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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마음 건강을 위한 수많은 자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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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는 길면서도 짧다. 필자는 대학에 온 이후로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다음 해가 끝나갈 때, 작년에 적었던 편지를 읽어보면 그때의 내가 상상했던 미래와 지금은 얼마나 다른지를 체감하게 된다. 놀랍게도 그러한 변화들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인한 화학작용의 결과물이다. 그 만남이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이건, 그 사람의 창작물이건.모두가 한 번쯤은 해보았을 법한 경험이다. 해가 지나면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 새롭게 속하게 된 집단. 그곳에서의 ‘나’는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나 훗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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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심리·19)
2021.11.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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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한때는 달콤했던, 이제는 씁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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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달고나에 대한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 기억 속 달고나에 대한 기억은 ‘달콤함’이다. 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항상 달고나 할아버지가 계셨다. 나는 코 묻은 돈을 들고 여느 아이들처럼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곡선이 있는 동그라미, 삐죽빼죽한 별 모양은 실패하기 일쑤였기에, 나는 십자가 모양이 나오기만을 바랐었다. 무교였음에도, 십자가가 뽑힐 때면 구원을 받은 듯했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뽑기에 성공하면 공짜로 주던 달고나 빵은 어떤 간식보다도 달콤했다. 친구들이 “한 입만”을 외칠 때면,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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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커미·17)
2021.11.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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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800번대 서가에는 ‘헤세’가 있고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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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기어코 올라갔다. 중앙도서관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도 3층 800번대 서가. 그곳엔 헤세가 있다. 「데미안」(1919) 작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헤르만 헤세는 성장하는 청춘들의 고뇌와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해 고찰을 통해 휴머니즘을 지향한 작가다. 혹여나 학업에 대한 압박감으로 힘들어한 적이 있다면 헤세가 답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의 자전적 초기작 「수레바퀴 아래서」(1906)를 읽다보면 대부분의 이화인이라면 자신과 똑같은 학창시절을 보낸 그에게 큰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헤세가 말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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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정(교공·16)
2021.10.3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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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어린 ‘금쪽’들을 위한 비호庇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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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 새끼, 금쪽 상담소. 요즘 세간의 관심이 쏠린 프로그램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오은영 박사가 사연자의 행동 개선에 도움을 준다. 금쪽은 ‘아주 작은 금’ 혹은 ‘아주 귀한 것’을 이르는 말로, 여기선 후자가 사연자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아이뿐 아니라 성인까지도 ‘금쪽’으로 분류되는 건 어쩐지 낯간지러울 수 있겠다. 옛날 옛적 전래동화에서나 부모가 아이를 어화둥둥 안으며 금 같은 내 새끼라고 했지 싶을지도 모른다.유년 시절에 어린아이들은 쉬이 보호의 대상이 된다. 성장하면서 정신적 성숙이 함양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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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주(행정⋅19)
2021.10.3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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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커피가 가장 맛있는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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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교육을 받는 내게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커피는 막 끓기 전 90도가 가장 맛있고, 우유를 넣은 음료는 70도가 적당해. 다들 뜨겁게 해달라고 하는데 사실 이 온도일 때 가장 맛있는 거야.”카페에 오는 많은 손님은 음료를 더 뜨겁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나는 사장님 말씀이 무색하게, 스팀 피처에 우유를 담고 차마 손을 댈 수도 없이 뜨거워질 때까지 데운다. 데운다는 말보다는 끓인다는 표현이 맞겠다. 손님들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우유가 담긴 음료를 만족스럽게 받아 간다. 그러고 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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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커미·20)
2021.10.0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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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인간 본성’이라는 말로 면죄되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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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지금이 ‘인간 본성’을 얘기할 때인가?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약 200억을 투자하여 제작된 ‘오징어 게임’을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문장이다. 해당 드라마 속 설계자인 ‘일남’과 관리자 ‘프론트맨’은 명백히 인위적인 공간을 만들어 놓고 상금을 건 게임을 참가자들에게 시킨다. 프론트맨은 “이 게임 안에선 모두가 평등해. 참가자들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공평하게 경쟁하지. 바깥세상에서 불평등과 차별에 시달려 온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야”라고 하는데, 이에 근거하면 해당 게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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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커미·21)
2021.10.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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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그대여 시를 가슴에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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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근손실 와서 얼른 헬스장 가야겠어.” 근손실. 요즘 소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참 많이 쓰이는 새로운 합성어이다. 근손실은 근육과 손실 두 명사의 합성어인데, 운동을 쉬면 근육양이 줄어드니 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는 불안감, 초조함을 내포하는 언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문학을 주전공, 부전공한 나에게는 상당히 그럴싸해 보이는 단어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왜 다른 손실은 없고, 근육만 강조되는 것일까? 특히, 시에 대한 신조어는 왜 없는 것일까? 시-손실이라는 합성어는 왜 젊은 이들 사이에서 사용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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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인(영문·22년졸)
2021.09.2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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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시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중국을 이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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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뉴스뿐만 아니라 삶 속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전부터 축적된 고구려 역사 왜곡, 김치와 한복 등의 문화 왜곡 등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필자는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에 속하고 다른 학생들보다 혐오적 표현을 자제해왔으나 최근 나도 모르게 혐오적 발상과 표현이 튀어나와 반성한 적이 꽤 있다. 심각한 것은 중국 국가, 정부를 비난하는 것에서 나아가 심지어 중문학 전공자와 학문에 대한 비하와 혐오의 표현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중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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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진(경영·19)
2021.09.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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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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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처음 가본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며 서로에게 묻는다. “뭐 먹고 싶어? 뭐 먹을까?”한 가지를 주력해서 파는 가게는 매우 드물고, 여기에 더해 다소 독특한 이름을 가진 메뉴들로 메뉴판이 채워져 있다면, 음식 소개와 재료 설명을 읽어보기 바쁘다.SNS로 사전에 후기를 찾아온 친구가 있다면, “여기 이게 맛있대!”라며 비교적 빠른 주문이 이루어질 것이다. (애초에 후기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가지 않을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러나 후기를 봐도 잘 모르겠거나 여러 개를 주문해야 하는 경우, 테이블 위 고민하는 시간은 길어져 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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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민(휴먼바이오·18)
2021.09.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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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인류세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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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는 ‘인류가 지배하는 지질 시대’를 뜻한다. 인류세에서 지구 시스템의 변화는 자연이 아닌 인간에 의해서 일어난다. 지질 시대의 구분 기준이 지각 변동이나 생물의 멸종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인간은 안정적으로 지속되던 홀로세를 끝내고 지구 환경에 불안정을 가져온 ‘교란자’에 가깝다. 인류세 개념은 현재 수용 자체도 활발한 논쟁거리다. 하지만 이 용어의 수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지구가 환경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그렇다면 중요한 점은 인류세의 국면을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다. 학자마다 그리고 학계마다 다양한 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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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희(사학·19)
2021.09.08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