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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안함발표 무조건 맹신과 의심 누가옳은가?[펌]

닉네임
국민
등록일
2010-08-06 22:19:05
조회수
9162
최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석연치 않은 해명과 이에 대한 의심,
그리고 의심에 대한 비난이라는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자가 진정으로 믿는 사람이라는 주장과
이해할 수 없는데 어떻게 믿느냐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과연 어떤 주장이 옳을까?
의심은 건전한 인관관계를 해치고 불신으로 가득 찬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악덕인가?
아니면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게 해서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 미덕인가?
믿음과 의심은 서로 대립되는 관계에 있는가?
아니면 상호보완적이고 건설적인 작용을 하는가?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루터파 신학자인 피터 버거와 네덜란드의 사회학자·철학자인 안톤 지더벨트의 책,
제목<의심에 대한 옹호 : 갈피 없는 현대를 살아가기 위한 사회·철학적 의심의 기술>(함규진 옮김, 산책자 펴냄)은
종교 철학에서 출발해 윤리학을 거쳐 사회·정치 철학으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지적 여행을 하면서도
의심과 믿음의 관계에 대해 독자들의 일상적 경험과 문제들의 끈을 놓지 않는 길잡이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오랫동안 현대 사회의 특징들을 종교학·철학·사회학의 입장에서 연구해온 저자들은 의심과 믿음,
상대주의와 근본주의라는 얼핏 보거나 논리적으로 따져도 반대되는 두 개념들이 실제로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하면서
이들은 서로가 대립되어있으면서도 서로를 갈구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며
단계적으로 전개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각 장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의심에 대한 옹호>중략

[결론에 도달키위한 긴해설이라 중략하였음]

저자들의 결론은 의심과 확신 사이의 중용이지만,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의심에 더 강조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건전한 의심의 힘은 비판적 사고 능력과 성향으로 통하는 것이다. 강요된 믿음이나 무의식적으로 세뇌된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가는 아주 가까이 우리의 현대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충분한 토론과 협상의 과정 없이 무조건적인 다수결만을 외치는 의회는 비판적 사고와 의심의 능력을 스스로 포기하고 권력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심의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들은 결론에서 맹목적 상대주의와 극단적 근본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중용을 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그 중용의 길을 찾고 유지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한다. 중용이라는 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이 책에서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지침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다. 그나마 저자들이 제 5장에서 제시한 중도적 입장의 일곱 가지 선결 조건들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추상적 수준의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번역은 깔끔하고 읽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용어 표현에 있어 '오염' 대신 '전염', '허무화' 대신 '무력화', '변증' 대신 '변증론'이 더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광신도들은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신은 완전하니까 신을 무조건 믿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완전한 신을 믿을지라도 우리의 믿음 자체는 결코 완벽할 수 없다. 완전한 신에 대한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믿음이 존재하고 바로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맹목적인 믿음이 우리의 불완전함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우리의 결함에 대해 스스로 눈멀게 할 뿐이다. 우리는 언제든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물론 동시에 그 오류를 수정하고 진리로 조금씩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들이 말하고 있는 건전한 '의심'을 통해서.

/이진남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작성일:2010-08-06 22:19:05 218.37.207.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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