 접어들며 한결같은 신문을 만드는 동시에 새로움도 곁들였습니다. 이번 호부터 팀 기획 중 하나인 ‘시간을 달리는 여자들’이 시작됩니다. 총 5주
“탑승객 여러분, 안내방송 드립니다.”올해 2월,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파 한국 사람도, 한국말도 들리지 않는 태국으로 훌쩍 떠났다.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내려 귀에 처음 들린 소리, 한국어 안내 방송이었다. 여행 동안 한국이 그리웠던 것도 아니었는데, 한국어를 듣자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고였다. 안간힘을 쓰며 듣지 않아도 자연스레 귀에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한국어.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작 일주일 만에 돌아와서 들은 한국어에 눈물까지 맺힌 스스로를 보며 나는 내가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이라는 걸 새삼
“좋아하는 색깔이 뭐야?”“다 좋아”“좋아하는 음식은?”“아무거나 다 잘 먹어”개인의 성격과 취향이 매우 다양해진 세상이다. 사람들의 특별함을 개성으로 표현하고 그런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당연해졌다. 최근 유행했던 MBTI 검사는 사람들의 성격을 16가지로 표현한다. 첫 만남에서 MBTI 질문은 필수가 되었으며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과 취향을 더 쉽게 드러내게 해줬다. 모두가 각자의 색깔을 빛내고 있는 세상 속에서 아직 내 취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좋게 말하면 어디에나 속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줏대가 없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
9월28일 오전6시12분, 졸린 눈을 비비며 명절 귀성길 고속버스에서 내렸다. 줄을 서니 4살 아이가 보인다. 시선을 내리니 보이는 모녀의 커플 운동화. 모녀가 사랑스럽기 때문인지, 오랜만에 가족 얼굴이 보고 싶어서인지 카메라를 들었다. 집에 오니 뉴스에서 ’취업 부담에 고향 못 내려가는 20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표도 구하기 힘들고 내려가면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들어서….”라고 말하는 축 처진 어깨. 밀린 숙제 해나가듯 ‘처리’하기 바쁜 인생의 관문들이 우리를 힘들게 만들었을까. 10명 중 3명이 혼자 사는 대한민국, 그 많은
지난 학기의 끝을 떠올린다. 어쩌다 이른 종강을 맞았으나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게는 후편집이라는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후편집은 내용 구성을 마친 영상이 보기 좋도록 어울리는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어떤 옷이 어울릴 지 충분히 고민해야 하지만 전날까지 세 전공을 오가며 다변수함수와 메타버스를 논하던 내게 그런 창의력은 솟지 않았다. 아직 종강까지 달리느라 바쁜 동료 기자를 붙잡고 어떤 자막, 효과음, 색상, 모션이 좋은지 질문을 던지는 스스로가 부담스러웠다. 종강을 맞아 오랜만에 찾은 본가에서 편히 쉬기는 커녕 새벽 내내 뜨거
이대학보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지난 8월 여러분께 첫인사를 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대학보는 네 번의 발행을 마쳤고, 이번 호를 제외하고 상반기 한 번의 발행만을 앞두고 있습니다.그동안 이대학보는 취업 정보를 원하는 독자 수요를 반영하고자 커리어 코너 ‘취업 A to Z’를 신설했고, 뉴스레터 서비스를 통해 받은 독자 여러분의 피드백도 꼼꼼히 읽었습니다. 직접 독자님들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마땅치 않아 보내주신 모든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최근
‘흐르는 강물에 인생을 맡기지 마라.’ 학창 시절 친언니의 책상 앞에 붙어있던 사설의 제목이다. 공부하기 싫을 때면 몇 번이고 고개를 들어 그 칼럼을 다시 읽었다. 그 스크랩의 잔상 때문인지, 나는 내 인생을 흐르는 강물에 맡기지 않으려 발버둥 쳤다.항상 자유를 갈망하던 학생이었다.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묵묵히 책임감에 응답하는 삶을 시시하게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했고, 납득가지 않는 일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이였다. 다행히 좋아하는 것의 범주가 넓었던 터라, 고등학생 시절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가능성을 확장했고
