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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800번대 서가에는 ‘헤세’가 있고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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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기어코 올라갔다. 중앙도서관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도 3층 800번대 서가. 그곳엔 헤세가 있다. 「데미안」(1919) 작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헤르만 헤세는 성장하는 청춘들의 고뇌와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해 고찰을 통해 휴머니즘을 지향한 작가다. 혹여나 학업에 대한 압박감으로 힘들어한 적이 있다면 헤세가 답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의 자전적 초기작 「수레바퀴 아래서」(1906)를 읽다보면 대부분의 이화인이라면 자신과 똑같은 학창시절을 보낸 그에게 큰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헤세가 말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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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정(교공·16)
2021.10.3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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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어린 ‘금쪽’들을 위한 비호庇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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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 새끼, 금쪽 상담소. 요즘 세간의 관심이 쏠린 프로그램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오은영 박사가 사연자의 행동 개선에 도움을 준다. 금쪽은 ‘아주 작은 금’ 혹은 ‘아주 귀한 것’을 이르는 말로, 여기선 후자가 사연자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아이뿐 아니라 성인까지도 ‘금쪽’으로 분류되는 건 어쩐지 낯간지러울 수 있겠다. 옛날 옛적 전래동화에서나 부모가 아이를 어화둥둥 안으며 금 같은 내 새끼라고 했지 싶을지도 모른다.유년 시절에 어린아이들은 쉬이 보호의 대상이 된다. 성장하면서 정신적 성숙이 함양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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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주(행정⋅19)
2021.10.3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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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커피가 가장 맛있는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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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교육을 받는 내게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커피는 막 끓기 전 90도가 가장 맛있고, 우유를 넣은 음료는 70도가 적당해. 다들 뜨겁게 해달라고 하는데 사실 이 온도일 때 가장 맛있는 거야.”카페에 오는 많은 손님은 음료를 더 뜨겁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나는 사장님 말씀이 무색하게, 스팀 피처에 우유를 담고 차마 손을 댈 수도 없이 뜨거워질 때까지 데운다. 데운다는 말보다는 끓인다는 표현이 맞겠다. 손님들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우유가 담긴 음료를 만족스럽게 받아 간다. 그러고 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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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커미·20)
2021.10.0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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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인간 본성’이라는 말로 면죄되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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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지금이 ‘인간 본성’을 얘기할 때인가?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약 200억을 투자하여 제작된 ‘오징어 게임’을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문장이다. 해당 드라마 속 설계자인 ‘일남’과 관리자 ‘프론트맨’은 명백히 인위적인 공간을 만들어 놓고 상금을 건 게임을 참가자들에게 시킨다. 프론트맨은 “이 게임 안에선 모두가 평등해. 참가자들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공평하게 경쟁하지. 바깥세상에서 불평등과 차별에 시달려 온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야”라고 하는데, 이에 근거하면 해당 게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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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커미·21)
2021.10.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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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그대여 시를 가슴에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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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근손실 와서 얼른 헬스장 가야겠어.” 근손실. 요즘 소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참 많이 쓰이는 새로운 합성어이다. 근손실은 근육과 손실 두 명사의 합성어인데, 운동을 쉬면 근육양이 줄어드니 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는 불안감, 초조함을 내포하는 언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문학을 주전공, 부전공한 나에게는 상당히 그럴싸해 보이는 단어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왜 다른 손실은 없고, 근육만 강조되는 것일까? 특히, 시에 대한 신조어는 왜 없는 것일까? 시-손실이라는 합성어는 왜 젊은 이들 사이에서 사용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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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인(영문·22년졸)
2021.09.2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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