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뺐다. 5개월의 핀란드 생활이 끝났다. 혼자 살아보는 것도, 외국에서 지내는 것도, 해외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것도,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을 한 번에 잔뜩 사귄 것도, 온통 놀랄 만큼 처음 경험해보는 일들로 가득한 시간이었다.매주 주말마다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밥을 챙겨준 핀란드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함께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합창대회를 보러 가기도 하고, 소풍을 가기도 했다. 경제 관련 주제로 한 달을 준비해 고등학생들 앞에서 토론했던 날, 핀란드어 조금 배웠다고 친구들이랑 시내 나가서 더듬더듬 사용해봤던 날도
“키토스!(Kittos)” 유바스큘라(jyvaskyla)에 산다면 버스에서 내릴 때 해야 하는 말이다. 핀란드어로 고맙다는 뜻으로 운전사가 들을 수 있게 크게 외쳐야 한다. 핀란드 대중교통 문화는 지역마다 다르다. 아무런 인사 없이 그냥 내리는 지역도 있고, 내릴 때 손을 들어서 인사하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유바스큘라에 처음 온 사람들이다. 아니면 고집 센 사람들이거나. 초반에는 어색해서 말하지 못 했지만, 고맙다는 말을 알고 나서도 소리 내서 말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요즘에는 스스로와
헬륨 풍선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사탕과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상, 캔을 하나씩 들고 잔디밭에 가득 모여 앉은 대학생들. 지난 4월30일 봄이 온 것을 축하하는 ‘바푸’(Vappu) 축제가 열렸다. 핀란드에서 하는 가장 큰 축제 중 하나로 보통 이틀간 삼삼오오 공원에 모여앉아 소풍을 즐긴다. 바푸는 핀란드어로 달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축제는 5월에만 진행된다. 한산했던 공원과 시내는 여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살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가득 찼다.축제 첫날은 대학생이 주축이었다. 학생들은 그들의 대표 의상과도 같은 오버롤(o
약 4제곱미터 크기 개인 방 하나, 3명이 공동으로 쓰는 부엌과 욕실. 방 안에는 커다란 창과 개인용 침대, 책상, 서랍, 붙박이장과 선반이 있다.처음 입주하고 나서는 혼자 쓰게 될 방 크기에 가장 놀랐다. 책상에 침대까지 넣으면 가득 차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한국에 있는 방보다 지금 기숙사 방이 훨씬 크다. 침대가 두 개는 들어갈 수 있다. 보통 기숙사라 하면 이층침대를 나눠 쓰는 도란도란한 모습이 정석 아닌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역시 개인적인 공간을 중시하는 나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사실 지금 지내는 공간은 기숙사라기보다
햄버거 6유로, 피자 14유로, 케밥 12유로. 한화로 환산하면 각각 약 7500원, 17000원, 15000원. 핀란드에서 외식으로 매 끼니를 해결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이걸 알고도 초반에는 자주 갔었다. 매끼 밥을 직접 해 먹는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요리할 메뉴를 결정하는 것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첫 달, 한국에서는 40만 원 내외로 사용했던 용돈의 정확히 두 배를 썼다.카드 고지서를 받아들고 이제부터 음식을 만들어보자 결심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물론 마트에서 장보기. 이 때 먹고 싶은 것을 다 사면 안
치열하게 보냈던 2년 반 학보사 기자 생활을 마무리 지은 지 한 달 만에 교환학생이라는 새로운 꼬리표를 달고 출국했다. 지원을 마음먹은 시기는 ‘이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눈 감으면 절로 들던 학보사 생활 2년 차. 당시 일에 치여 불면증까지 앓고 있던 내 눈에 교환학생 모집공고는 탈출구였다.그 결과 핀란드가 살아보고 싶던 나라에서 살아갈 나라가 됐다. 배정받은 유바스큘라 대학(University of Jyvaskyla)은 헬싱키에서 버스로 4시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야 나오는 도시 이위베스퀼레(Jyvaskyla) 정 중앙에 있
비영리 단체인 독도 아카데미는 청년들을 모아 2006년부터 독도 주권 이론 교육 및 독도 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0기, 60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한 이곳에서 창립부터 아카데미 교장직을 맡은 경희대 무역학과 고창근 교수에게 독도의 현안과 대학생의 독도 방문의 의미를 들었다.- 현재 독도가 처한 현안들은 무엇이 있나독도 해저에 깔린 메탄 하이드레이트와 얼음 가스 등 자원에 대한 문제는 지엽적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현안은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탈환을 위해 차세대들에게 타케시마(Takeshima) 세뇌 교육을 하고
방숙자(가사·42년졸) 할머니와 그의 딸인 최청규(영문·65년졸)씨, 외손녀 곽상희(영문·92년졸)씨는 지난 19일 본교에 3000만원을 기부했다. 다가오는 23일 방씨의 100세 생일을 맞아 기부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올해로 무려 한 세기동안 이화와 연을 이어온 ‘3대 이화가족’이다. 이 장학금은 현우문화재단에서 현우3代장학금으로 학생들에게 수여하게 된다.3대에 걸친 이화와의 추억은 무엇이 있을까. 각 세대의 학창시절을 들어보기 위해 3일 최청규씨 댁을 방문했다. △ 1대 이화인, 100세 방숙자 동문집에 들어가자 부엌에서 방씨