7월3일 오후4시, 인생 첫 교육봉사를 위해 복지관 방과후교실로 향했다. 사범대생이지만 3학기째 학교에 다니며 들은 교직 과목이라고는 고작 2개. 인생을 살아오며 교사라는 직업은 생각조차 해 본 적도 없으며 대학에 들어온 지금도 임용고시를 볼 생각은 꿈에도 없는 나에게 교육봉사란 솔직히 말해 많고 많은 졸업 요건 중 하나일 뿐이었다.매주 4시간씩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두렵고 힘들기도 했지만, 예상외로 금방 적응해 나갔다. 아이들의 이름도 제대로 외우지 못해 “친구야”라고 부르던 날들에서 이름뿐만 아니라 아이들
두 번의 이대학보가 세상에 나오고서야 처음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 편집부국장 김민아입니다. “이대학보 취재기자 김민아입니다”가 익숙했던 1년이 지나 편집부국장이라는 자리에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저의 첫 번째 ‘FROM 편집국’을 쓰기 위해 편집국 칼럼들을 읽었습니다. 시사 이슈에 관한 생각을 담기도, 자기 경험을 쓰기도 하더군요. 어떤 내용으로 첫 인사말을 전할지 고민하며 키보드 위에 손을 얹었습니다. 생각이 복잡할 때는 단순하게 가는 게 정답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
"서울시가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합니다.” 요즘 매일 아침 버스에 올라타면 들리는 경쾌한 목소리다. 이 버스에 고립·은둔 청년은 몇이나 탔을까. 비몽사몽인 잠결에도 드는 생각이다.서울시는 정서적·물리적 고립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를 고립 청년, 외출이 거의 없는 생활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한 달 이내에 직업·구직 활동이 없는 경우를 은둔 청년으로 규정했다.그들이 말하는 고립·은둔 청년에 해당하는 이는 적어도 그 시간에 출근 버스에 앉아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그 목소리를 듣고, 주변에 있는 고립·은둔 청년을
8월27일 오후9시. 친구들과 학교 앞 와인 바에서 적당한 술기운을 빌려 적당히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밤이었다. 타인과 함께하는 데에서 큰 행복감을 얻는 친구가, 자신의 고민이라며 ‘홀로 서지 못하는 자신’을 단단하지 못하다고 여기고 자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사회적으로 보이기에 독립적인 사람이라, 그 친구의 고민이 이해되면서도, 함께 할 때의 아름다움을 아는 친구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혼밥’, ‘혼영’ 등, 1인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회가 되었다. 소위
푸를 청(靑), 봄 춘(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세상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이르는 젊은이들을 청춘이라고 부른다. 청춘이라고 일컫는 나이에 저마다 삶의 새싹을 틔워낸다는 뜻으로 만든 말이 아니었을까. 나에겐, 듣기만 해도 마음속에서 핑크빛 꽃가루가 휘날리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청춘’이라는 말이 더 설렌다.청춘이라는 말을 좋아해서였을까. 중학생이었던 내 마음속에 드라마 ‘청춘시대(2016)’가 들어왔다. 여대생 다섯 명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마였는데, 딱 한 명의 주인공 없이 다섯 명
안녕하세요, 이대학보 독자 여러분.기분좋은 설렘과 긴장을 안고 편집국장으로서 첫 인사를 올립니다. 유난히도 뜨겁던 여름, 독자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지내셨나요?학보의 첫 호는 학기 시작을 알리는 졸업과 개강을 주제로 합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약 2년 반의 재건축 공사를 마친 후 학생 곁으로 돌아온 학관을 함께 담았습니다. 학관은 ‘마법의 화장실’, ‘미로’라 불리는 독특한 건물 구조를 자랑했습니다. 이제 많은 학생들의 추억에 자리하던 그 모습 대신 반짝이는 학관이 우리를 새롭게 맞이합니다. 이번 학보는 옛 기억과 변화를 기록하며,
“다시 말해 봐. 그거 말 되는데?”공강 시간에 밥을 먹는데 친구가 소속 학과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누구나 무엇이든 조금씩 불만이 있기 마련이고, 친한 친구사이니 지나가듯 하소연한 걸 거다. 하지만 그냥 친구의 푸념 정도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 말 되는 얘기였다. 그러니까 기삿거리를 찾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날 친구에게 무슨 일인지 꼬치꼬치 캐묻고 이걸 주제로 기사 기획안을 쓰기 시작했다.어딜가나 늘 ‘말 되는’ 것들을 찾아다니는 나를 보며 나름 기자가 됐다고 느끼지만 그렇다고 기사를 쓰는 게 쉬워진 건 아니다. 학보에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 적당히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던 5월도 끝나가고, 캠퍼스의 녹음은 나날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제게는 꼭 영원할 것 같았던 이번 학기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팀 프로젝트며 과제에 시험 준비로 많이 바쁘시지요. 모두 각자의 마무리를 위해 애쓰는 요즘입니다. 이대학보도 1664호를 끝으로 이번 학기 발행을 마칩니다. 저 역시 퇴임을 목전에 두고 비로소 정신없이 달려온 길을 돌아봅니다. 마지막 편집국 칼럼에서는 독자 여러분께, 또 수고한 이대학보 구성원들에게 조금은 개인적인 감회를 나눠볼까 합
