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실의에 빠지고 주변이 더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러워진 주변을) 청소하고 다시 에너지로 채우면 됩니다.” 격주 목요일, 홈페이지에는 정기 연재 기사 ‘치유하는 터전, 터치유(터치유)’가 올라온다. 마음 상태를 진단하는 심리 검사부터 ◆디지털 도파민을 치료하는 라디오에 이르기까지, 문자로 된 기사를 넘어 질병을 알려주고 치유하는 생활 밀착 콘텐츠로 나아가고있다.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터치유를 기획하고 연재 중인 한국일보 손성원 기자를 만났다. 손 기자는 터치유의 ‘마음청소’ 콘텐츠인 ‘세계 자살
오늘도 35명의 사람들이 우리의 곁을 떠났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5.2명이며 하루 평균 35.4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2009년 인구 10만 명당 35.3명로 최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1위다. 특히 10대부터 30대까지는 자살이 사망원인 1위로 나타나고 있다.정부는 4월 15대 핵심과제와 92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구십삼춘(九十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누구서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봄 90일 동안 짜내니 나의 시름 그 누가 나뭇잎이 푸르게 우거지는 초여름이 꽃이 피는 봄보다 좋다고 하던가)”봄날 홀로 남겨진 화자의 외로움을 노래한 이수대엽의 여창가곡 ‘버들은’이 전시회장에 흘러나온다. 여창가곡은 여성이 부른 가곡이다. 관람객들은 사계절의 자연환경을 담은 작품 사이를 걸으며 뒷산을 거니는 듯한 환상에 빠진다.강서경 교수(동양화과)가 9월7일(
어김없이 가을이다. 조금씩 선선해지는 날씨와 쓸쓸함을 느끼는 계절에서 어느덧 2023년이 절반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 사실이 믿기지 않는 요즈음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지난날을 되돌아보곤 한다. 올해는 유독 안타까운 소식들로 가득하다. 신림역 칼부림부터 시작된 연쇄적인 흉기 난동과 예고 글들로 많은 사람들이 공포감을 느꼈으며, 등산로에서 성폭행 살인이 벌어지는 등 몇 달 사이에 순식간에 몰아친 사건들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일들이 가득하다. 수많은 사건·사고 속에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최근에는 흔하게 볼 수 없는
편집자주|본교 국어국문학과 김미현 교수가 9월18일 새벽 향년 58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발인을 하루 앞둔 9월19일 오후9시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그의 유족과 제자들, 문학계 지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늘 학교와 제자들을 걱정했던 고인을 그리워하는 조문객들의 슬픔이 빈소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자들은 추도사와 추억담을 낭독하며 생전의 고인을 기렸습니다. 열정적인 스승이자 문학평론가로서의 모습이 담긴 추도사와 추억담 원고를 받아 여기 싣습니다.