5월31일은 김혜숙 총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이화미디어센터 산하 기관 이대학보, 이화보이스(EwhaVoice), EUBS는 5월30일 본관 접견실에서 김 총장을 만나 공약 시행 상황, 학내 이슈에 대한 의견, 본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 최초의 직선제 총장으로 뽑힌 후 1년이 지났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무엇인가 정신없이 지낸 시간이었다. 좀 적응이 될 만하면 또 다른 어려움들이 발생하곤 했다. 그렇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학교가 안정이 됐다고 생각한다. 학생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본교 K 교수, S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K 교수, S 교수 교원징계위원회 소집 및 파면을 촉구하는 이화인 기자회견’이 24일 오전9시 정문에서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주최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은 5월 초 성추행 의혹을 받은 조형예술대학 K 교수, 음악대학 S 교수가 성희롱심의위원회를 통해 파면 권고를 받은 이후 해당 교수들의 실제 파면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중운위는 기자회견에서 교수들에 대한 파면 권고가 나온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학
11일 방영된 드라마 ‘라이브’(2018) 2화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시위 진압 장면이 삭제됐다. 기획처 홍보팀은 시위 진압을 연출해 논란을 일으켰던 장면에 대한 시정 요청 결과를 22일 ‘이화인에게 알립니다’에서 밝혔다. 시정 결과 라이브 2화 중 해당 장면은 삭제 및 재편집됐다. 재방송과 다시보기 서비스도 재편집
2018년도 처음으로 모집한 정시 모집 통합 선발(통합 선발) 신입생들이 새 학기를 시작했다. 통합선발생들은 문·이과 계열에 상관없이 진로 탐색을 하며 1학년을 보낸 뒤 2학년부터 학과를 선택해 본격적인 전공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 실시되는 선발 방식이니만큼 여러 측면에서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본지(1547호 2017년 11월6일자)에 따르면 소속감 및 행정 등 학생 관리, 쏠림현상으로 인한 비인기학과 통폐합이 대표적인 문제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수강신청까지 끝내고 통합 선발생들이 학기를 시작한 지금 그들을 둘러싼 학생 관
새내기가 선배와 팀을 이뤄 한 학기를 보내는 이화다우리(다우리) 23기 발대식이 2월28일 오전11시30분 ECC 이삼봉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발대식에는 다우리 운영위원과 멘토 및 멘티 412명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학생처 최성희 처장, 학생처 방세훈 부처장, 학생상담센터 소장 및 다우리 담당자와 센터 직원 등 총 430명이 함께 자리했다. 행사는 최 처장
58기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 후보생 입단 및 57기 학군단 후보생 승급식이 2월26일 오전10시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치러졌다. 행사는 1년간 후보생 생활을 마친 57기 후보생과 새로 들어오게 된 58기 후보생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학군단 후보생과 학부모, 김혜숙 총장, 학군단 간부 등 160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혜숙 총장의 축사, 훈련
“커플 콘텐츠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남자친구와) 헤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며 부모님이 많이 반대하셨어요. 설득하기 위해 부모님과 남자친구가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직접 대화를 나누며 믿음을 주려고 했어요.” 유튜버 ‘엔조이커플’ 임라라(체육·15년졸)씨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SBS 공채 개그우먼인 임씨는 작년 3월부터 역시 개그맨인 남자친구 손민수씨와 함께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커플 개그 동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강연 등 다른 일정으로도 바쁘게 보내며 온·오프라인 전부를 사로잡은 엔조이커플의 임씨를 9일 본교 정문 부근
본교는 총장 선출부터 조형예술대학(조예대) 문제, 총학생회(총학) 선거 등으로 다사다난한 2017년을 보냈다. 본지는 올해 1532호(2월27일자)부터 1551호(12월4일자)까지 발행을 마쳤다. 이에 마지막 호인 1551호에 1년간 본지가 기록해온 학교의 굵직한 사건들을 정리했다. - 4개월째 비어있는 총장 자리… 4자 협의체 논의 시작(15
올해 본지에는 총장선출뿐 아니라 취업난, 대선, 소비경향 등 사회 문제와 접목된 기사가 눈에 띄었다. 2017년 마지막 발행을 맞아 1년, 20차례의 발행 동안 파급력이 컸던 기사와 시의성이 두드러졌던 기사 등을 선정해 ‘2017년 이대학보 선정 10대 기사’로 소개한다. 1536호(3월27일자)내일만 바라보는 취준생, “내 일자리는 언제쯤…”극심한 취업난 속 취업준비생(취준생)이 겪는 어려움을 다뤘다. 취준생이 어떤 불안감을 느끼는지, 어떤 부담감을 지고 있는지 등 학생들의 심경을 취재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취준에 막막해하지만
이 주 전, 오준 전 유엔(UN) 대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오준 전 유엔 대사는 201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인권에 관련된 연설을 해 큰 이슈가 된 인물이다. 만나면 북한 인권 연설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만나서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고민이었다. 이런 고민을 안고, 그를 ‘
다양한 직장에 다니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취업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본교를 찾았다. 경력개발센터(경력)는 18일 ECC 다목적홀과 이삼봉홀에서 ‘2017 멘토링데이’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본교 졸업생 42명이 멘토로 참여했고 학생들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직무 및 업종에 진출한 현직 동문들이 재학생들의 직종과 업
“누워서 눈을 감고, 자신의 등과 다리, 팔이 땅에 어떻게 닿아있는지 느껴보세요.” 학생들이 넓은 극장 가운데 큰 대(大)자로 누워있다. 그 상태로 학생들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누워있는 학생들 사이로 소마전문사들이 긴장을 풀어주거나 자세를 봐주며 조심스레 움직이고 있다. 14일 진행된 ‘몸 그리고 예술, 나의 힐링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