“제가 학보사 기자가 된다면 학보에 24/7 매진하겠습니다!”지난 2022년, 이대학보 108기 면접에서 외쳤던 말이다. 차분하게 이어갔어야 할 면접에서 긴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었다. 면접이 끝나고 낭패였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긴장하지 않으려고 수없이 연습했던 순간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 같았다. 퇴임을 앞둔 기자가 된 미래의 내가 보면 코웃음을 칠 일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무 살 새내기만 할 수 있는 대사이지 않았을까. 패기 하나만으로 기자 일에 정진하겠다고 한 배짱이 왠지 모르게 눈에 띄었을 것이다.돌
10일 오후1시, 대동제 첫날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던 중 생활관 근처 쓰레기통이 눈에 들어왔다. 통 하나가 축제 중 야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감당하고 있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양이 넘친 나머지 바닥에 종류를 가리지 않고 뒤얽혀 있었다. 화단에는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쓰레기들이 줄을 지었다. 바깥에서 학생들끼리 가볍게 먹을거리를 즐기다 보니 일회용품 사용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화기애애한 부스 뒤편의 광경은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다.이상기후가 정말 피부 표면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17일 세계기상기구
헤어짐은 늘 이런 식이다. 스쳐 지난 이별의 길이를 재면 아마 이 지구 한 바퀴는 거뜬히 돌 텐데 매번 왜 이렇게 낯선지 모를 일이다. 지난밤, 대동제 덕에 쌓인 업무를 끝내고 새벽 1시가 돼서야 택시를 탔다. 다리도 건넜고 이제 집까지는 1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어느새 인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까. 차창 사이로 부는 바람에 멋대로 울어버리는 꼴이 2000년대 영화의 바보 같은 주인공처럼 촌스러웠다. 책상 위에 어질러진 카메라, 볼펜, 지난주 발행한 학보. 고개 돌리면 보이는 익숙한 얼굴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고된 중간고사 기간이 지나고 싱그러운 풀내음이 가득한 5월도 벌써 중반부에 들어섰습니다. 싱그러운 자연이 도드라져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생명력이 충만한 날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이런 분위기에는 대동제도 한몫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이화그린색 티셔츠를 입고 캠퍼스를 거니는 학우들을 보니 진정한 축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이번 대동제에는 영산줄다리기와 이화인 한솥밥 행사도 본래 방식대로 진행됐습니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19 터널을 이제야 많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는 듯합니다. 정수정,
이번 겨울, 나는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의 잔디밭에 앉아있었다. 감사하게도 해외취재 프로그램에 선발돼 덴마크에 다녀왔다. 덴마크에 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은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디자인학도가 아닌 모습으로. 8년 전에는 내가 당연히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디자인의 나라를 찾는다면 아마도 그 공부를 하기 위해서일 거라고 상상했다. 기자를 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나는 기자였다. 취재하러 간 곳에서는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 10명 넘는 덴마크 청년들과 감자수프를 먹었다. 이 또한 상상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