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관에서 법학관으로 가는 길 뒷편에는 ‘아령당’이란 전통한옥이 있다. 하지만 아령당을 아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현재 아령당은 생활대 소속건물로 생활대 학생들의 실습을 위해서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안의 고즈넉한 전통한옥을 굳게 닫힌 철문 사이로 밖에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몇 년 전 21세기가 다가오는 즈음에 가슴이 무척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20세기에 태어나 마냥 20세기 안에 머물러 그 안에서 삶을 마칠 것 같은 무의식적 안주가 홀연히 깨어나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이렇듯 시간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흐르다 어느 순간을 계기로 우리에게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면서 자극하며 그 존재를 알린다. 이화여대 수학과의 역사도 우
결국 우리는 이대 앞 미용특구지정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렀다. 이화 앞 거리를 정비하겠다니! 그 속내는 단층건물들은 모두 허물고 고층의 호화쇼핑몰 등을 세우는 것이었다. 앞으로 구청에서 벌어들이게 될 세수입을 생각한다면 서대문 구청에게는 얼마나 군침돌고 현명한 계책이겠는가. 서대문구청은 ‘행정기관’임을 망각하고 저 상업화의 거두 ‘호원당 세력’과 함께 흉
결국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였다. 지난해 H양 비디오가 떠돈다는 한 스포츠신문 보도가 있은 뒤 남성들은 제2의 O양을 찾기에 바빴다. 이 와중에 탤런트 함소원 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결코 아니라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반년의 시간이 흘렀을까 지금 그녀는 누드 사진을 가지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뻔한 스토리’라며 조소하던 남성들은 은밀하게 떠도는 그녀의
‘농악(농민의 음악)’이란 명칭의 어원은 일본의 탈놀이인 능악(能樂)의 발음인 ‘노가꾸’를 본떠서 만든 것이다. 이는 일제시대 때 일본이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고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풍물을 도구화 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름이다. 이런 사실은 한국인으로서 기분나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농악이란 명칭에 대신 ‘풍물’을 많이 쓰는 것도 이와같은 이유에서다
821124-2****** 만 18세가 되는 해, 여성은 뒷자리가 ‘1’이 아닌 ‘2’로 시작되는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는다. 우리 학교 ㄱ(생명과학·2)씨는 “당시에 어른이 됐다는 기쁨보다는 왠지 기분이 상했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말한다. 이처럼 여성들은 사회의 성인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여성은 남자 다음이라는 고정돼버린 순서에 기분이 상하고 기
몸이 예뻐야 제대로 놀 수 있다고 믿고 모든 일을 할 때 자신의 몸으로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는 서강대 이효인(불문·4)씨를 만나 몸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몸이 예쁘다’는 것의 정의를 내려주세요.=균형 잡힌 몸이죠. 살이 많고 적음을 말하는 건 아니예요. 말 그대로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를 보는 거죠. 제 몸은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 × ×성경 창세기 2장인 이 부분은 바로 하와의 탄생 구절이다. ‘아담의 갈비뼈에 불과한’ 하와는 중세시대까지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근거로 악용되었다. 18세기부터는 과학과 신성이 분리돼 종교적 설명이 아닌 과학을 내세워 여성의 열등함을 강조하려는 움직임이
‘미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5월 자신의 성형수술실패를 비관한 20대 여성 두명이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인으로 태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 이 두 여성은 위의 광고문구처럼 미를 ‘만들려다’ 죽음으로서 생을 마감하고야 말았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 중 자신의 외모에 대해 전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 4월 여성민