편집자주| 음악대학 학생들은 졸업 전 필수적으로 졸업 연주에 참여해야 한다. 무용과를 제외한 음악대학 소속 5개 전공 학부생들이 모두 참여해야 하는 행사이기에, 졸업 연주 장소는 그들에게 중요한 결정 사항이다. 사진부가 이번 여름 학관 재건축과 더불어 부분 리모델링에 들어갔던 중강당의 새로운 모습을 담았다. 1935년 대강당 건축 전부터 이화 캠퍼스를 지켰던 대학원관 중강당이 역사 깊은 이화의 연주홀로 자리 잡길 바란다. 본교 대학원관 중강당이 함영림 명예교수(건반악기과)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함영림 중강당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4일 오후12시 신공학관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다. 수업 중이던 이규민(컴공⋅20)씨는 교수 지도하에 밖으로 대피했다. 연기가 나지 않아 위급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학생들은 경보 소리가 끊기자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씨는 “건물을 빠져나가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실제로 불이 나면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화재 경보로 대피했던 학생들은 늦은 교내 방송과 안내 직원의 부재를 지적했다. 이씨는 “화재 경보음이 울리면 우선적으로 담당 자가 나와 대피 경로를 안내해야 한다”며 담 당자의 안내가 없었던 대피 현장을
ECC B338호로 들어가는 복도 유리문에는 ‘외부인 출입 금지’ 표시가 붙어 있다. 굳게 닫힌 ECC 수면실은 2020년 2월 말부터 코로나 발생 이후 현재까지 4년째 운영이 중단됐다. 대면 수업은 3학기째 이뤄지고 있지만 운영되는 수면실은 학생문화관(학문관) 1층 수면실이 유일하다. 학생들은 ECC에 휴식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수면실 재운영을 요구하고 있다.본교 ECC 열람실은 시험 기간인 4, 6, 10, 12월 약 일주일 동안 24시간 운영되지만, ECC 건물은 자정부터 오전5시 사이에 통제돼 건물 출입이 불가하다. 바깥으로
본교와 파트너십을 맺은 디올이 2일부터 17일까지 성수 스토어에서 ‘레이디 디올 셀레브레이션(LADY DIOR CELEBRATION)’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 주제는 디올의 상징적인 제품 ‘레이디 디올(LADY DIOR)’이며 본교 학생 6명이 전시 설명 도슨트로 참여했다. 신혜진(예술학 석사과정), 여지원(색채디자인 석사과정), 유린 에인(패션디자인 ·22년졸), 이다인(서양화 학사과정), 이정림(색채디자인전공 박사과정), 안규희(색채디자인 석사과정·22)이 이번 행사에 도슨트로 참여했다. 6일부터 8일에는 전시 참여 작가들과
편집자주 | 9월은 독서의 달이다. 원하는 책을 읽을 자유가 제한되던 독재 정권 시절, 많은 대학생들은 ‘불건전한 사상이 담긴 금지 서적을 읽는다’는 죄목으로 탄압당했다. 독서의 달을 기념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금서’ 논란을 살펴보고, 이러한 금서를 보관하는 본교 생활도서관을 찾아갔다. 1980년대 독재 정권은 사상적 이유로 특정 서적을 지정해 출판과 유통을 금지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인 2023년, 특정 도서를 공공도서관에서 빼라는 일부 학부모 단체의 민원과 특정 책 보유 현황을 제출하라는 국회의원의 요구에 여러 인권단체가
“금주의 책” 귀로 보고 손으로 읽으면 : 시각장애 언어학자가 전하는 '보다'에 관한 이야기 호리코시 요시하루 지음. 파주 : 김영사, 2023 '보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시각장애 언어학자인 저자 호시코시 요시하루는 "우리는 세계를 그저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만져서 보고, 귀로 들어서 보고, 맛으로 보고, 냄새로 본다."라고 말합니다.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아 빛도 어둠도 존재하지 않는 그에게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요?저자에게 '시력'은 만지지도 않았는데 멀리 있는 물체를 손에 쥔 듯이 알 수 있
“영화는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의 거대한 집합체입니다.”7일 세계적 거장인 영화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Christian Petzold)의 시네마톡이 열렸다. 독어독문학과 수업 연장선으로 진행된 이 특강은 학관 635호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페촐트 감독은 2012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바바라’로 은곰상(감독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피닉스’(2014), ‘트랜짓’(2018), ‘운디네’(2020)로 국내에서도 탄탄한 예술영화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신작 ‘어파이어’(2023) 국내 개봉을 앞두고 처음 내한한 페촐트 감독은
“음악 공부하러 가는 거야?” 오스트리아 교환학생이 되었다고 이야기했을 때 단언컨대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아예 아니라고는 대답할 수 없겠다. 그 옛날부터 흥얼대던 콧노래, 그저 해맑기만 했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진 나의 낭만. 하지만, 처음부터 오스트리아를 바라보며 교환학생을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교환학생 파견 확정 후 매일같이 생각했던 말이다. 토플만 잘 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할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줄은 몰랐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합격이 됐다고 해서 파견이