똥종이와 검정 플러스펜만 있으면 ‘이다(2da)’는 행복합니다. 이다가 누구냐구요?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인 ‘이다의 허접질(www.2daplay.net)’에 그의 사랑과 성, 절망과 고독, 욕구를 만화일기로 나타내는 스물두 살배기 여자애입니다. 본명을 대신해 사용하는 이다(2da)는 만화일기의 주인공이자 그녀 자신이지요. 만화에서 그는 한결같이 벌거벗고 있
사회는 사람과의 관계 맺기가 아닌가 싶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사람과 만나고 사람과 부대끼며 갈등·충돌이 빚어지고 해결되고….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사회에서 누군가와 관계 맺기가 시작될 때면 그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학벌’에서부터 출발하지는 않는가? 첫만남에서 “어느 대학 다니세요?”라는 질문을 쉽게
▷호주제 폐지 통과시킵시다!한국여성단체연합은 28일(금) 오후8시 국회 앞에서 ‘포장마차 허심탄회 토론회 2탄- 호주제 폐지반대 시민들과 함께!’를 엽니다. 이번 토론회에는 호주제 폐지 찬성·반대 시민, 딸사랑 아버지 모임 등이 참석합니다.(문의:2273-9535)▷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을 향하여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는 30일(일) 정오12시 ‘앞으로! 국가
땀흘리는 사람들의 투박하지만 솔직한, 그래서 더욱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를 엮는 사람이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몸을 놀려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월간지 ‘작은책’ 송병섭 대표. “지식인 계층이 독점하는 ‘글’을 누구나 읽기 쉬운 입말로 풀어내 일하는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글은 글자놀음이 아니라 땀흘려 일하는 삶 속에서 묻어 나와야 생명력을 얻는
우리나라 여성 의원의 의석 점유율이 5.9%로 세계 104위를 차지했다. 국제의회연맹(IPU)이 지난 8월말 조사한 이 수치는 세계 182개국 의회 평균 점유율인 15.3%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북한의 20.1% 비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같은 현실은 우리나라 정치가 얼마나 남성중심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대변해준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 김상희 대표는
눈두덩을 열쇠로 쑤셔 열심히 쌍꺼풀을 만드는 선경은 취업을 앞둔 상고 3학년이다. 학교에서는 취업을 위해 몸매관리, 외모관리를 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아이들은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열성적으로 외모관리에 매달린다. 무게가 많이 나가 담임에게 걱정되는 아이로 꼽힌 선경도 이에 휩쓸려 자신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그녀의 모습은 코믹하게 그려지나 웃고 나
얼마 전, 인종차별 문제가 제기됐던 ‘살색(skin color)’이 없어지고 색은 같지만 명칭이 다른 ‘연주황(pale orange)’이 탄생했다. 이처럼 색이름에는 종종 재미있는 사연이 깃들여 있다.‘오렌지색’은 오렌지 껍질을 닮은 주황색이다. 그럼 ‘사과색’은 어떨까? 사람들은 흔히 ‘사과처럼 볼이 빨갛다’는 표현을 쓰지만 실제로 사과색은 사과껍질의 붉
휴대폰 벨소리마저 ‘컬러’링인 요즘같은 감성시대에 색채이미지는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그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한 시대의 색채문화는 동시대의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패러다임에 따라 변화한다. 불황일 때는 어두운 색채를 선호하지만 경기가 좋을 때는 환하고 강렬한 색채를 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6·25를 전후로 가난과 절망으로 피폐해진 회색일변도의 환경에서
몇 년 전부터 ‘자살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우리의 귓전을 때리고 있다.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죽음의 시점을 서둘러 결정지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울과 애도가 존중받지 못하는 현재 삶의 풍경화를 날것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 더욱 춥고 으시시하다. 느림 혹은 성스러움의 범주와 함께 우리들 삶의 영역에서 점차 배제되어 버리는 우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오르는 것처럼 생체 내에 효소가 있기 때문에 연구를 한다.” 우리 학교 남원우 교수(화학 전공)의 말이다. 그는 현재 ‘생체모방을 통한 산소화 효소의 화학 반응 규명 및 인공 효소 시스템의 창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화학 반응을 이해하는 것은 자연과학 뿐 아니라 공학·제약학·의학 등 모든 분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