책/지구에서 한아뿐(2019) 수상하다. 남자친구가 여행을 다녀온 뒤로 달라졌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졌다.스무 살 때부터 11년간 만난 경민은 자유분방한 성격이었다. 한아보다도 자신의 꿈이 더 중요한 그런 남자였다. 그 성격 어디 안간다고, 경민은 유성우를 보기 위해 한아를 두고 캐나다로 떠나버렸다. 서운한 마음을 누르고 그를 기다리던 중, 캐나다에 운석이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그래도 ‘사랑하는’ 경민이었기에 걱정하며 전화도 걸어보고 문자도 보내 봤지만 돌아오는 소식은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민
편집자주|현 사회에는 인문학이 실무와 동떨어져 취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모집 공고에 ‘상경 계열 학사 우대’를 내거는 회사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인문학에 애착을 갖고 한 길로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장영엽(영문·08년졸) 대표이사를 만났다. 국내 유일 영화 주간지 장영엽 대표이사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미국학을 부전공 삼았다. 어릴 적부터 문학소녀였던 그는 인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국문과, 사학과, 영문과, 철학과에서 열리는 다양한 인문학 수업을 들었다. 세상에 대한
편집자주|현 사회에는 인문학이 실무와 동떨어져 취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모집 공고에 ‘상경 계열 학사 우대’를 내거는 회사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인문학에 애착을 갖고 한 길로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이진민(국문·86년졸) ‘아이소이’ 대표이사를 만났다. 한국 지형에 강하다, 애니콜선영아, 사랑해약 20년 전 대한민국 광고 시장을 뒤흔들었던 문구들이다. 모두 “여성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이진민 대표의 작품이다. 카피라이터와 여성 전용 포털 사이트 ‘마이클럽’ 부사장을 거쳐 지금의 ‘아이소이’
편집자주|취업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문사철은 문학·사학·철학을 일컫는 줄임말이다. 문사철을 비롯한 인문학은 자유로운 사고를 지향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그러나 취업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면 사기업에서 인문학적 가치는 경시되고 상경 계열 학사 우대 현상이 팽배한 것을 볼 수 있다. 1668호에서는 사회 속 인문학의 지위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대학생과 취업 고민은 늘 함께하는 존재다. 9월13일 기준, 취업·채용 정보 포털 사이트 ‘인크루트(job.incruit.com)’에서 구인 중인 문과 계열 기업은 1397개다. 그
삶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삶의 의미는 알 수 있다.타인의 마음속 멍을 치유해주고 싶은 박은미 교수(철학 박사·07년졸)가 말했다. 그는 철학을 공부하며 ‘진짜 나’를 만났다. 그는 20년 간 강단에서 철학 강의를 하며 ‘좋은 생각을 하는 법’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는 현재 교편에서 물러나 철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살아가고 있다. 일반인과 철학 사이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박 교수는 6월 ‘아주 일상적인 철학’을 발간했다. 철학 교수로서 20년 간 ‘좋은 생각을 하는 법’을 탐구한 내용을 담았다. 본지는 8월24일 박 교수가
제주도는 청년들의 사회적 활동 정도에 따라 세분화된 지원을 제공한다. 은둔 청년의 단계적인 사회 진출을 통해 자립을 돕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는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청년센터와 제주 더큰내일센터(더큰내일센터)에서 이뤄진다. 우리들의 시간을 찾는 사회생활 연습실2017년 「제주특별자치도 청년기본조례」 제19조에 따라 설치된 제주청년센터는 청년들에게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정지수 제주청년센터장은 “제주도의 고립·은둔 청년은 약 5천명~8천명”이라며 “심각한 수준의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면접관 앞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점점 더 잃어갔어요." 양현지(가명·25·여)씨는 퇴사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계속되는 서류 탈락은 양씨가 “나를 보여주기도전에 외면당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7개월간 취업을 위한 공부와 구직 활동만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집 안에서만 주로 활동했다. “사람 만날 일이 별로 없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위축됐어요.”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지속되는 취업 준비 기간과 반복되는 탈락의 경험은 청년들을 위축시키고, 심하게는 고립·은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